본문 바로가기
전통 수행법/마음공부

음부경(陰符經)

by 광명인 2023. 12. 24.

[음부경은 "하늘이 낳고 죽이는 것은 도의 이치(天生天殺 道之理也)이다"라고 말한다. 즉 하늘은 만물을 낳는 이치와 죽이는 이치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왜 낳고 죽이는 걸까? 만약 천지 대자연이 죽이는 작용이 없이 낳고 기르기만 한다면, 나무 한 그루가 온 우주를 휘감고 말 것이다. 자연은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낳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이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 하는 것이다. 음부경엔 또 “天之無恩천지무은 而大恩生이대은생”, “天之至私천지지사 用之至公용지지공" 라는 용어가 나온다. 이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天地不仁 천지불인”이라는 말과 흡사한 의미이다. 이 구절은 천지가 만물을 죽이는 것은 일견 은혜가 없어 보이고 사사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천지는 가을에 만물을 소멸시키는 소임을 완수해야만 우주의 영원한 생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天地不仁천지불인은 천지 가을의 추살정신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천지가 봄에는 낳고 가을에는 죽이는 이치를 〈도전>에서는 '춘생추살(春生秋殺)의 법칙'이라고 이른다. 춘생추살이야말로 천지의 대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만 천지는 영원히 순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지의 대덕(德)이라도 춘생추살(養生秋殺)의 우위(恩威로써 이루어지느니라. [도전 8:62]


음부경(陰符經)


上 篇 -원문-독음
觀天之道관천지도 執天之行盡矣집천지행진의 故天有五賊고천유오적 見之者昌견지자창
五賊在心오적재신 施行於天시행우천 宇宙在乎手우주재호수 萬化生乎身만화생호신
天性人也천성인야 人心機也인심기야 立天之道입천지도 以定人也이정인야

天發殺氣천발살기 移星易宿이성역수 地發殺氣지발살기 龍蛇起陸용사기륙 人發殺氣인발살기 天地反覆천지반복
天人合發천인합발 萬變定基만화정기 性有巧拙성유교졸 可以伏藏기이복장 九竅之邪구규지사 在乎三要재호삼요
可以動靜가이동정 火生于木화생간목 禍發必剋화발필극
奸生于國간생우국 時至必潰시동필궤 知之修鍊지지수련 謂之聖人위지성인


상 편 - 번역문
하늘의 도를 보고 하늘의 운행을 잡는 것을 극진하다한다. 하늘에는 오적이 있으니 그것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창성하고 몸에 깃든 오적을 천도에 널리 펴서 행하면 온 우주가 손 바닥 안에 있고 만 가지 변화가 몸에서 나온다. 하늘의 성품은 사람이요, 사람의 마음은 기틀이라. 하늘의 도를 세워서 사람됨을 정하는 것이다.
하늘이 살기를 발하면 별들이 도수를 벗어나 왔다갔다 하고 땅이 살기를 발하면 뱀이나 용 따위가 나오게 된다. 사람이 살기를 발하면 하늘과 땅이 서로 뒤집힌다. 하늘과 사람의 뜻이 합하여 나타나면 만 가지 화합이 모두 알맞게 된다. 성품에는 재주 있음과 둔함이 있으니 각각 낮추고 높여서 중화시킨다. 사람의 욕심에는 세 가지 요건이 있어 그것에 따라 움직이고 고요해진다. 불이란 나무에서 나고 재앙이 생겨도 반드시 극복된다. 나라에 간신이 생겨도 때가 되면 반드시 없어지나니 이것을 알고 닦은 이를 성인이라 이르는 것이다.

中 篇 - 원문-독음
天生天殺천생천살 道之理也도지리야 天地萬物之盜천지만물지도 萬物人之盜만물인지도
人萬物之盜인만물지도 三盜旣宜삼도기의 三才旣安삼재기안 故曰食其時고왈식기시 百骸理백해리
動其機동기기 萬化安만화안 人知其神之神인지기신지신 不知其神之所以神부지불신지소이신
日月有數일월유수 大小有定소대유정 聖功生焉성공생언 神明出焉신명출언 其盜機也기도기야
天下莫能見莫能知천하막능견막능지 君子得之固躬군자득지고궁 小人得之輕命소인득지경명


중 편-번역문
하늘이 내서 하늘이 죽이는 것은 도의 이치이다. 천지는 만물을 훔치고 만물은 사람을 훔친며 사람은 만물을 훔친다. 세 가지 훔침이 그 마땅함을 얻으면 삼재가 이미 편안할 것이다. 그러므로 때를 맞춰 먹으면 사람의 몸이 다스려지고 그 기틀에 맞추어 움직이면 만 가지 화함이 모두 편안하다. 사람은 그 신기함만 신으로 알고 평범함이 신령스러움을 알지 못한다. 해와 달은 수가 있어서 크고 작음에 정한 것이 있다. 그리하여 이것을 그대로 행하는 데서 성인의 공덕과 신명이 나온다. 그 기틀을 잘 사용하는 사람을 세상에서 능히 알아보지 못하나니 군자는 이를 얻어 진실로 궁리하고 소인은 이를 얻어 목숨을 가벼이 한다.

타이밍의 중요성

下 篇-원문 독음
故者善聽고자선청 聾者善視농자선시 絶利一源절리일원 用師十培용사십배
三反晝夜삼반주야 用師萬培용사만배 心生于物심생우물 死于物사우물 機在於目기재어목
天之無恩천지무은 而大恩生이대은생 迅雷烈風신뇌열풍 莫不蠢然막불준연
至樂性餘지락성여
至靜性廉지정성렴 天之至私천지지사 用之至公용지지공 禽之制在氣이지제재기
生者死之根생자사지근 死者生之根사자생지근 恩生于害은생우해 害生于恩혜생우은
愚人以天地文理聖우인이천지문성 我以時物文理哲아이시물문이철
人以愚虞聖인이우우성 我以不愚虞聖아이불우우성 人以奇期聖인이기기성
我以不奇期聖아이불기기성 沈水入火침수입화 自取滅亡자취멸망
自然之道靜자연지도정 故天地萬物生고천지만물생 天地之道浸천지지도침
故陰陽勝고음양승 陰陽相推음양상추 而變化順矣이변화순의 聖人知自然之道성인지자연지도
不可違因而制之불가위인이제지 至靜之道지정지도 律歷所不能契율력소불능계
爰有奇器원유기기 是生萬象시생만상 八卦甲子팔괘갑자
神機鬼藏신기귀장 陰陽相勝之術음양상승지술 昭昭乎進乎象矣소소호진호상의

하 편-번역문
장님이 보지 못하는 대신 훨씬 잘 듣고 귀머거리가 듣지 못하는 대신 훨씬 잘보니 사람의 감각기관 중 하나를 없애면 다른 하나의 쓰임이 열 배는 늘어나고 밤낮을 세 번 돌이키면 그 쓰임이 만 배로다. 마음은 물건에서 생겨나서 물건에서 없어지니 그 기틀은 눈에 있다. 하늘과 땅이 큰 은혜가 없는 듯 하나 큰 은혜로움이 거기서 나오니 천둥이 치고 폭풍이 휘몰아치면 겁없이 태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극한 즐거움은 성품이 너그러우며 지극한 고요함은 성품이 청렴함이다. 하늘과 땅은 지극히 사사로우나 쓰임에 있어서는 지극히 공변된다. 그것을 다스리는 것은 바로 기(氣)에 있다. 삶이란 죽음의 근본이고 죽음이란 삶의 뿌리이다. 은혜로움은 해로움에서 나오고 해로움은 은혜로움에서 나온다.
어리석은자, 천지의 내려온 법으로 크게 통한다지만 나는 때에 맞게 적절히 행하는 이치에 밝게 통한다. 사람은 어리석고 염려하는 것으로 크게 통하려 하나 나는 어리석음과 걱정을 버리고 밝게 통한다. 사람은 기특함으로 통하려 하나 나는 평범함으로 통하나니 세상 사람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스스로 뛰어들어 멸망하는도다.
자연의 도란 고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을 생하지만 천지의 도는 잠겨 있으므로 음양이 서로 투쟁하고 서로 화합하여 변화가 순조로워진다. 성인은 자연의 길을 알고 어기지 않아 거기에 따라서 다스리니 지극히 고요한 도라는 것은 율력에 세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기이한 그릇이 있어서 만 가지 형상을 내놓으니 팔괘갑자의 수리와 온갖 귀신의 기틀과 감춰진 비밀들, 또한 천문 지리가 밝고 밝은 현상으로 나타나리라.


[음부경]은 이름이 [삼황옥결음부경]이라 불리는 것으로 자오지환웅 때 자부선생紫府先生께서 황제黃帝 헌원에게 전하여 준 책이다. 자부선생은 태호복희씨와 동문同門인 발귀리 선인仙人의 후손이다. 고로 [음부경]은 신교神敎의 근본정신이 그대로 녹아있는 책이라 유추해볼 수도 있다. 꼭 한번은 읽어보기를 권한다.(그러나 현재 전해지는 음부경은 그 본래의 내용이 후대로 전해지면서 많이 각색되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음부경]은 그 내용이 천기天機를 담은 것이어서 강태공, 귀곡자, 제갈량 등을 거쳐 위나라의 구겸지에 이르러 전할 사람을 찾지 못하여 숭산崇山에 감추어 놓았다고 한다. 이것을 당唐대에 이르러 이전李筌이 주석을 닮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석을 가하여 여러 가지 이본異本이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