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통 수행법/동방신선수행법

용호비결 (龍虎秘訣)

by 광명인 2023. 10. 11.

저자: 북창 정렴 (北窓 鄭磏: 1506 ~ 1549), 조선조 중종때의 인물로 자는 사결(士潔). 용호대사 북창 정렴은 조선 시대 도가(道家, 도교) 내단(內丹) 사상, 즉 단학(丹學)의 중시조(中始祖) 또는 비조(鼻祖)로 평가받고 있다. 토정 이지함과 매월당 김시습과 함께 조선의 3대 기인(奇人)으로 불린다. 현재도 선가(仙家, 도교, 단학)에서는 필독서로 정북창이 저술한 최고의 신선술(神仙術) 수련서 용호비결과 미래 예언서 궁을가가 전한다. 궁을가(弓乙歌)는 천지의 운행 원리를 바탕으로 4·4조로 된 장편가사이며 4음보 1행으로 총 341행의 예언서이다. 음악과 무용의 담당 청이었던 장악원(掌樂院) 주부, 천문·지리·책력의 담당 청이었던 관상감(觀象監)과 의약과 치료 담당 청이었던 혜민서(惠民署)의 교수를 겸직할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중종이 위독했을 때는 내의원에서 천하의 명의라고 천거할 정도였고, 인종이 위독했을 때도 직접 진찰할 정도였다. 성군(聖君)의 자질을 갖추었으나 재위 9개월 만에 붕어한 인종은 세자시절부터 공부방 병풍에 '우의정 정북창'이라 써놓고 조선을 이끌어갈 정승으로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우암 송시열과 예송 논쟁으로 유명한 대학자 미수 허목 선생은 『미수 기언(眉叟記言)』에서 정북창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정렴은 남과 더불어 말할 때에는 단 한마디라도 공자(孔子)의 학문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니, 이미 그 깨달음은 중(선禪)과 같고, 그 행적은 노자(老子)와 같았으나, 사람을 가르치는 데는 한결같이 성인(聖人)으로 종(宗)를 삼아서였을 것이다."

자신의 수명을 친구에게 떼어주고 44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한 대학자, 대도인(大道人) 용호대사 북창 정렴, 정북창은 죽음에 이르러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위로하는 만사(挽詞, 죽은 사람을 위해 쓴 글), 자만(自挽) 시(詩)를 남긴다.

일생독파만권서(一生讀破萬卷書) 일생 만 권의 책을 독파하고
일일음진천종주(一日飮盡天鍾酒) 하루에 천 잔 술을 마시었네.
고담복희이상사(高談伏羲以上事) 복희씨(伏羲氏, 5600년 전) 이전 일을 고고하게 담론하고
속설왕래불괘구(俗說往來不掛口) 속설은 입에도 담지 않았네.
안자삼십칭아성(顔子三十稱亞聖) 안자(顔子)는 삼십을 살아도 아성(亞聖)이라 불리었는데,
선생지수하기구(先生之壽何其久) 선생의 나이는 어찌 그리 길더뇨?

조선후기 용호도, 에밀레박물관 소장, 용호는 청룡백호로 음양을 상징함

용호비결 (龍虎秘訣)

내용: 단학을 닦는 도道는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에 관한 책이 소나 말에 가득 실어도 모자라고 집 한 채를 다 채울 정도로 많은데다가, 또한 그를 표현한 말이 명확하지 않고 황홀하여 참뜻을 알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예나 지금이나 배우는 이가 공부할 방법을 알지 못하여, 장생을 얻으려다가 도리어 요절하는 사람이 많도다.
 
『참동계』라는 한 권의 책은 실로 단학의 시조라고 할 만한 책이지만, 생각건대 천지의 이치를 참조하고 괘卦와 효爻로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어서 처음 배우는 사람이 능히 짐작하고 헤아릴 길이 없다. 이제 처음 입문한 자들에게 절실하고 알기 쉬운 것들을 몇 개의 장으로 나누어 기술하고자 한다. 만약 능히 깨달을 수 있다면 한마디 말로도 족할 것이다. 대개 공부의 첫 시작은 ‘폐기閉氣(축기蓄氣: 하단전에 기氣를 축적하는 것)’일 뿐이다.

이것이 이른바 한마디의 비결이요,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도道이다. 옛사람들은 누구나 이것을 숨겨 내놓으려 하지 않았고, 알기 쉬운 말로 하려고도 않았으므로 사람들은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였다. 기운을 들이쉬고 내쉬는 중에 내단內丹을 수련해야 함을 알지 못하고, 밖으로 쇠와 돌(金石)에서 단(外丹)을 구하였기 때문에 장생을 얻으려 하다가 도리어 요절하였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폐기閉氣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마음을 고요히 하고 다리를 포개고 단정히 앉아서 불경에서 말하는 금강좌金剛座이다. 눈썹을 발처럼 드리워 내려다보되 눈은 콧등을 대하고, 코는 배꼽을 대하며 조식調息공부의 정신은 온전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때 등뼈는 마땅히 수레바퀴 모양으로 둥글게 하여야 한다. 들이쉬는 숨은 면면히 끊어지지 않게 하고 내쉬는 숨은 미미하게 하여 항상 신神과 기氣로 하여금 배꼽 아래 한 치 세 품의 자리에 있는 단전 서로 머물게 하여야 한다.
 
억지로 기(氣)를 가두고 모아서 나가지 않도록 참을 필요는 없다. 다만 뜻을 가하여 기(氣)를 아래로 보내되 대략 소변을 볼 때와 같이 하면 된다. 이른바 “(내단內丹을 굽는 화후火候에)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손풍巽風(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에 힘입는다.”고 하는 것이다. 진실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숙여 아래를 보되 눈은 콧등을 보고 코는 배꼽 언저리를 대하게 하면, 기(氣)는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다.

폐기閉氣의 초기에는 가슴이 번거롭게 꽉 차는 듯 하거나 혹은 뱃속에서 찌르는 듯 아프기도 하고 우레 소리를 내며 무엇인가 내려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은 모두 공부가 잘 되어간다는 징조이다. 상부上部의 풍사風邪(병을 일으키는 삿된 기운)는 바른 기운(正氣)의 핍박을 받게 되면 공동처空洞處(단전)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 보내는 길(단전까지의 행로)를 얻은 연후에야 기(氣)는 스스로 평안해지고 병도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공부의 첫 길이니, 또한 “공부의 실제적인 맛을 보았다”고도 한다. 가슴앓이나 배앓이로 늘 고생하는 사람이 더욱 마음을 다하여 수련한다면 그 효과가 매우 신무할 것이다.
 
항상 생각을 여기다 두고 수련하여 공부가 점차 익숙하게 되면, 이른바 ‘현빈玄牡(단전)의 한 구멍“이라는 것을 얻게 되니 백 가지 구멍(竅)이 모두 통하게 된다. 구멍(竅) 가운데에서 태胎가 숨을 쉬게 되니, 이 한 구멍(一竅)을 얻는 것이 곧 선도仙道를 닦는다는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태식胎息을 하고, 이로 말미암아 주천화후周天火候도 하고, 이로 말미암아 결태結胎도 되는 것이니, 한 구멍(一竅)을 얻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없다. 어떤 사람은 방문傍門의 잔재주라고 하여 행하려 들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변화하여 날고 솟구치는 술법은 감히 내가 말할 바가 못 되지만, 양신養神(精神을 배양함)하는 데 있어서는 천 가지 방문이나 백 가지 약이 있다 하더라도 이에 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공부를 한 달만 행하면 백 가지 질병이 모두 사라질 것이니 어찌 마음을 다하여 행하지 않겠는가?
 
대체로 풍사風邪의 우환은 혈맥血脈 속으로 숨어들어 몰래 몸 속을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흉기가 되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다가, 오래되어 경락을 따라 깊이 고황膏肓(膏는 심장의 아랫부분, 肓은 심장의 윗부분)에 들게 된 연후에야 의사를 찾는다. 그러나 이미 약을 써도 늦은 것이다. 의가醫家는 병이 난 후에 병을 다스리지만 도가道家는 병이 나기 전에 미리 병을 다스린다.
 
바른 기운(正氣)과 병을 일으키는 삿된 기운(風邪)은 얼음과 숯 같아서 서로 용납하지 못하므로, 정기正氣가 머무르면 풍사風邪는 저절로 달아나서 백 가지 맥이 자연스럽게 유통되고 삼궁三宮(상, 중, 하의 三丹田)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게 될 것이니(大周天의 경계), 질병이 무슨 까닭에 생기겠는가? 좀 더 정성을 다하여 부지런히 수련을 한다면 반드시 수명을 연장하여 죽을 기한을 물리치게 되겠지만(元神更生) 그 찌꺼기만 얻더라도 평안하게 천명을 마칠 수 있으리라. 사랑하면 그 대상이 살기를 바라는 것이니, 내가 항상 이 책을 여러 군자들에게 전해주는 것 또한 서로 사랑하는 길인 것이다. 이 책을 보고 나의 외람됨을 용서해 준다면 매우 다행일 것이다.
 
삼가 생각하건대 옛사람이 말하기를 “순順하면 사람이 되고 역逆하면 신선神仙이 된다”고 하니, 하나가 둘을 낳고, 이 넷을 낳고, 여덟을 낳고, 그렇게 육십사에까지 이르게 되어 온갖 일로 나누어지게 되는 것은 ‘인도人道’이며, 다리를 포개어 단정히 앉아서 눈썹을 드리우며 입은 다물고 온갖 일의 어지럽고 번거로움을 수습하여 아무것도 없는 태극의 경지로 돌아가는 것은 ‘선도仙道이다.
 
참동계에서 말하길, 생각을 버리고 허무로 돌아가라”고 하였듯이, 항상 무념無念의 상태가 되게 하고 스스로 증험하여 (한 계단씩) 차츰 밀고 나아감에, 마음이 전일專一(하나로 모아짐)해져서 종횡으로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 선도 수련의 가장 핵심이 된다. 다만 그 뜻을 일찍 세우는 것이 귀하다. 몸의 원기가 쇠약해진 후에는 비록 백배의 공을 더 들인다 해도 상선上仙의 반열에 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폐기 閉氣]

혹은 복기伏氣 또는 누기累氣라고도 한다. 황정경黃庭經에 “신선도사라 하여 별다른 신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정精과 기氣를 쌓아서 참되게 하였을 뿐이다”라고 한 것은 바로 이것을 이른 말이다.
 
폐기閉氣라는 것은 ‘’을 깃발로 삼아, 기의 오르내림과 전후좌우를 ‘의식’이 가는대로 하지 않음이 없다. 기(氣)를 오르게 하려면 위를 보고, 기(氣)를 내려가게 하려면 아래를 본다. 오른쪽 눈을 감고 왼쪽 눈을 뜬 채 위를 보면 좌측의 기가 돌아서 올라오고, 왼쪽 눈을 감고 오른쪽 눈을 뜬 채 위를 보면 우측기가 돌아서 올라온다. 기()를 내리는 데는 몸 앞쪽의 임맥任脈을 쓰고 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려면 몸의 뒤쪽에 있는 독맥督脈을 사용하는 것이다. 신(神)이 가면 기(氣)도 가고 신(神)이 머물며 기(氣)도 머무는 것이니, 신(神)이 가는 곳이면 기(氣)가 가지 않는 곳이 없으므로 마치 군중에서 군대를 지휘할 때 깃발을 사용하여 군대를 움직이는 것과 같이 눈(마음)으로써 명령하지 않는 것이 없다. 또한 위를 보고자 할 때는 눈을 뜨지 않고 다만 눈동자를 굴려 위를 보아도 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대개가 몸의 위쪽은 기(氣)가 성하고 아래쪽은 기(氣)가 허해서, 아플 때는 기운이 위로 치솟아 아래 위가 서로 교류하지 못하므로, 늘 기(氣)를 아래로 내려 중궁中宮(戊己土)에 머물게 하여 비장과 위장을 화창하게 하고 혈맥이 잘 순환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것은 다만 세상의 일반 사람들만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丹을 수련하여 지키는 요체도 역시 이와 같이 몸의 중궁中宮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이다. 
* 여기서 중궁이란 중단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행五行의 중심이 되는 자리를 말한다. 그래서 주석에 무기토戊己土(土는 금목수화의 중심이 되는 자리다. 사람의 배腹을 기준으로 볼 때는 배꼽부근이 된다.), 즉 도태道胎가 배양되는 황정黃庭(土의 본색이 黃이다) 자리라고 주석을 단 것이다.
 
능히 혈맥血脈을 두루 돌게 하여 임맥과 독맥이 모두 통하게 되면, 수명을 연장하고 죽음의 기한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단丹을 수련하는 길”은 반드시 ‘폐기閉氣’를 공부의 시작으로 하여, 다리를 포개고 손을 단정히 하며, 안색을 편안하게 하고 온화한 빛이 돌게 하며, 눈은 발을 드리운 듯 아래를 보아, 반드시 신(神)과 기(氣)가 배꼽 아래 단전 가운데 머물게 하면, 몸의 위쪽에 있는 풍사風邪가 마치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내리듯 흘러내려서 먼저 가슴에서 배로 내려가게 된다. 처음에는 배에 가득 차고, 다음에는 배가 아프게 된다.
 
이 (기운이 단전까지 도달하는) 길(임맥과 독맥)을 얻은 연후에는 몸이 화평해지고 땀이 촉촉이 나면서 온몸이 모든 맥이 두루 돌게 되니(大周天의 경계), 곧 마음이 텅 빈 듯하며 눈앞에 백설이 펄펄 내리는 듯 느껴지고, 내가 육신에 깃들어 있는지 육신이 내 속에 있는지 조자 알 수 없으며, 매우 고요하고 아득하여 황홀한 경지가 되어 자신은 이미 음陰과 양陽이 나누어지기 이전, 즉 태극이 갈리기 이전의 경지(혼원일기를 말함)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참된 경계이며 진정한 정신수련의 길이다.  이 밖의 것은 모두 삿된 말이요 망령된 행동이다.

 
[태식 胎息]
 
태식경에 이르기를 태胎(道胎, 道의 태아)는 복기伏氣(폐기)하는 가운데 맺어지고, 기(氣)는 태胎에서 숨을 쉰다. 기(氣)가 몸 안에 들면 살게 되고 신(神)이 형체에서 떠나면 죽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신(神)이 움직이면 기운도 같이 움직이고 신(神)이 머무는 곳에는 기운도 머문다. 오래 살고자 하면 신(神)과 기운(氣)같이 머물게 하라. 부지런히 행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길이다.
 
폐기閉氣하는 요령이 점점 익숙해져서 신기神氣가 조금 안정된 후에는 차차 기를 배 밑에 털이 난데까지 밀어 내려, 이 호흡이 어디에서부터 나왔는가를 세심하게 찾아서, 그 숨의 출입을 따라 들이쉬고 내쉼을 항상 그 가운데 있게 하여 이를 소위 현빈일규玄牝一竅라 하는데 수단修丹의 도道는 이곳에 있을 뿐이다. 입과 코 사이로 나오지 않도록 하면 그러나 항상 한 치의 남은 기운이 입과 코 사이에 있도록 한다 이는 소위 모태 안에 있을 때의 호흡이니 이른바 “뿌리로 돌아가고 본래의 생명을 되찾는다”(歸根復命)는 길이다.
 
또한 말하기를 “근본으로 되돌리고 근원으로 돌아간다” (返本還源)고 하는 것인데, 사람은 어머니의 태중胎中에 있을 때는 입이나 코로 호흡하지 아니하고 탯줄이 어머니의 임맥에 통하고, 임맥은 폐로 통하며, 폐는 코로 통하여 어머니가 숨을 내쉬면 또한 태아도 내쉬고, 어머니가 숨을 들이쉬면 또한 태아도 숨을 들이쉬다가, 세상에 태어나 탯줄이 끊어진 후부터는 입과 코를 통해 호흡하게 되어 몸의 영양을 잃고 진기眞氣가 녹아 없어지니, 이로부터 질병이 생기고 요절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이 근원으로 되돌리는 법을 얻어서 정진을 그치지 않는다면, 벽곡辟穀(곡식을 끊음)을 하고 등선登仙한다는 것이 모두 이 법에 있는 것이다. 옛사람의 시에 “집은 낡아도 고치기 쉽고, 약藥은 말라도 살리기가 어렵지 않네. 다만 근원으로 되돌리는 법을 알기만 하면, 금은보화를 산처럼 쌓으리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태식胎息이 능해진 후에야 이 기(氣)가 부드러워지면서 온화해지며, 온화해지면서 안정이 되어 마침내 호흡이 없는 듯한 숨을 쉬게 되는 것이다. 경經에 말하기를 “기(氣)가 안정되면 호흡이 없어진다”고 하였다. 옛적에 갈선옹葛仙翁이 매년 한 여름에 깊은 연못에 들어가 열흘 만에 나왔다고 하였느데, 그것은 폐기閉氣로써 태식胎息을 했기 때문이다.

 
[주천화후 周天火候]
 
화火에는 안과 밖, 느리고 빠름이 있다. 수련의 초기에는 기(氣)와 혈血이 모두 허虛하므로 폐기閉氣가 오래되지 않아도 화후火候가 쉽게 일어난다. 그러나 배꼽과 아랫배 사이에 기를 오래도록 흩어지지 않게 하면, 반드시 따뜻한 기운이 그 사이에서 나오게 된다. 이렇게 될 때에 혈기血氣가 점점 실해지고 불기운이 더뎌진다. 또한 화후火候에는 문무文武, 진퇴進退의 법이 있으니 잘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주천화후周天火候라는 것은 열기가 온 몸을 도는 것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신(神)과 기(氣)가 서로 배꼽과 아랫배 사이에 머물러 있을 때 의식을 가하여 (불에)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능해지면 이 때에 문무文武화후와 근양斤兩의 법도가 있으며 또한 진퇴進退의 법이 있으니 아주 조심스럽게 살펴 가며 수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과 마음을 고요히 안정시킨 연후에 법대로 잘 진화하면 방광이 불같이 뜨거워지고 좌우의 두 신장이 끊는 물에 삶는 것 같이 뜨거워서, 허리로부터 아래쪽이 평상시와는 달리 시원하게 느껴진다. 만약 화후를 가볍게 하지 못하면 곧 뜨거운 불기운이 온몸에 퍼져 도리어 몸에 화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따뜻한 기운이 미미한 상태에서 차츰 뚜렷해지고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열기가 이르는 곳이 점점 환하게 열리면서 위로 도달한다. 마치 꽃봉오리가 점점 피어나는 것 같아지니, 소위 “빛나는 연못華池에 연꽃이 피어난다”고 하는 것이다. “신수가 화지에 들어간다(神水華池)고 하는 것은 마음을 텅 피우기를 지극하게 하고 고요한 경지를 돈독히 유지할 때를 말하는 것이니, 바로 이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태를 오래 간직하고 있으면 열기가 점차 왕성해져서 이것이 소위 꽃봉오리는 점점 피어나고 감로甘露는 점점 무르익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이때에 수기水氣가 위로 거슬러 올라와 달콤한 침이 입 안에 고여 예천醴泉(감로)이 되는 것이니 소위 옥장금액玉漿金液이라 하는 것이다. 뱃속이 크게 열려 아무 것도 없이 텅 빈 것처럼 삽시간에 열기가 온몸에 두루 퍼지게 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주천화후’라고 하는 것이다. 법도대로만 화후를 운행한다면 참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배꼽 아래 한 치 세 푼의 자리가 곧 하단전下丹田인데 상단전上丹田 (泥丸宮)과 더불어 소리가 울리듯 서로 응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옥로玉爐(단전의 다른 이름)의 불은 따뜻하고, 정수리 위(이환泥丸)에 붉은 노을이 난다고 하는 것이다. 상하단전이 물을 대 주듯 어울려 끝이 없는 고리 모양으로 둥근 형상을 이룰 것이다.

 
다만 이 단전의 불기운을 따뜻하게 길러 잃지 아니하면, 하루 사이에 자오묘유子午卯酉로 화후를 일으켜야 하며, 한번 호흡을 하는 중에라도 항상 따뜻한 기로 화후를 일으켜야 한다. 항상 밤낮으로 하루같이 수련하여 열 달이 된 후에야 도태道胎가 완성되는 것이다. 청명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 이환궁泥丸宮(상단전)에서 결정結晶된다. 이것을 선가에서는 현주玄珠라 하고 불가에서는 사리舍利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에는 필연적인 이치가 있다. 도道를 이루느냐 못하느냐에 이르러서는 각자의 ‘정성’(誠)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며 다만 일찍 달성하는 것이 귀한 것이다.
 
문득 듣자 하니 이른바 불火로 약藥을 굽고, 단丹으로써 도道를 이룬다”는 말은 신(神)으로써 기(氣)를 제어하고, 기(氣)로써 (신을) 형체에 머물게 하여, 모름지기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을 말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술術은 알기 쉬우나 도道는 만나기 조차 어렵고 비록 우연히 만났다 하더라도 전심전력으로 행하지 아니하는 까닭에 천 명, 만 명이 배워도 끝내는 한두 사람의 성공자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은 정성(誠)을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시詩에 이르기를, “정기正氣가 항상 뱃속에 가득하니, 한가한 곳에서 초연하게 지낸들 거리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였다. 달마 선사도 ‘태식법胎息法’을 얻었으므로 능히 면벽面壁하고 관심觀心할 수 있었던 것이다.
 
황정경에는 “사람들은 모두 오곡五穀의 정精으로 배를 불리나 나는 홀로 음양陰陽의 기운으로 배를 불리네!” 하였다. 이 두 시를 보면 벽곡辟穀은 오로지 태식胎息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진실로 능히 벽곡을 하여 홀로 음양의 기운을 포식할 수 있다면, 땅의 문(地戶)은 닫히고 (정기精氣가 흩어지지 않음) 하늘의 문(天門)은 열릴 것이니(원신元神이 다시 살아남) 어찌 평지에서 신선이 되어 올라가지 않겠는가.
 
위의 세 조목(폐기, 태식, 주천화후)은 비록 각각 이름 붙기는 하였으나, 오늘에 한 조목을 행하고 내일에 또 한 조목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공부는 오로지 폐기하는 중에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만 공부에는 깊고 얕음이 있고, 등급에는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니, 비록 변화하여 하늘을 나는 술법을 할지라도 모두 이 세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며, 오직 배우는 이의 ‘정성’(誠)에 달려 있을 뿐이다.


修丹之道 至簡至易 而今其爲書 汗牛馬充棟宇 且其言語 太涉恍惚 難了 故古今學者 不知下手之方 欲得長生 反致夭折者多矣  至於參同契一篇 實丹學之鼻祖 顧亦參天地 比卦爻 有非初學之所能測 今述其切於入門 而易知者若干章 若能了悟則一言足矣 蓋下手之初 閉氣而已 此所謂一言之訣 至簡至易之道 古人皆秘此而不出 不欲便言 故人未知下手之方 不知修丹於氣息之中 而外求於金石 欲得長生 反致夭折哀哉

今欲閉氣者 先須靜心 疊足端坐 〚佛書所謂金剛座也〛 垂簾下視 眼對鼻白 鼻對臍輪 〚工夫精神 全在於此 當是時夾脊如車輪〛入息綿綿 出息微微 常使神氣 相住於臍下一寸三分之中 〚當其閉氣之初 便覺胸次煩懣 惑有刺痛者 惑有雷鳴而下者 皆喜兆也 蓋上部風邪 爲正氣所返 流入於空洞處 得氣傳送之道 然後 氣自平安 病自消散 此乃初頭道路 亦可謂片餉證驗 常患胸服者 尤宜盡心 其效最妙〛 念念以爲常 至於工夫稍熟 得其所謂玄牡一竅 百竅皆通矣 〚胎息於窺中 得此一窺 則修仙之道者也〛 由是而胎息 由是而行周天火候 由是而結胎 莫不權與於此矣 或者 以爲傍門小術 莫肯行之惜哉 變化飛昇之術 非愚所敢言 至於養神 千方百藥 莫之與比 行之彌月 百疾普消 可不爲之盡心乎 夫風邪之患 伏藏血脈之中 冥行暗走 不知爲殺身之斧斤久矣 傳經 深入膏肓 然後尋醫 服藥亦已晩矣 〚醫家治病於已病之後 道家治疾於未病之前〛 正氣與風邪 如氷炭之不相容 正氣留則風邪自走 百脈自然流通 三宮自然升降 疾病何由而作乎 稍加精勤 則必至於延命却期 得其糟粕 亦未有不安怡令終者也 愛之欲其生 愚常以此 爲諸君子贈 亦相愛之道也 觀乎此者 恕其狂僭幸甚  謹按古人云順則爲人 逆則爲仙 蓋一生兩 兩生四 四生八 以至於六十四 分以爲萬事者人道也 〚順推工夫〛 疊足端坐 垂簾塞兌 收拾萬事之紛擾 歸於一無之太極者仙道也 〚逆推工夫〛 契所謂委志歸虛無 無念以爲常 〚无者 太極之本體也〛 證驗以推移 心專不縱橫 此修仙之第一義也 但立志貴早 鼎氣衰敗之後 雖百倍其功 難與於上仙之列也

閉氣 :〚或曰 伏氣 亦曰 累氣 黃庭經曰 神仙道士 非有仙(神) 積精累氣 以爲眞 正謂此也〛 閉氣者 以眼爲旗幟 氣之升降 左右前後 莫不如意之所之 〚欲氣之升者 上其視 欲氣之下者 下其視 閉右眼開左眼以上其視 則左氣旋升 閉左眼開右眼以上其視 則右氣旋亦升下用任脈於前 上用督脈於後而神行則氣行 神住則氣住 神之所至 氣無所不至 莫不以眼爲令 如軍中用旗幟 此欲上視 不須開眼只轉晴上視 亦得也〛 然世人皆上盛下虛 每患此氣之升 而上下不交 故務要此氣之降 而在中宮 〚戊己土〛 使脾胃和暢 血脈周流而已 〚此不但世人爲然 守丹之要 亦欲守其規中〛 能使血脈周流 至於任督皆通則延命却期 豈不可必 故修丹之道 必以閉氣 爲下手之方 疊足端手 舒顔和色 垂簾下視 必使神氣 相住於臍下丹田之中 則上部風邪 如雲委霧降 滾滾瀉下 先走於胸腹 〚初則腹滿 次則腹痛〛 得其傳送然後 身體和平 汗氣蒸潤 一身百脈 周流大遍 則一意沖瀜 眼前白雪 紛紛而下 不知我之有形 形之有我 窈窈冥冥 恍恍惚惚 已在於太極未判之前矣 此所謂眞境界 眞道路 外此 皆邪說妄行耳

胎息 :〚經曰 胎從伏氣中結 氣從有胎中息 氣入身來爲之生 神去離形爲之死 又神行則氣行 神住則氣住 若欲長生 神氣相住 勤而行之 是眞道路〛 閉氣稍熟 神氣稍定 然後稍稍推氣 下至腹下毛際 細心推究此氣息所從出處 隨出隨入 使一呼二吸 常在其中 〚此所謂 玄牝一竅 修丹之道 在此而已〛 而不出於口鼻之間 〚然常有一寸餘氣在口鼻之間〛 此 所謂在母胎之息 所謂歸根復命之道也 〚亦曰 返本還源 人在母之胎中 不以口鼻呼吸 只以臍帶 通於任脈 任脈通於肺 肺通於鼻 母呼亦呼 母吸亦吸 至臍帶一落然後 呼吸通於口鼻 及其持養失宜 眞氣消爍於是乎 疾病生矣 夭折作矣 若得此歸復之法 精進不已 則辟穀登仙 皆在於此 古人有詩曰 屋毁修容易 藥枯生不難 但知歸復法 金寶積如山〛 故能胎息然後 此氣柔而和 和而定 至於無呼吸之息 經云氣定則無呼吸 昔葛仙翁 每於盛署 入深淵中 十日乃出 其以閉氣胎息也

周天火候 :〚火有內外遲速 初則氣血俱虛 故閉氣未久 火候易發 臍腹之間 久而不散 則必有溫溫之氣 出於其間 當此之時 血氣漸實 火氣亦遲 又有文武進退之法 不可不審也〛 周天火候者 不過曰熱氣遍身也 神氣相住於臍腹之間 當此時 若能加意吹噓 〚此時有文武火候 斤兩法度 又有進退之法 最不可不審 若於身心靜定之後 進火如法 則膀胱如火熱 兩腎如湯煎 而自腰以下淸爽異常 若不能輕進火候 則遍身火熱 反有火傷於身〛 則溫溫之氣 從微至著 自下達上 〚熱氣所至 漸漸開豁上達〛 如花至漸開 所謂華池生蓮花也 〚神水華池云者 致虛極守靜篤之時也 此最緊要處也〛 保守稍久 熱漸生盛 〚此所謂花開漸笣 露漸濃 此時逆水上 甘津在口爲醴泉 所謂玉漿金液也〛 腹中大開 如同無物 須臾熱氣卽遍身 此所謂周天火候也 苟能運火如法 則不至於不可忍耐 臍腹之下一寸三分 卽所謂下丹田 與上丹田 〚泥丸宮〛 相應如響 所謂玉爐 〚丹田異名〛 火溫溫 頂上〚泥丸〛 飛紫霞也 上下灌注 如環無端 苟能使此火 溫養不失 〚一日之間 子午卯酉 必須進火 使溫溫之氣 無一息不進火 常使晝夜 如一日 至十月 然後胎可成也〛 淸明之氣 上結於泥丸宮 仙家所謂玄珠 佛家所謂舍利 有必然之理 至於成道與否 在人誠如何耳 但早達爲貴 抑又聞之 所謂以火煉藥 以丹成道 不過以神御氣 以氣留形 不須相離 術則易知 道難遇 縱然遇了 不專行 所以千人萬人學 畢竟終無一二成 故凡學者 以誠爲貴 又詩曰 正氣常盈腔裏 何妨燕處超然 達摩得胎息法 故能面壁觀心
黃庭經曰 人皆飽食五穀精 我獨飽此陰陽氣 以此二詩 觀之則辟穀 專有胎息 苟能辟穀 獨飽此陰陽氣則地戶閉 天門開 豈不可平路登仙乎 右三條 雖各立名 非今日 行一條 明日又行一條 其工夫 專在於閉氣中 但工夫有淺深 等級有高下 雖變化飛昇之術 皆不外此三者 唯其誠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