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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우주론

시간의 경계에서, 신의 마음을 묻다 (파트 2)

by 광명인 2026. 1. 17.

프롤로그

파트 1에서 우리는 0에서 1이 생겨나고, 1이 10으로 펼쳐지는 우주의 시원을 보았다. 호킹의 허수 시간과 천부경의 일시무시일은 같은 진리를 다른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혼돈상태인 무無에서 시작되었고, 숫자는 그 비밀을 드러내는 진리의 언어이다.

그런데 0에서 1로, 1에서 10으로 가는 그 사이에 중요한 숫자가 하나 더 있다. 바로 3이다. 삼극, 삼신, 천지인—이 모든 것은 우주가 어떻게 질서 있게 전개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비밀이다.

고대 켈트족의 삼위일체 심벌(Celtic Symbol for Trinity)

1. 석삼극 - 하나가 셋으로 펼쳐지다

"석삼극 무진본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析三極 無盡本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천부경은 태극(1)이 삼극(3)으로 나뉘어 천지인으로 드러났다고 말한다. 다함이 없는 근본에서 하늘이 첫 번째(一)로, 땅이 두 번째(二)로, 인간이 세 번째(三)로 태어났다.

왜 하필 3(삼극)인가? 왜 2나 4가 아니고 3인가?

수학적으로 3은 가장 단순한 안정 구조다. 삼각형은 가장 안정적인 도형이고, 세 개의 다리로 선 삼각대는 흔들리지 않는다. 2(음양)는 대립만 만들고, 4(사상)도 중재자가 없지만, 3(삼극)은 조화를 이룬다.

물리학도 3을 사랑한다. 쿼크는 세 개가 모여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든다. 공간은 3차원이다. 물질의 3가지 상태—고체, 액체, 기체—가 있다.

삼신: 우주의식의 세 가지 얼굴

천부경이 말하는 삼극은 삼신(三神)의 작용이다:

  • 조화신(造化神): 만물을 낳는 힘.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빅뱅이 일어나 입자가 생겨나고, 원자가 형성되고, 별이 태어나는 모든 과정.
  • 교화신(敎化神): 만물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힘. 별이 진화하여 무거운 원소를 만들고, 생명이 진화하여 복잡한 형태를 갖추며, 의식이 발전하여 자각에 이르는 과정.
  • 치화신(治化神): 만물을 조율하고 질서를 세우는 힘. 혼돈 속에서 패턴을 만들어내고, 무작위 속에서 법칙을 드러내며, 복잡성 속에서 조화를 이루게 하는 능력.

삼신우주 순수의식의 세 가지 표현이다. 우주는 무의식적 에너지 덩어리가 아니라, 스스로를 창조하고 교화하며 다스리는 의식적 존재다. 빅뱅은 우연한 폭발이 아니라, 우주의식이 스스로를 드러내기로 "결정"한 사건이다.

동방의 삼태극

2. 천지인 - 1+2=3의 우주 수학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하늘은 수 1을 받고, 땅은 수 2를 받으며, 인간은 수 3을 받는다. 이것은 단순한 배정이 아니다. 1+2=3이라는 수학이 숨어 있다. 하늘(1)과 땅(2)이 합쳐져 인간(3)이 탄생한다. 인간은 천지의 자식이자, 천지를 잇는 다리이며, 천지를 완성하는 존재다.

칼 세이건이 말했듯 우리는 별의 자손이다.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원소는 별의 핵융합로에서 만들어졌다. 빅뱅 후 38만 년까지 우주는 '광자 시대'—빛의 바다였다. 에서 입자가, 입자에서 원자가, 원자에서 별이, 에서 무거운 원소가, 그 원소에서 행성과 생명이, 마침내 생명에서 인간의 의식이 탄생했다천지인 삼재는 모두 그 근원의 빛에서 왔다.

인간: 소우주이자 대우주의 완성

"인일삼(人一三)"—인간은 수 3을 받는다.

왜 인간이 중요한가? 세이건의 답: "우리는 우주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우주는 138억 년에 걸쳐 진화하여 마침내 자기 자신을 바라볼 눈인 인간을 만들어냈다.

인간은 소우주(小宇宙)다. 대우주가 138억 년에 걸쳐 만들어낸 축소판:

  • 심장은 태양처럼 뛴다
  • 혈액은 은하수처럼 순환한다
  • 신경계는 우주의 웹처럼 연결되어 있다
  • 몸을 이루는 원소들은 별의 죽음에서 왔다

인간의 의식은 우주의식의 표현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 그것은 우주가 우주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우주는 어디서 왔는가?"라고 물을 때, 그것은 우주가 우주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다.

삼극의 미세조정(Fine-Tuning)

3. 무궤화삼 - 미세조정의 비밀

"일적십거무궤화삼(一積十鉅無櫃化三)"

하나가 쌓여 십으로 열리지만, 삼극의 조화로 어그러짐이 없다(無櫃化三).

빅뱅 이후 우주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팽창했다.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빅뱅 후 10⁻³⁶초에서 10⁻³²초 사이에 우주는 10²⁶배 이상 팽창했다. 1센티미터가 순식간에 관측 가능한 우주보다 커지는 것과 같다.

이렇게 급격한 팽창 속에서 우주가 무질서한 혼돈으로 빠지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이 열역학 제2법칙인데, 우주는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하고 질서 잡힌 구조를 만들어냈다.

미세조정(Fine-Tuning)의 수수께끼

물리학자들은 이를 "미세조정" 문제라 부른다:

  • 중력 상수가 10의 40승분의 1이라도 달랐다면 별이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 전자기력이 조금만 약했다면 원자가 안정적이지 못했을 것이다
  • 우주 상수가 10의 120승분의 1이라도 달랐다면 우주는 곧바로 붕괴하거나 영원히 텅 빈 채로 남았을 것이다
  • 양성자와 중성자의 질량 차이가 지금보다 0.2%만 컸어도 수소 이상의 원소가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 정교함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우연? 수많은 평행우주 중 우연히 하나?

천부경의 답: 삼극의 조화

천부경은 답한다: 무궤화삼(無櫃化三) - 삼극의 조화로 어그러짐이 없다. 이것은 시적 표현이 아니라 우주 작동 원리의 핵심이다. 삼신—조화, 교화, 치화—의 조화 작용이 우주를 절묘하게 조율한다.

  • 창조의 힘(조화)
  • 성장의 힘(교화)
  • 질서의 힘(치화)

이 세 힘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우주가 진화해 온 것이다. 마치 숙련된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이끌듯, 우주의식(삼신)이 모든 힘들을 조율하며 조화로운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작위 진화가 아니라 의도된 창조다. 우주는 처음부터 생명을 낳고, 의식을 진화시켜, 마침내 자기 자신을 인식할 존재인 인간을 낳아 길러내도록 설계되었다.

중(中): 조율하는 의식

율려(律呂)—우주의 호흡, 팽창과 수축의 리듬—를 조율하는 힘이 있다. 바로 중(中).

중은 음양의 중심, 율려의 균형점이다. 너무 치우치지 않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율과 려를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힘. 이 중이 바로 우주의식, 삼신의 의식이다.

빅뱅 이후 우주가 무작위 혼돈으로 빠지지 않고 정교한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리 법칙이 우연히 잘 맞아떨어져서가 아니라, 우주의식(中)이 율려를 조율했기 때문이다.

마무리: 3, 조화의 숫자

0에서 1이 생겨나고, 1이 3으로 펼쳐지며, 3의 조화로 10이 열린다.

무극에서 태극이 생겨나고, 태극이 삼극으로 분화하며, 삼신의 조화로 현상 세계가 펼쳐진다.

숫자 3은 조화의 언어다. 대립(2)을 넘어 균형(3)에 이르고, 단순(1)을 넘어 복잡성(다수)으로 가는 첫 걸음. 삼각형이 가장 안정적인 도형이듯, 삼신의 조화가 우주를 안정적으로 펼쳐냈다.

호킹이 찾던 "완전한 이론"의 핵심에 이 3이 있다. 우주를 움직이는 세 가지 힘—창조, 성장, 질서—의 완벽한 균형. 그것이 미세조정의 비밀이고, 무궤화삼의 진정한 의미다.

물리학자 존 휠러는 "의식 없는 우주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맥스 플랑크는 "의식이 근본이고 물질은 의식의 파생물이다"라고 선언했다.

동양은 이미 알고 있었다. 우주는 하나의 의식에서 시작되었고(무극→태극), 의식이 스스로를 삼극(삼신)으로 펼쳤으며, 그 조화로 만물이 탄생했다(천지인).

우리는 그 창조의 정점이다. 1+2=3. 천지가 합쳐져 인간이 되었고, 인간은 우주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다.

파트 3에서는 이 우주가 어떻게 율려의 리듬을 타며 상극과 상생 사이를 춤추는지, 그리고 우주년의 사계절 속에서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탐구할 것이다.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