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서 열릴 격투기 대회
2026년 7월 4일,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백악관에서 UFC 대회가 열린다. 트럼프가 발표한 기념행사다. 어떤 이는 "미국답다"고 웃고, 어떤 이는 "품위를 잃었다"고 한탄한다.
하지만 역사학자 이병한은 다르게 본다. "진짜 격투기는 링 위가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무엇을 두고 싸우는가? 미국의 정체성이다. 어떤 미국이 진짜 미국인가.
이 싸움의 배후에는 4명의 설계자가 있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 JD 밴스. 이들은 단순히 트럼프를 밀어주는 실리콘밸리 부호들이 아니다. 이들은 새로운 문명을 설계하고 있다. [이 글은 이병한 작가의 아래 유튜브 영상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산업혁명은 영국이, 산업문명은 미국이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증기기관, 방직기, 철도. 하지만 혁명과 문명은 다르다. 혁명은 기술이지만, 문명은 기술 + 세계관 + 거버넌스다.
산업문명을 완성한 것은 영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모든 사상을 종합해 새로운 나라를 설계한 것이 건국의 아버지들이었다. 삼권분립, 대통령제, 임기 제한. 이전에 없던 거버넌스를 창조했다.
그래서 미국은 식민지였던 영국을 추월했다. 산업문명의 표준 국가가 됐다. 전 세계가 미국을 따라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 자유주의. 이것이 미국 1.0이다.
2025년, 다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혁명이다. 유럽은 이것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지만, 이병한은 말한다. "틀렸다. 이건 산업혁명의 네 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 디지털 문명이다."
그렇다면 누가 디지털 문명을 완성할 것인가? 유럽은 이미 낙오했다. 중국과 미국이 경쟁한다. 그리고 미국 내부에서 4명의 디지털리스트가 새로운 미국을 설계하고 있다.

피터 틸: 사상 전쟁을 시작한 자
1980년대 중반, 스탠포드 대학. 피터 틸은 법학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그 시절 대학은 68세대 교수들이 지배했다. 베트남 반전, 페미니즘, 탈식민주의. "서양의 정전을 해체하라"는 구호가 트렌디했다.
틸은 반발했다. "왜 우리의 뿌리를 부정하는가?" 그는 친구들을 모아 '스탠포드 리뷰'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사상 투쟁이었다. 한편으로는 펜으로 싸우고, 한편으로는 레슬링을 했다. 플라톤도 레슬러였다. 문무겸비. 요즘 말로 하면 테토남의 원조다.
1998년, 틸은 페이팔을 창업했다. 스탠포드 리뷰 핵심 멤버들이 함께했다. 일론 머스크도 합류했다.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른다. 마피아는 단순한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아니다. 사상적 동지다.
2009년, 틸은 책을 썼다. '다원주의의 미신'. 가장 논쟁적인 문장: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다. 다수가 동의하는 것을 따른다. 하지만 틸이 보기에 천재는 소수다. 혁신은 소수에서 나온다. 다수결은 천재를 억압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혁신을 죽인다.
비난이 쏟아졌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파시스트." 하지만 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에서 그의 생각은 힘을 얻었다. 왜? 스타트업은 죽고 사는 문제다. "너도 의견 말해봐, 약자니까 기회 줄게"—이런 여유가 없다. 빠르게 결정하고, 책임지고, 실행해야 산다.
틸은 20대에 스탠포드를 바꿨고, 30대에 실리콘밸리를 바꿨고, 50대에 나라를 바꾸려 한다. 그가 JD 밴스를 트럼프에게 소개했다. 그가 일론 머스크를 정치로 끌어들였다. 트럼프는 플레이어고, 틸은 설계자다.

일론 머스크: 22세기를 사는 남자
일론 머스크에게는 공식 자녀만 14명이다. 그들은 22세기에도 살 것이다. 머스크가 하는 모든 일은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어린 시절, 머스크는 불행했다. 탈출구는 책과 게임이었다. 백과사전을 달달 외웠다. 게임에서는 끊임없이 미션을 클리어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수십 번 읽었다. 우주는 무한하다. 하지만 스티븐 호킹은 말했다. 지구는 유한하다. 기후변화, 바이러스, 소행성—인류는 멸종할 수 있다.
유한한 지구 위의 인류를 무한한 우주로 옮기는 것. 이것이 머스크의 소명이다. 농담이 아니다. 진심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회사가 아니다. 지구 환경을 지키는 첫 번째 임무다.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회사가 아니다.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드는 두 번째 임무다. 뉴럴링크는 뇌과학 회사가 아니다. AI 시대에 인간을 업그레이드하는 세 번째 임무다. 스타링크는 통신 회사가 아니다. 우주적 네트워크의 네 번째 임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샀다. 레거시 미디어다. 머스크는 X를 샀다. 소셜 미디어다. 차원이 다르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맥루언의 명언이다. 신문은 일방향이다. 한국 사람끼리만 본다. X는 쌍방향이다.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미디어 자체가 이미 다른 메시지다.
머스크는 한 발 더 나간다.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가 아니다. Space Network Service다. 우주적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다. 화성에 식민지가 생기면 X로 소통할 것이다.
"화폐는 공동체다." 조개껍데기를 쓰는 사람들끼리 공동체가 생겼다. 금화를 쓰는 사람들끼리 국가가 생겼다. 달러를 쓰는 사람들이 세계화했다. 코인을 쓰는 사람들은? 국가를 넘어선다. 행성을 넘어선다.
머스크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답답해서다. 중국을 보라. 전기차를 국가가 밀어준다. BYD가 테슬라를 추월했다. AI, 배터리, 태양광—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따라온다. 미국은? 규제 기관이 발목을 잡는다. 연방정부 산하 수십 개 부처가 산업문명 시대의 룰을 들이민다.
"이래서는 중국에게 진다." 머스크는 확신했다. 그래서 정치에 뛰어들었다. DOGE(정부효율부)를 만들었다. 연방정부를 뜯어고치려 했다. 하지만 2개월 만에 사실상 끝났다. 기득권의 저항은 상상 이상이었다.
머스크는 좌절했을까? 아니다. 그는 게이머다. 한 미션이 실패하면 다른 미션을 시도한다. 22세기를 위한 게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알렉스 카프: 철학을 코드로 만든 남자
알렉스 카프는 특이하다. 실리콘밸리 CEO 중 공학 전공이 아닌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철학 박사다. 그것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하버마스 밑에서 공부했다.
하버마스는 무엇을 연구했나? '의사소통 행위 이론'.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 답은 건전한 공론장이다. 시민사회가 활발하게 토론하고, 언론이 정보를 제공하고, 그 바탕에서 민주적 결정을 내린다.
1990년대, 이 이론은 희망적이었다. 인터넷이 확산되면 공론장이 풍성해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0년대를 보라. 공론장은 파편화됐다. 보수는 폭스뉴스를 본다. 진보는 CNN을 본다. 같은 사건을 보고도 정반대로 해석한다. 의사소통은 불가능해졌다.
카프는 깨달았다. "인간끼리 소통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그래서 데이터로 갔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관계망을 분석하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도출할 수 있다. 이것이 팔란티어의 온톨로지 시스템이다.
팔란티어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빅데이터 분석? 아니다. 거버넌스 테크놀로지를 만든다. 100년 전 포드자동차의 작동 원리를 '포드주의'라고 불렀다.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모든 산업, 모든 국가의 운영 방식이 됐다.
카프는 말한다. "앞으로 30년은 팔란티어주의의 시대가 될 것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 모든 조직, 모든 정부의 운영 방식이 될 것이다.
카프의 주장은 거칠다. 그는 노골적으로 미국 중심주의, 서구 중심주의를 표방한다. "자유를 지키려면 강해야 한다. 강하려면 혁신해야 한다. 혁신하려면 중국을 이겨야 한다." 불편한가? 카프는 개의치 않는다. "기분 나쁜 진실이 기분 좋은 거짓보다 낫다."
그는 수영을 많이 한다. 러닝도 할 수 있지만 수영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수영할 때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음악도, 팟캐스트도, 생각만 할 수 있다. 카프는 철학자다. 생각하려고 수영한다.
이병한은 예측한다. "2010년대가 스티브 잡스의 시대였고, 2020년대가 일론 머스크의 시대라면, 2030년대는 알렉스 카프의 시대가 될 것이다."

JD 밴스: 완결판을 준비하는 자
JD 밴스는 가장 젊다. 1984년생. 부통령이 됐을 때 40세였다. 피터 틸의 제자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로 일했다.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다. 백인 노동자 계급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밴스의 진짜 역할은 다른 데 있다. 그는 디지털리스트와 신전통주의자, 이 두 세력을 연결한다. 피터 틸과 가톨릭 보수주의자들. 이 둘은 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밴스는 기술 엘리트와 종교 보수주의, 이 둘을 융합한다.
밴스는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미국은 청교도, 즉 개신교의 나라였다. 가톨릭 개종은 상징적이다. 세례명은 아우구스티누스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을 쓴 신학자다. 지상의 국가는 불완전하다. 신의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만난 인물이 밴스였다. 새로 선출된 레오 14세 교황은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출신이다. 우연일까?
밴스가 대변하는 것은 '탈자유주의' 운동이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선택을 극대화한다. 각자 알아서 잘 살아라. 하지만 200년을 살아보니 문제가 생겼다. 가족은 해체됐다. 공동체는 무너졌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으로 공허하다. 행복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답은 무엇인가? 신전통주의자들은 말한다. 종교로 돌아가야 한다.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공동체를 재건해야 한다. 자유주의 이후의 세계관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과도기의 인물이다. 진짜 완성판은 밴스다. 디지털 기술의 혁신과 전통적 가치의 회복. 이 둘을 종합하는 것이 밴스의 역할이다. 그가 성공하면 미국 2.0이 탄생한다. 실패하면 공화당은 분열한다.

세 개의 미국이 충돌한다
2026년 7월 4일. 미국은 하나가 아니다. 세 개의 미국이 격돌한다.
첫 번째 미국은 민주당이 대표한다. 자유민주공화국.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 대학, 언론, 정부 기득권이 여기 있다. 이들은 묻는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미국을 왜 바꾸려 하는가?"
두 번째 미국은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가 설계한다. 디지털 공화국.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 나라. 천재들이 혁신을 폭발시키는 나라. 중국을 이기는 나라. 이들은 묻는다. "산업문명 시대의 미국으로 어떻게 디지털 경쟁 시대를 이끌어가나?"
세 번째 미국은 JD 밴스가 꿈꾼다. 신전통주의 공화국. 가톨릭 전통과 공동체 가치. 물질보다 영성. 자유보다 질서. 이들은 묻는다. "풍요로운데 왜 불행한가? 자유로운데 왜 공허한가?"
지금 두 번째와 세 번째 미국이 동맹했다. 트럼프 2.0 연합이다. 하지만 동맹은 깨지기 쉽다. 머스크와 트럼프가 이미 삐걱댄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보인다.
이병한은 예측한다. 성공 확률은 10%다. 60%는 흐지부지 끝난다. 혁명은 실패하고, 미국은 여러 강대국 중 하나로 전락한다. 30%는 내전이다. 세 세력이 격돌하고, 미국은 분열한다.
왜 성공 확률이 낮은가? 역사를 보라. 새로운 문명은 변방에서 시작한다. 기득권이 약한 곳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미국은 산업문명의 중심이었다. 가장 강한 기득권이 있다. 그 나라가 스스로를 뒤엎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10%의 가능성은 남는다. 왜?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알렉스 카프는 1%의 1%다. 0.1%의 천재들이다. 그들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왔다.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팔란티어.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들이다.

에필로그: 한국은 어디에
이병한은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대학원을 만들고 있다. 노벨상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판교에는 아직 피터 틸이 없다."
한국에도 네이버, 카카오, 쿠팡이 있다. 훌륭한 IT 기업들이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철학이 없다. 사상이 없다. 세계관이 없다. 나라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야망이 없다.
역사를 보라.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산업문명은 미국이 완성했다. 변방이 중심을 추월한다. 한국은 변방이다. 디지털 문명의 변방이다.
이병한은 말한다.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미국 동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이 동부 13개 주에서 시작해 서부까지 나아갔듯, 한국이 아시아 전체로 나아갈 수 있다.
꿈같은 소리인가? 어쩌면. 하지만 250년 전 필라델피아의 건국의 아버지들도 꿈같은 소리를 했다. "우리는 역사상 없던 나라를 만들 것이다." 그들은 해냈다. 2026년 7월 4일, 백악관에서 UFC 대회가 열린다. 링 위에서는 격투기 선수들이 싸운다. 링 밖에서는 세 개의 미국이 싸운다. 승자는 누가 될까?
아직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우리는 문명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 250년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산업문명을 설계했듯, 지금 4명의 디지털리스트가 디지털 문명을 설계하고 있다.
그들이 성공하면 미국은 다시 한 번 세계의 표준이 된다. 실패하면 다른 곳에서 디지털 문명이 완성될 것이다. 중국일 수도 있고, 어쩌면 한국일 수도 있다. 역사는 열려 있다. 미래는 쓰이고 있다. 우리는 그 증인이다.
첨언: 보이지 않는 답
JD 밴스가 찾는 영성은 가톨릭 전통에 없다. 서구 기독교는 산업문명의 껍데기일 뿐, 디지털 문명의 영혼을 담을 그릇이 아니다. 환단고기에는 천부경에서 삼일신고로 이어지는 천지인 삼재사상, 인류의 원형정신이자 신인류의 철학적 토대가 되는 신교의 우주론과 전통이 있지만, 일제 식민사학의 후유증으로 한국 지식인들은 이를 애써 부정한다. 한반도라는 디지털 문명의 변방이 새로운 인류문명의 중심이 되는 순간은 우리가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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