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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스무트-홀리에서 미란 보고서까지

by 광명인 2025. 4. 8.

[트럼프는 왜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관세 정책을 고수하는 걸까요?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과 구조를 고려할 때, 그는 이제까지의 자유무역주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미국이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티브 미란피터 나바로의 전략을 받아들여 미국의 군사력으로 세계 경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라 판단한 것이죠.

이러한 판단 아래, 트럼프는 강한 신념과 결단력으로 다소 무리한 경제 정책들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이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연 대재앙이나 2차 팬데믹과 같은 블랙스완급 변수들이 가져올 충격적인 부작용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듯합니다. 결국 미국도 이제 그 국운이 다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 다음 패권국은 과연 어느 나라가 될까요?]

― 다시 관세의 시대를 말하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종종 운율을 이룬다.”
마크 트웨인

1929년 미국, 세계 경제를 뒤흔든 대공황의 서막에 등장한 법안이 있습니다. 바로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입니다. 농민 보호를 명분으로 당시 허버트 후버 대통령이 서명한 이 법안은, 높은 관세 장벽을 쌓아 미국산 농산물의 가격을 보호하려는 조치였지만, 경제 대공황을 야기해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각국의 보복 관세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며, 세계 무역량은 급감했고, 이미 위기에 빠진 세계 경제는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이 법은 보호무역주의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대의 미국에서 다시 관세가 주요 경제 정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의 ‘글로벌 무역 재구성 보고서’는 마치 과거의 스무트-홀리의 맥을 잇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 왜 다시 관세인가?

스티븐 미란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미국에게 양날의 검”이라고 말합니다. 세계가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미국은 막대한 자본 이득을 얻었지만, 그만큼 제조업은 경쟁력을 잃고 경상수지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그는 “달러 고평가 구조를 깨지 않으면 미국은 쇠퇴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의 보고서는 충격적입니다.

  • 외환보유 미 국채를 무이자 100년물이나 영구채(perpetual bond)로 전환하자.
  • 동맹국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관세와 군사 지원을 협상 카드로 삼자.

즉, 경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미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자는 겁니다. 이 과감한 구상은 국제사회의 협력보다는 압박을 통한 재편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 나바로, 무역은 전쟁이다

이와 궤를 같이하는 또 한 사람은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입니다. 그는 《Death by China》에서 중국의 무역 정책을 “경제적 침략”으로 규정하고, 보호무역은 방어적 조치일 뿐 아니라 국가 안보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경제는 이념이 아니라 무기다. 제조업을 되살려야 국민을 지킨다.

둘 다 현재의 세계 질서를 고쳐 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대로 미국이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것보단 충격요법이 낫다는 전략으로 움직인 셈입니다.

⚠️ 차악이 최선일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사실상 ‘비상 경제 처방’입니다.
미란과 나바로는 지금의 자유 무역 질서가 미국에 절대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보며, 그 어떤 완만한 수정 방식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충격과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치명적입니다.

  • 글로벌 공급망 붕괴
  • 국제금융시장 불안정
  • 동맹국 이탈과 외교적 고립
  • 달러의 신뢰도 하락

게다가 예기치 못한 변수, 예를 들면 자연재해, 팬데믹, 내전, 금융 붕괴 등은 이 전략을 한순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정책은 성공하면 ‘신질서의 기반’, 실패하면 ‘역사의 운율을 다시 쓰는 대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 마무리하며: 운율 속에서 길을 찾다

우리는 지금 다시 ‘관세’라는 고전적 수단을 손에 쥔 미국을 보고 있습니다. 미란과 나바로의 정책적 조언에 따라 트럼프가 강철 심장으로 칼을 휘드르며 주도하는 전략은 단순한 고립주의가 아니라, 세계 질서 재편이라는 거대한 포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남긴 뼈아픈 교훈처럼, 역사는 언제나 경고합니다. 무역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며, 전쟁은 결국 시장을 죽인다는 것을 말이죠. 

지금 세계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은 분명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 한계 상황에서 발생한 총체적 위기는 단지 경기 사이클에서 오는 침체가 아닌, 현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조적 붕괴의 전조입니다. 미국은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마지막 옵션을 꺼내 들었지만, 그 선택은 모두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최악의 카드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후에 펼쳐질 세계 경제 질서는 어떤 모습일까요? 역사는 말합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오늘의 혼돈내일의 질서를 잉태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총체적 위기—경제, 생태, 정치, 사회—는 사실상 모두가 서로 긴밀히 연결된 현 문명 시스템의 한계 현상이며, 이는 인류 전체가 새로운 문명으로 도약하기 위한 거대한 ‘전환의 문턱’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파멸 속의 기회’를 꿰뚫어보는 시선은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해답은 단순한 경제학이나 정치학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 아닌, 동양의 개벽 사상이라는 심오한 통찰의 전통 안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인류는 문명 대전환의 시점에 살고 있으며, 생존을 위해서 모든 이들이 깨어나야 할 시간대입니다. 눈앞의 혼란스러운 변화의 물결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이 현상의 내면에 깊이 자리한 변화의 이치와 원인을 알아차릴 시간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파멸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모두가 ‘개벽의 메시지’에 눈을 뜰 시간입니다.

트럼프 입장에선 이러한 무리수가 MAGA를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