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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노동의 종말 이후, 인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by 광명인 2025. 4. 11.

노동이 사라진 세상, 새로운 문명의 문 앞에서

산업혁명 이후 수백 년간 인류 사회를 지탱해 온 경제의 중심축은 ‘인간의 노동’이었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그 토대를 마련하고,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노동가치를 부각하며 계급 문제를 분석한 이후, 경제학은 오랫동안 ‘노동’과 ‘생산’을 가장 중요한 축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이제 인류는 이전의 질서와 명백히 다른 새로운 영역의 세계로 들어서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자동화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노동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제러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에서 예견했던 세계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생산과 소비의 구조가 무너지고, 전통적인 고용 형태는 사라지며, 인간의 존재가치는 더 이상 ‘무엇을 생산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나누고, 어떤 가치를 창조하며, 누구와 연결되는가’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노동의 종말 이후의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제 우리는 삶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기, 문명의 재편기 앞에 서 있다.

기술의 시대, 인간은 다시 '빛'을 찾아야 한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 이후 사회가 ‘제3섹터’—즉 비영리 영역(공유농장,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협동 네트워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을 주장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경제적 생존’을 위한 노동이 아니라, 자발적 봉사, 공동체 기반의 창조, 정체성의 실현을 통해 존재 가치를 찾게 될 것이다.

실제로 오늘날의 인류는 그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같은 플랫폼은 창조와 공유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스토리, 지식, 콘텐츠가 곧 영향력과 경제력이 되는 인플루언스 기반의 경제 시스템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노동의 가치’가 아니라 ‘관계의 가치’, ‘신뢰의 자산화’다. 즉, 관계가 자산이고, 신뢰가 통화다.” 이 문장은 단지 은유가 아니라, 새로운 문명의 작동 원리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더 깊은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거대한 문명의 전환, 그 바닥에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가?
단순히 기술의 변화일까, 아니면 더 본질적인 우주의 이법이나 ‘의식의 변화’일까?

이에 대한 답은 ‘역사’와 ‘영성’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 기억, 즉 인류의 원형문화, 동서고금의 영적 유산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회복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자산이다.

우리는 빛을 잃은 존재가 아니라 빛을 회복할 존재들이다

현 인류가 노동을 통해 이룩한 물질 중심의 자본주의 문명은 지금 해체되고 있다.
그리고 이
노동의 종말은 단지 경제 시스템의 해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물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선언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역사를 통해 인류의 순수했던 원형문화와 빛을 회복하는 수행문화의 복원이다.
잃어버린 인류의 원형 문화, 신성과 하나되어 살았던 삶의 기억을 되찾고, 그 기억을 실천하는 삶의 방식(수행)을 회복해야만 우리는 혼돈의 시기’를 지나 ‘광명의 시기’로 진입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단순한 위기가 아니다.
이것은 우주의 리셋 버튼이 눌린 시기,
‘개벽(開闢)’, 우주가 새롭게 열리는 문명의 대전환기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류를 이끄는 힘은
자본도, 기술도, 군사력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자기 내면의 빛을 기억하고,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새로운 문명의 설계자이자 중심이 될 존재들인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소비 아닌 창조, 두려움 아닌 신뢰, 타성 아닌 빛.
노동 아닌 존재로, 그리고 나가 아닌 우리로.

모두가 자기의 빛을 기억하고,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시대.

바로 지금, 그 문 앞에 우리가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