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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소도경전본훈

소도경전본훈-전문

by 광명인 2024. 6. 9.

1. 삼신상제 제천행사를 참관한 선인 발귀리의 송가

신시 시대에 선인 발귀리發貴理가 있었다. 대호大皞(태호太皞, 태호복희太昊伏羲)와 동문수학하였는데, 도를 통한 후에 방저方渚와 풍산風山사이를 유람하며 자못 명성을 얻었다. 아사달에 와서 제천 행사를 보고 예식이 끝난 후에 찬송하는 글을 지었다. 
그 글은 이러하다. 

만물의 큰 시원[大一 ]이 되는 지극한 생명이여! 
이를 양기良氣라 부르나니 
무無 유有가 혼연일체로 존재하고 
텅 범[虛]과 꽉 참[粗]이 오묘하구나. 
삼(三神)은 일(一神) 본체[體]를 삼고 
일(一神)은 삼(三神)으로 작용[用]을 삼으니 
무와 유, 텅 빔과 꽉 참(정신과 물질)이 오묘하게 하나로 순환하고 
삼신의 본체와 작용은 둘이 아니로다. 
우주의 큰 빔 속에 밝음[光]이 있으니, 이것이 의 모습이로다. 
천지의 대기大氣는 영원하니 이것이 의 조화로다. 
참 생명이 흘러나오는 시원처요, 만법이 이곳에서 생겨나니 
일월의 씨앗이며, 천신(상제님)의 참 마음이로다! 
만물에 광영 비추고, 생명선을 던져 주니 
이 천지조화(의 광명과 대기大氣)에 대각하면 큰 능력을 얻을 것이요 
성신이 세상에 크게 내려 만백성 번영하도다. 
그러므로 원圓(○)은 일一이니 하늘의 ‘무극無極정신’을 뜻하고, 
방方(□)은 이二이니 하늘과 대비가 되는 땅의 정신[반극反極]을 말하고, 
각角()은 삼三이니 천지의 주인인 인간의 ‘태극太極 정신' 이로다. 

대저 홍익인간 이념은 환인천제께서 환웅에게 전수하신 가르침이다. 일신께서 참 마음을 내려 주셔서[일신강충一神降衷] 사람의 성품은 신의 대광명에 통해 있으니[성통광명性通光明], 삼신상제님의 진리(신교)로 세상을 다스리고 깨우쳐[재세이화在世理化] 천지광명(환단)의 꿈과 대이상을 실현하는 홍익인간이 되라[홍익인간弘益人間]는 가르침은 신시 배달이 단군조선에 전수한 심법이다. 
환역桓易은 관원인 우사에게서 나왔다. 당시에 복희代義께서 우사가 되어 육축六畜을 기르셨다. 이때에 신룡神龍이 태양을 따라 하루에 열두 번 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환역을 지으셨다. 환桓은 희羲와 같은 뜻이요, 역易은 옛적에 쓰인 용龍자의 원 글자이다. 

2. 9년 홍수를 다스린 오행치수법의 기원과 전수

[고조선 신교 문화와 책력의 시원]  

자부 선생 발귀리의 후손이다. 태어나면서 신명神明하여 도를 통해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 일찍이 일월의 운행 경로와 그 운행 도수를 측정하고, 오행의 수리數理를 추정하여 「칠정운천도七政連天圖」를 지으니 이것이 칠성력의 기원이다.

뒤에 창기소蒼其蘇가 다시 그 법을 부연하여 오행치수법을 밝혔는데, 이것 역시 배달 신시 시대의 「황부중경黃部中經」에서 유래한 것이다. 우虞나라 순임금이 보낸 우禹가 회계산에 가서 조선의 가르침을 받을 때, 자허紫虛 선인을 통해 창수蒼水 사자인 부루태자를 찾아 뵙고 「황제중경黃帝中經」을 전수 받으니, 바로 배달의 「황부중경」이었다. 우가 이것을 가지고 가서 치수하는 데 활용하여 공덕을 세웠다. 

[우주 시공간 구성의 세 요소, 원·방·각]  
환역桓易은 체원용방體圖用方, 즉 둥근 하늘을 창조의 본체로 하고, 을 변화의 작용으로 하여 모습이 없는 것[無象]에서 우주 만물의 실상을 아는 것이니, 이것이 하늘의 이치[天理]이다. 
희역義易은 체방용원體方用圓, 즉 을 변화의 본체로 하고, 하늘을 변화 작용으로 하여 모습이 있는 것[有象]에서 천지의 변화를 아는 것이니, 이것이 하늘의 실체[天體]이다. 
지금의 역[周易]은 호체호용互體互用, 즉 체體와 용用을 겸비하여(체도 되고 용도 되어)있다. 사람의 도[인도人道] 천도天道 원만(○)함을 본받아 원만해지며, 지도地道 방정(□)함을 본받아 방정해지고, 천지와 합덕하여 하나(천지인 삼위일체, △)됨으로써 영원한 대광명의 존재[태일太一]가 되나니, 이것이 하늘의 명령[天命]이다.
 
[전체의 운동과 변화를 이끄는 중심 별자리]  
그러나 하늘의 근원은 한결같이 크고[一大] 허虛하고 무無하며 공空한 것이니, 어찌 본체가 따로 있으리오! 하늘은 본래 근원적인 실체를 갖고 있지 않으나 천지 변화의 운동에는 이십팔수 별자리가 가상의 실체 노릇을 하고 있다. 

대개 천하의 만물 중에 이름이 있는 것에는 모두 수數가 붙어 있고, 이 수가 붙어 있는 것에는 모두 힘[力: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이미 수가 있다고 말한 것은 곧 유한과 무한의 구분이 있고, 생명력이 있다고 말한 것은 곧 유형 무형 구별이 있나니 그 있음[有]으로 말하면 천하 만물은 모두 있는 것이요, 그 없음[無]으로 말하면 만물은 그 형체가 모두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유로 보면 만물은 끊임없이 생성순환이 지속되어 유형의 세계가 영원히 살아 있고, 무로 보면 결국은 형체가 다 무너져서 만물은 무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 삼신의 도를 닦아 영원한 생명을 성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3. 『천부경』의 유래

『천부경』은 천제 환인의 환국 때부터 구전되어 온 글이다. 환웅 대성존께서 하늘의 뜻을 받들어 (태백산으로) 내려오신 뒤에 신지神誌 혁덕赫德에게 명하여 이를 녹도문鹿圖文으로 기록하게 하셨는데, 고운孤雲 최치원이 일찍이 신지의 전고비箭古碑를 보고 다시 첩怗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하였다.

그러나 본조本朝(한양 조선)에 이르러 세상사람이 오로지 유가 경전에만 뜻을 두고, 조의皁衣의 정신을 되살려 다시 서로 들어 보고 보존하려는 자가 없으니 이 또한 참으로 한스러운 일이다. 그러므로 특별히 이를 들춰 내어 후손에게 전하고자 한다.

하나의 무궁한 창조성과 영원성: 『천부경天符經

하나는 시작이나 무에서 시작된 하나이니라. 
이 하나가 세 가지 지극한 것으로 나뉘어도 그 근본은 다함이 없어라. 
하늘은 창조운동 근원되어 일이 되고
땅은 생성운동 근원되어 이가 되고
사람은 천지성공 근원되어 삼이 되니
하나가 쌓여 열로 열리지만
모두 3수의 조화라네. 

하늘도 음양운동 3수로 돌아가고
땅도 음양운동 3수로 순환하고
사람도 음양운동 3수로 살아가니
천지인 큰 3수가 합해 
6수 되니 생장성 7·8·9를 생함이네.
우주는 3과 4로 운행하고 5와 7로 순환하네.

하나가 오묘하게 뻗어나가 수없이 오고 가는데, 
작용이 변하여 변하지 않는 본체가 탄생하네.
우주의 근본은 마음이니 태양(太陽, 純陽)을 본받아 한없이 밝고
사람은 천지를 꿰뚫어 태일太一이 되니라.
하나는 끝이나 무에서 끝나는 하나이니라.  


4. 자부 선생과 삼황내문의 유래

『삼황내문경』은 자부 선생이 황제헌원에게 전해 주어
 그로 하여금 마음을 닦아 의로운 정신으로 돌아가게 한 책이다. 선생이 일찍이 삼청궁三淸宮에 거처하였는데, 삼청궁은 청구국 대풍산大風山의 남쪽에 있었다. 당시 제후이던 헌원이 친히 치우천황을 찾아 뵙다가 도중에 선생의 명성을 듣고 찾아가서 가르침을 전해 들은 것이다.

 
경문은 신시 시대의 녹서鹿書로 기록되어 세 편으로 나뉘어 있다. 후세 사람이 이 글을 부연하고 주註를 덧붙여 별도로 신선음부神仙陰符의 설을 만들었다. 주周와 진奏 시대 이래로 도가 학파가 이것에 의탁하였다. 이따금 단약丹藥을 만들어서 불사약으로 먹기도 하였고, 그 외 허다한 방술方術의 설이 어지러이 뒤섞여 나돌아 이에 미혹되어 빠지는 자가 속출하였다. 

서복徐福과 한종韓終 역시 회사淮泗 지역 출신이다. 본래 진奏나라에 모반하려는 뜻을 품고 있다가 '바다로 들어가 신선을 찾는다’고 말하고는 도망쳐서 돌아오지 않았다일본의 기이紀伊에는 서불徐市의 이름을 새겨 놓은 조각이 있다. 이국伊國의 신궁新宮에는 서불의 무덤과 사당이 있다고 전한다. 서복은 일명 서불이라 부르는데, 이는 불市과 복福의 음이 하여 혼동된 것이다. 

5. 삼일신고의 내력과 근본 정신

『삼일신고』는 본래 신시개천 시대(배달국 초기)에 세상에 나왔고, 그 때에 글로 지어진 것이다. 집일함삼執一含三 회삼귀일會三歸一의 뜻을 근본 정신으로 삼고, 다섯 장으로 나누어 '하늘과 신, 조화의 근원’, '세계와 인물의 조화’에 대해 상세히 논하였다. 


첫째 장 허공虛空은, 우주 시공이 '일시무一始無’의 무無와 함께 시작하고, 일종무一終無’의 무無와 함께 끝나니, 이 우주는 외허내공外虛內空한 상태에서 중도의 조화 경계에 항상 머물러 있음을 밝히고 있다.
둘째 장 일신一神은, 공과 현상이 끊임없이 오고 감[空往色來]에 한분 신이 우주를 주재하고 계신 듯하니, (우주 그 자체의 조화 정신인) 삼신三神이 비록 위대하시나 사실은 이 삼신의 주재자이신 상제님께서(우주가 품은 꿈의 낙원 세계를) 지상에 실현하는 공덕을 이루신다는 내용이다.
셋째 장 천궁天宮은, 참된 나[眞我]가 머무는 곳이니, 온갖 선이 스스로 갖추어져 영원한 즐거움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넷째 장 세계世界는, 뭇별이 태양에 속해 있고, 수많은 인간을 길러 내어 우주 역사의 이상을 실현하는 큰 공덕이 여기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다섯째 장 인물人物은, 인간과 만물이 모두 삼신에서 생겨났으니, 그 근본[一神]으로 돌아가는 진리가 ‘큰 나[大我]’가 되는 길임을 밝혀주고 있다. 세상에서 혹 『삼일신고』를 도가의 초청사醋靑詞라고도 하지만,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우리 환국은, 환웅천황께서 배달을 개천할 당시부터 천신께 제사를 지내 오셨고, '삼일신고'를 지으셨으며, 산하를 널리 개척하시고 백성을 교화하셨다. 

[배달은 태평한 나라]  
아아! 배달의 천황께서 나라를 처음 세우실 때 이미 삼신상제님의 은총을 입어 무량한 큰 복을 열어 주시고 웅족과 호족을 불러 어루만져 사해를 평안하게 하셨다. 위로 천신을 위해 홍익인간 이념을 내걸고, 아래로 인간 세상을 위해 무고한 원한을 풀어 주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스스로 하늘의 뜻에 순종하므로 세상에는 거짓이 없고, 행위를 하지 않아도 나라가 저절로 다스려지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교화되었다. 산천을 중시하여 서로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않으며, 서로 굽히는 것을 존귀하게 여기고 목숨을 던져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였다. 

이미 먹고사는 생활 수준이 고르고, 또 권리를 평등하게 누리며, 모두 삼신상제님께 귀의하여 서로 사귀어 기뻐하고 삼신께 소원을 빌었다. 화백和白으로 공의를 삼고, 책화責禍로 신의를 보존하였다. 모두 힘을 합하여 일을 처리하고 분업하여 서로 도왔다. 남녀가 모두 자기 직분을 다하고 노소가 다 함께 복리를 누렸다. 사람끼리 서로 다투어 송사하지 않고, 나라끼리 서로 침탈하지 않았으니, 이때를 '신시 태평 시대’라 부른다. 

[삼일신고 총 366자]

천제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오가五加와 백성들아! 저 푸르고 푸른 것이 하늘이 아니며, 저 아득하고 아득한 것도 하늘이 아니니라. 하늘은 형체와 바탕이 없고, 처음과 끝도 없으며, 위아래와 동서남북도 없느니라. 또한 겉도 비고 속도 비어서[虛虛空空] 있지 않은 곳이 없고, 감싸지 않는 바가 없느니라.”

상제님(하느님)은 위 없는 으뜸 자리에 계시어 큰 덕 위대한 지혜 무한한 창조력으로 하늘을 생겨나게 하시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를 주재하시느니라. 많고 많은 것을 지으시되 티끌만 한 것도 빠뜨림이 없고, 무한히 밝고 신령하시어 감히 이름 지어 헤아릴 수 없느니라. 소리와 기운으로 바라고 기도하면 마침내 상제님을 친견하리니, 너의 본성으로부터 진리의 근원을 구하면 삼신상제님의 성령이 너의 머리에 임하리라.”

하늘은 상제님[一神]이 계시는 나라이니라. 여기에 천상의 궁전이 있어 온갖 선善으로 섬돌을 삼고, 온갖 덕으로 문을 삼으니, 한 분 상제님[一神]이 임어하여 계신 곳이요, 뭇 신령과 철인이 호위하여 있어, 크게 길하고 상서롭고 크게 광명한 곳이라. 오직 본성에 통하고 세상을 위해 공덕을 완수한 자[性通功完者]라야 이곳에 들어와 상제님을 알현하고 영원한 즐거움을 얻으리라.”

“너희들은 무수히 널려 있는 저 별들을 보아라. 그 수가 다함이 없나니크고 작음, 밝음과 어두움, 괴로움과 즐거움이 같지 않으니라. 상제님께서 뭇 세계를 지으시고, 그 중에 태양 세계[日世界]를 맡은 사자에게 명령을 내려 700 세계를 거느리게 하셨으니, 너희가 사는 땅을 크다고 여기나 하나의 환약만 한 세계이니라. 태초의 불덩어리[中火]가 진탕하여 바다로 변하고 육지가 되어 마침내 형상을 이루었느니라. 조화신이 기운을 불어 밑동까지 싸고태양의 빛과 열을 쬐니땅 위를 다니고[行], 하늘을 날고[翥], 탈바꿈하고[化], 물 속에서 살고[游], 땅에 뿌리 내린[栽] 온갖 생물[五物]이 번식하였느니라.”


사람과 만물이 다 같이 삼진三眞(성품[性]과 목숨[命]과 정기[精])을 부여받았으나, 오직 사람만이 지상에 살면서 미혹되어 삼망三妄(마음[心]과 기운[氣]과 몸[身])이 뿌리를 내리고, 이 삼망三妄이 삼진三眞과 서로 작용하여 삼도三途(느낌[感]과 호흡[息]과 촉감[觸])의 변화 작용을 짓게 되느니라.”

다시 말씀 하셨다. 
삼진은 성품[性]과 목숨[命]과 정기[精]이니, 사람은 이를 온전히 다 부여받았으나 만물은 치우치게 받았느니라.
참된 성품[眞性]은 지극히 선해서 악이 전혀 없으 니, 상등 철인[上哲]은 이 본성자리를 통하고, 
참 목숨[眞命]은 지극히 맑아서 조금도 흐리지 않으니, 중등 철인[中哲]은 이 타고난 목숨의 경계 자리를 깨닫고, 

참 정기[眞精] 지극히 두터워서 터럭만큼의 얇음도 없으니, 하등 철인[下哲]은 이 본연의 순수한 정기를 잘 수련하여 보존하느니라. 이 삼진의 조화경계로 돌아가면 인간이 살아 있는 신이 되느니라. 

삼망은 마음[心]과 기운[氣]과 몸[身]이니라. 
마음[心]은 성품[性]에 뿌리를 두지만 선과 악이 있으니, 마음이 선하면 복을 받고 악하면 화를 받느니라. 
기[氣]는 영원한 생명[命]에 뿌리를 두지만 맑음과 탁 함이 있으니, 기운이 맑으면 장수하고 혼탁하면 일찍 죽느니라. 
몸[身]은 정기[精]에 뿌리를 두지만 두터움과 얇음이 있으니, 몸이 두터우면 귀하고 얇으면 천해지느니라.”

삼도는 느낌[感]과 호흡[息]과 접촉[觸]의 작용이니라. 이것이 다시 변화하여 열여덟 가지 경계를 이루나니, 느낌[感]에는 기쁨과 두려움과 슬픔과 노여움과 탐욕과 싫음이 있고, 호흡[息]에는 향내와 썩은 내[芬爛]와 차가움과 더움과 마름과 젖음이 있고, 접촉[觸]에는 소리와 빛깔과 냄새와 맛과 음탕함과 살닿음이 있느니라. 창생 마음의 선악과 기운의 맑고 탁함과 몸의 후덕함과 천박함이 서로 뒤섞인 경계의 길을 따라 제멋대로 달리다가,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죽는 고통에 떨어지느니라. 그러나 철인 감정을 절제하고[止感], 호흡을 (천지의 중도에 맞춰) 고르게 하며[調息], 접촉과 자극을 억제하고[禁觸], 오직 한뜻[一心]으로 수행하여 삼망을 바로잡아 삼진으로 나아가 비로소 자신 속에 깃들어 있는 대신기大神機(우주 삼신의 조화 기틀)를 발현시키나니, 본성에 통하고 세상을 위해 공덕을 완수한다는 것이 이것이다.”

6. 신지비사의 전래와 내용

신지비사의 기원: 제사의 참뜻 

신지비사神誌秘詞』는 (6세) 달문단군 때 사람인 신지神誌 발리發理가 지은 것이다. 이것은 본래 옛적에 삼신께 제사 지낼 때 서원하던 글이다. 무릇 상고 시대에 하늘에 제사 지낸 근본 뜻은 백성을 위해 복을 빌고 나라가 잘 되도록 신에게 축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자들이 '신지비사'가 도참圖讖 · 성점星占과 서로 같은 곳도 있고 다른 곳도 있음을 가지고, 사리를 추측하고 설명을 덧붙여서 진단구변도震檀九變圖라 하고, 또 감결鑑訣 예언의 처음이라 하는데 모두 잘못된 것이다. 

삼한의 지세 : 삼한의 수도 이름과 위치 
『신지비사』에서 저울대 부소량扶蘇樑이라 한 것은 진한의 옛 수도를 말한다. 그곳은 바로 단군조선이 도읍한 아사달이며, 지금의 송화강 하얼빈이다. 저울추 오덕지五德地라 한 것은 번한의 옛 수도를 말한다. 그곳은 지금의 개평부* 동북쪽 70리에 있는 탕지보이다. 저울판 백아강白牙岡이라 한 것은 마한의 옛 수도를 말한다. 지금의 대동강으로, 마한의 웅백다가 하늘에 제사 지내던 마한산이 바로 그곳이다. 가만히 삼한의 지세를 저울에 비유해 보면 부소량은 ‘나라의 저울대’와 같고, 오덕지는 ‘나라의 저울추’와 같고, 백아강은 '나라의 저울판’과 같다. 이 셋 가운데 하나라도 없으면, 저울이 물건을 달 수 없듯이 나라가 백성을 보호할 수 없다. 

제사는 오직 참되고 올바르게 
옛날 삼신상제님께 제사 지낼 때 서원한 것은 오직 삼한으로 나눈 영토를 잘 다스리는 것과 백성을 진실로 기쁘게 하는 것이었다. '신지비사'가 전하는 바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라를 위하는 일념으로 충忠과 의義를 함께 장려하고, 제사를 지내 신을 기쁘게 하고 복을 내려 주기를 기원하면, 신은 반드시 '참된 마음[衷]’을 내려 주시고, 복은 반드시 나라를 흥하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제사를 올바르고 참되게 행해야 한다. 만일 삼신상제님을 섬기되 진실되게 행하지 아니하고, 실천하되 바른 길을 구하지 않는다면, 행동하고 구하는 바가 무엇을 좇아 공덕을 이룰 수 있겠는가? 

7. 문자의 기원과 그 자취

우리나라의 문자는 옛날부터 있었으니, 지금 남해현 낭하리 암벽에 신시 시대의 옛 글자가 새겨져 있다.
부여 사람 왕문이 쓴 서법은 부符 전서篆書와 비슷하다.
 자부 선생의 '삼황내문' 
부루태자의 오행은 모두 환단桓檀 시대에 나온 것이다. 
은나라의 갑골문에서 유래한 한문漢文은 왕문이 남긴 법이다. 

유기留記(진역유기)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신령한 글자 획이 일찍이 태백산의 푸른 암벽에 새겨져 있었는데, 그 형태가 ㄱ 자와 같다.
세상에서는 이것을 신지 선인이 전한 것이라 한다. 혹자는 이것을 문자의 기원으로 삼는다.
그 획이 곧게 나가서 굽은 형으로, 관제管制(거느리어 다스림)하는 뜻이 있으며,
그 형태와 소리는 어떤 의도된 뜻에서 나온 것 같다.

그러므로 신인神人의 덕으로 이 세상을 구하고자 법도를 만들어 놓은 것이니, 즉 신교의 참된 가르침이 행해짐에 반드시 인사人事도 모두 바르게 되었을 것이다.
현자와 유능한 자가 벼슬자리에 있고,
노인과 어린이를 공동으로 부양하고,
장정이 의무를 다하고,
많이 가진 자가 베풀어 주고,
간사한 자가 송사를 그치고,
전쟁 도모를 막으니,
이것이 신교의 진리로 세상을 다스려 교화하는 한결같은 도리였던 것이다.

대변설주大辯說註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남해현 낭하리의 계곡 바위 위에 신시 시대의 옛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그 글에 환웅께서 사냥을 나가서 삼신께 제사를 올리셨다고 하였다. 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아득한 태고 시절에는 옛 일들이 에만 의지해 전해 오다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그 형태를 본떠서 그림을 그리고 다시 그림이 변해 글자가 되었으니, 문자가 생긴 근원은 나라의 풍속을 높이 받들고 믿은 데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다. 

8. 하늘의 삼신, 땅의 삼한, 사람의 삼진

우주의 한 조화 기운[일기一氣]에서 세 가지 신령한 변화 원리가 일어난다. 
이 기氣는 실로 지극한 존재로 그 지극함이란 곧(유·무를 포용한) 무無를 말한다. 
무릇 하늘의 근원은 천 · 지 · 인 삼극을 꿰뚫어 허虛하면서 공空하니 안과 밖을 아울러서 그러한 것이다. 

천궁天宮 광명이 모이고 온갖 조화가 나오는 곳이다.
하늘에 계시는 한 분 상제님[일신一神]께서 능히 이러한 허虛를 몸으로 삼아 만유를 주재하신다.
따라서 이 우주의 한 조화기운[일기一氣]이 곧 하늘[]이고, 또한 우주 생명의 공空인 것이다.
그러나 저절로 중도일심[中一]의 경계에 머무는 신神이 계셔서 능히 삼신三神이 되시니,
삼신三神은 곧 천일天一 · 지일地一 · 태일太一의 신이다. 

우주의 한 조화 기운[일기一氣]이 스스로 운동하고 만물을 창조하여 조화造化 · 교화敎化 · 치화治化라는 세 가지 창조 원리를 지닌 신神이 되신다. 
이 신神은 곧 우주의 기氣요, 기는 허虛요, 허는 곧 하나[]이다.
그러므로 땅에 삼한三韓이 있으니 삼경三京이 있는 진한辰韓 · 변한弁韓 · 마한馬韓을 말한다.
한韓은 역사의 통치자인 황皇(임금)이라는 뜻이 있다.
이 황은 크다[大]는 뜻이며, 크다[大]는 것은(시작과 뿌리와 통일을 의미하는) 하나[一]라는 뜻이다.
[한韓 = 황皇 = 대大 = 일一]

그러므로 사람 삼진三眞을 부여받았으니, 이 세가지 참된 성품과 목숨과 정기[性命精] 참[眞]됨을 실현한다. 
[眞]이란 바로 하늘이 내려 준 참마음[衷]이다. 
 참마음[衷]을 밝혀 세상사에 참여하여 큰 업적[業]을 이루고,
 업적[]을 이루면 그 업적은 지속[續]되고,
그 업이 지속[續]되면 모두 하나[一]가 된다. 


그러나 모든 일이 일시일종一始一終을 주기로 반복되는 것은 바로 참[眞]을 회복하는 끊임없는 과정이다(그것이 우주 역사의 진화 과정이다). 
그러므로 일신 즉 삼신이요 삼신 즉 일신[卽一卽三]이 되는 창조원리를 잘 지켜 살아가는 것이 삼신의 선[善]에 부합하는 것이다. 

작은 날알이 풍성한 알곡이 되어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곧 하나(근원)로 돌아가는 아름다움[美]이다. 
이것은 인간이 하늘에서 부여받은 성품이 본래 선하고, 생명은 본래 맑고, 정기는 본래 두터운 까닭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다시 유有가 어떻고 무無가 어떻다고 말을 하는가? 

성품 · 목숨 · 정기 삼진의 참됨은 더럽혀지지 않나니, 더럽혀지는 것은 거짓된 것이다. 
(본성이) 선한 것은 쉬지 않나니, 쉬는 것은 악한 것이다. 
(목숨이) 맑은 것은 흩어지지 않나니, 흩어지는 것은 흐린 것이다. 
(정기가) 두터운 것은 오그리들지 않나니, 오그라드는 것은 얇은 것이다. 

이처럼 우주와 인간이 집일함삼執一含三의 원리로 이루어져 있는 까닭은, 
우주의 기氣는 하나로되, 그 속에 깃든 조화 성신은 세가지 손길[三神]로 창조 작용을 하는 신神이기 때문이다. 

또 회삼귀일會三歸一하는 까닭은, 
신神 삼신으로 계시지만 신이 타고 노는 조화 기운은 일기一氣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릇 만물의 생명이 되는 본체는 바로 이 우주에 충만한 일기이니, 
일기一氣 속에는 삼신三神이 계신다. 

지혜의 근원 또한 이 삼신三神에 있으니, 
삼신三神은 밖으로 우주의 한 조화 기운[一氣]에 싸여 계신다. 
그 밖에 있는 것도 하나요, 그 안에 담고 있는 것도 하나요, 그 통제하는 것도 하나이다. 

모든 것은 삼신의 창조 원리를 내포하여 서로 나누어질 수 없으니,
문자가 만들어진 근원에도 이러한 '집일함삼'하고 '회삼귀일'하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9. 한글의 원형 가림다와 후세의 자취

배달 신시 때에 산목算木이 있었고 치우천황 때에 투전목鬪佃目이 있었으며, 부여 때 서산書算이 있었다. 
산목算木은  (아래 참조)  이고,   전목個目은  (아래 참조)  이다. 단군세기를 보면, 가륵단군(3세) 2년에 삼랑 을보륵이 정음 38자를 지어 가림다加臨多라 하였다. 그 글자는 다음과 같다.

이태백 전서의 옥진총담玉塵叢談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발해국에서 당나라에 글을 써서 보냈는데, 온 조정에 그 뜻을 아는 자가 없었다. 이태백이 능히 이를 해석하여 답하였다. 

삼국사기의 기록은 이러하다. 
헌강왕 12년 봄에, 북진北鎭에서 ‘대진국大第國 사람이 우리 땅에 들어와 편목을 나무에 걸어 놓고 돌아갔습니다'라고 아뢰고 편목을 왕께 갖다 바쳤다. 그 나무에 쓰여진 열다섯 글자의 내용은 곧 ‘보로국이 흑수국 사람과 함께 신라국과 화친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었다. 

또 고려 광종 때는 장유張儒가 접반사接伴使로 명성이 났는데, 초기에 난을 피해 오吳 · 월越에 가 있었다. 월나라 사람 중에 일을 벌이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어 우리 동국東國의 한송정곡寒松亭曲을 거문고 밑에 새겨 역류하는 물결 위에 띄워 놓았다. 월나라 사람들이 그 뜻을 풀지 못하던 차에 마침 장유를 만나 절하고 그 문장의 뜻을 물었다. 장유가 즉석에서 한시로 풀어 말하기를,
 
한송정 달 밝은 밤에 
물결 고요한 경포대의 가을, 
슬피 울며 오가는 것은 
가을의 마음 실어 나르는 
저 백사장의 갈매기 한 마리. 

라고 하였으니, 아마 거문고 밑에 새겼던 글은 옛날의 가림다 종류인 것 같다.

10. 동방 한민족 시원 문자의 발전 과정

원동중 삼성기의 주注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고조선의 진한辰韓과 부여[餘]와 왜국[倭國]은 혹 횡서하고 혹 노끈을 맺고[結繩], 혹은 나무에 문자를 새겼는데[契木], 오직 고구려는 붓 글씨를 썼다[모사영법模寫潁法], 생각컨대 필시 환단桓檀의 상고 시절에 문자를 본떠서 새기는 방법이 있었으리라. 일찍이 최치원이 신지神誌가 옛 비문에 새겨 놓은 천부경을 얻어 다시 첩帖으로 만들어 세상에 전했으니, 낭하리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자와 함께 확실히 모두 실제했던 자취이다. 

세상에서 전하기를 신시 시대에 녹서鹿書가 있었고, 
자부 선생 때 우서雨書가 있었고, 
치우천황 때 화서花書가 있었다고 했는데, 투전문鬪佃文 등은 바로 그것이 오늘날 남아 있는 흔적이다. 
복희 때 용서龍書가 있었고,
단군 때 신전神篆이 있었는데, 이러한 문자가 백두산, 흑룡강, 청구, 구려 지역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부여 사람 왕문王文이 처음으로 전서篆書가 복잡하다 하여 그 획수를 약간 줄여 새로 부예符隸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진秦나라 때 정막程邈이 사신으로 숙신에 왔다가 한수漢水에서 왕문의 예서 필법筆法을 얻어 그 획을 조금 변형시켰는데, 이것이 지금의 팔분八分체이다. 진晉나라 때 왕차중王次仲 해서楷書를 만들었는데, 차중은 왕문의 먼 후손이다. 이제 그 글자의 내력을 고찰해 보면 모두 배달 신시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법이다. 지금의 한자도 역시 그 한 갈래를 계승한 것이 분명하다. 

11. 삼일신고 정신의 뿌리는 천부경의 중일 정신

삼일신고는 옛 판본에 장이 나뒤어 있지 않았다. 행촌 선생이 처음으로 장을 나누었는데, 
1장은 허공, 2장은 일신, 3장은 천궁, 4장은 세계, 5장은 인물이라 하였다.

 
허공虛空은 하늘의 본질이고,
일신一神은 하늘의 주재자이시고,
천궁天宮은 하늘의 조화가 갖추어진 곳이고, 
세계世界는 만세의 인물이 출현하는 큰 저자이고, 
인물人物은 우주 삼계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이다.
 
무릇 동방 대광명의 진리(신교)의 가르침 하늘의 법(천부天符)에 근본을 두고, 만물을 기르는 땅의 덕성[坤德]에 부합하며, 또 인사人事에도 절실한 도리이다. 이 때문에 정치를 시행함에는 화백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덕으로 다스림에는 책화責禍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상제님이 내려 주신 신교의 진리로 세상을 다스려 깨우치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도는 모두 하늘의 법[天符]에 근본을 두어 거짓되지 않고, 만물을 기르는 땅의 덕성을 본받아 게으르지 않으며, 인정에 합치하여 어긋나지 않는다. 이러하니 천하의 공론이 어찌 한 사람이라도 다를 수 있겠는가?

삼일신고의 5대 종지(근본 뜻)도 천부경에 뿌리를 두고, 삼일신고의 궁극적인 정신 역시 천부경의 중일中一 정신(人中天地一)의 이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자의 근원이 오래고, 문자의 뜻이 실로 광대함을 알 수 있으리라. 

세상에서 전하기를 목은收隱 이색李穡 복애伏崖 범세동范世東이 모두 '천부경 주해'를 남겼다고 하나 오늘날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의 시대 풍조가 한 자의 글이라도 정주학程朱學에 부합하지 않으면 뭇사람의 비판이 화살처럼 쏟아지고, 유가의 예봉이 금시라도 날아올 듯하니, '천부경'과 '삼일신고'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한들 어찌 쉽게 논할 수 있으리오?

12. 배달 시대부터 내려온 민족 음악

신시 배달 시대의 음악 공수貢壽 혹은 공수供授 또는 두열頭列(두레)이라 했다.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노래를 불러 삼신을 크게 기쁘게 해 드리고, 나라에 복을 내려 길하고 창성하게 하고, 백성의 마음을 진실로 기쁘게 해 달라고 대신 말하였다. 
'백호통소의白虎通統義'에는 조리朝離라 하고, 통전通典의 악지樂志에는 주리侏離라 하며, 삼국사기에는 도솔兜率이라 하였으니, 대체로 '신에게 삶의 기쁨과 평안함을 빌며, 분수를 알고 천리를 쫓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부루단군 때에 어아지악於阿之樂이 있었는데, 이것은 신시의 옛 풍속으로 제사를 지내면서 삼신을 맞이하는 노래이다. 가사에 나오는 대조신大祖神은 삼신을 말하는데 하늘의 주재자(상제님)이시다. 그러므로 태양을 삼신상제님의 모습으로 여기고 태양의 빛과 열을 삼신의 공능功能으로 여기며, 만물이 생겨나 자라고 발전해 가는 모습에서 삼신의 심정과 뜻을 헤아리고, 재앙과 행복이 우리 인생에 보응하는 것을 삼신상제님의 정의로 여겼다. 

이때부터 세상에서는 참전叅佺에게 지켜야 할 계戒가 있고, 조의皁衣에게 율律이 있어 숭상하였는데, 의관을 갖춘 자는 반드시 활과 화살을 차고 다니고, 활을 잘 쏘는 사람은 반드시 높은 지위를 얻었다. 착한 마음을 수행의 근본으로 삼고, 과녁을 악의 우두머리로 가정하고 활을 쏘았다. 

[제사의 정신과 그 마음가짐] 

제사를 지낼 때는 반드시 근신해서 근본에 보은하는 것을 알게하고,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스스로 뭇생명과 어울렸다. 안으로 덕을 닦고 밖으로 외적을 물리치는 것이 모두 때에 알맞게 이루어졌으니, 배달의 영광이 수천 년 동안 높이 쌓여 이루어진 큰 은덕임을 어찌 한시라도 잊을 수 있으리오. 

옛적에 하늘에 제사 지낼 때에는, 하늘맞이 음악[舞天之樂]이 있었다. 요사遙史의 예지禮志에 전하는 요천繞天이 바로 이것이다. 

대저 우리 민족의 제사는 반드시 먼저 살아 계신 것과 같이 하였으니, 항상 조상이 살아 계신 것처럼 정성을 들이려는 것이다. 신주神主를 모시고, 상을 차리고 제물을 올리는 것은 친견하는 듯한 예의를 나타내고자 함이다.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여 선령의 은혜에 보답[追遠報本]하는 것은 지금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후손으로 하여금 가르침을 계승하게 하려는 것이다.

13. 단군조선 후기의 국제와 호칭 변경

대변경大辯經에, "구물단군(44세)께서 국호를 바꾸어 대부여라 하고, 도읍을 장당경으로 옮기셨다"라고 했는데, 그곳은 지금의 개원開原이고, 평양으로도 불렸다. 삼조선이라는 명칭은 색불루단군(22세) 때에 시작되었으나 그 제도는 미비하였는데, 이때에 이르러 완전하게 정비되었다. 

[삼한과 삼조선의 뜻]
삼한이라는 말에는 '조정을 나누어 통치한다[分朝管境]'는 뜻이 있고, 삼조선은 ‘권력을 나누어 통치[分權管境]하는 제도를 둔다’는 말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 민족의 위대한 가르침[大敎]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능히 실행하는 사람이 없더니 연나라의 침략을 받은 이후로는 전화戰禍가 거듭되고 해마다 흉년이 들었으며, 또 정치와 교화를 그르쳐 국력이 더욱 쇠하였다. 

[대부여의 정신 교육 - '아홉가지 계율을 맹세하는 글’]
어느 날 구물단군께서 꿈에 천상의 상제님께 가르침[夢敎]을 받고, 정치를 크게 혁신하려 하셨다. 그리하여 명을 내려 천제의 묘정廟庭에 큰 나무를 세워 북을 매달게 하고, 삼칠일(21일)을 기약하여 나이 순서에 따라 서로 술을 마시게 하며 교화에 힘쓰시어 그 내용을 책으로 만들게 하시니, 이것이 구서지회九誓之會(아홉 가지 계율을 맹세하는 모임)이다. 모일 때마다 이 구서九誓의 글로써 백성을 교화하셨다. 

• 초배初拜를 하고 무리에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집에서 부모에게 효도하도록 힘쓸지어다. 가정에는 부모와 처자가 있으니 성심誠心과 성경誠敬을 다하여 우애 있게 지내라. 정성을 다해 제사를 받들어 네 생명의 근본 뿌리(조상과 삼신상제님)에 보답하여라. 손님을 공손히 접대하여 마을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자제를 잘 권하고 가르쳐서 영재英才로 기르도록 하여라. 이 모두 인륜 교화의 큰 조목이니, 이러한 효도와 자애로움과 순종과 예의[효자순예孝慈順禮]를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쳐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재배再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집에서 형제 사이에 우애있게 지내도록 힘쓸지어다. 형제는 부모가 나누어진 바이니 형이 좋아하는 것은 아우도 좋아하는 것이요, 아우가 싫어 하는 것은 형도 싫어하는 것이니, 어떤 일을 좋아하고 싫어함은 누구를 막론하고 같은 것이니라. 내 몸에서 시작하여 사물에 미치게 하고, 친한 사람부터 시작하여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미치게 하여야 하느니라. 이 같은 도리로써 나라 일을 미루어 헤아린다면 나라를 흥하게 할 수 있으며 천하를 미루어 살핀다면 천하를 크게 감화시킬 수 있느니라. 이러한 '우애와 화목과 어진 마음과 용서하는 도리[우목인서友睦仁恕]’를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삼배三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스승과 벗에게 믿음으로 행동하도록 힘쓸지어다. 스승과 벗이 도법道法을 세우느니라. 덕과 의를 서로 연마하고, 잘못을 서로 경계하며, 학문을 정립하고 사업을 이루는 것이 모두 스승과 벗의 힘이니라. 이러한 '믿음과 진실과 성실과 근면[신실성근信實誠動]’을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사배四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나라에 충성하도록 힘쓸지어다. 나라는 선왕께서 세우신 것이요, 오늘날 백성이 먹고사는 곳이니라. 국정을 쇄신하여 나라의 부를 증진하고 국토를 수호하며 국권을 크게 넓혀야 할 것이니라. 이렇게 나라의 힘을 굳건히 하고 역사를 빛내는 것은 모두 국가의 내일을 위함이나라. 이러한 '충성과 정의와 기개와 절개[충의기절忠義氣節]’를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오배五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세상 사람에게 공손히 대하도록 힘쓸지어다. 사람은 모두 상제님의 백성이며, 나와 더불어 똑같이 세 가지 참됨三眞(본성 · 목숨 · 정기)을 받았느니라. 하늘의 참 성품을 근본으로 하여 태어났으니, 국력이 사람에게 매여 있느니라. 윗사람이 겸손하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떠나고, 오른쪽이 불손하면 왼쪽이 이탈하느니라. 앞에서 불손하면 뒤에서 물러나고, 아랫 사람이 불손하면 윗사람이 싫어하며, 왼쪽이 불손하면 오른쪽이 떨어지고, 뒤에서 불손하면 앞에서 멀어지느니라. 이제 겸손하고 사양하며 서로 존중하고 세상 사람과 모든 일에 힘을 합하면, 밖으로 다른 나라의 업신여김을 그치게 하고 안으로 정치가 잘 이루어지게 되리라. 이러한 '겸손과 겸양과 공경과 삼감[손양공근遜讓恭謹]’을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육배六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정사政事를 분명하게 잘 알도록 힘쓸지어다. 정사는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것과 어지러워지는 것[치란治亂]의 관건이니라. 풍백이 공약(법)을 제정하고[입약立約], 우사가 정사를 베풀고[시정施政], 운사가 형벌을 집행[행형行刑]하는 것은 각자의 직권이 따로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니, 서로 월권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제 지식과 견문을 고매하게 하고 언로言路를 널리 수렴하고, 기예技藝를 연마하고 경험을 잘 쌓으면, 나라 일이 균형을 이루고 백성이 행하는 모든 일이 순조로이 펼쳐지리라. 이러한 '밝은 지혜와 탁월한 식견[명지달견明知達見]'을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칠배七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전쟁터에서 용감하도록 힘쓸지어다. 전쟁터는 나라의 존망이 결정되는 곳이니라. 나라가 없으면 임금과 아비는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가주家主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처자는 남의 노비가 되느니라. 일을 처리하고 사물을 접하는 일이 모두 우리 도道가 아님이 없고, 대대로 신교의 가르침을 자손에게 전해야 하는 것 또한 반드시 우리가 해야할 일임을 명심할지어다. 나라 없이 살고 주권 없이 살아남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라를 보존하고 죽으며 주권을 세우고 생을 마치는 것이 나으니라. 이제 분명히 나를 비우고 희생하는 기풍을 일으켜, 몸과 마음을 정숙하게 다스리고, 무리를 잘 다스리고 자신을 잘 다스려 상과 벌을 반드시 바르고 공평하게 할 것이다. 남과 내가 신의를 잘 지키면, 뭇백성이 잘 길러져서 천만 사람이 능히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용기와 담대와 강건과 의협 정신[용담무협勇膽武俠]'을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팔배八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몸가짐에 청렴하도록 힘쓸지어다. 행동이 청렴하지 않으면 양심이 저절로 어두워지고, 능히 청렴하게 행하면 너의 신명神明이 저절로 통하느니라. 사리사욕을 지나치게 좋아하면 반드시 몹쓸 병이 나고, 독선과 아집으로 자만심에 빠지면 반드시 정신이 부패하게 되느니라. 어리석게 스스로 자만에 빠지면 자신과 남을 해치게 될지라. 이러한 구습이 계속 쌓이면 깊이 빠져들어 구제할 도리가 없게 되느니라. 이러한 '청렴과 강직과 순결과 맑은 마음[염직결청廉直潔淸]’을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구배九拜를 하고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너희는 직업을 가짐에 의롭게 행하도록 힘쓸지어다. 사람이 직업을 가지면 반드시 책임이 뒤따르느니라. 만일 불의하여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잃어버린 다면, 반드시 모멸 받고 조롱거리가 되어 무너져 버리리랴. 만일 정의롭게 행하여 모든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노력하여 먹고산다는 것을 믿어 준다면, 그 누가 업신여기고 강제로 빼앗을 수 있겠느냐? 의로움이란 여러 사람의 단합된 힘이 나오는 곳[群力之所起]이고, 정도正道의 기운이 발하는[正氣之所發]이니, 이것을 줄이면 인체의 아홉 구멍에 감추어지고 늘이면 천지에 가득 차게 되느니라. 이처럼 정의롭고 보편적인 이치를 누가 감히 수행하지 않겠느냐?" 라고 하셨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옳습니다. 따르지 않는 자는 쫓아내야 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세속에서는, 순박하고 인정이 두텁고, 나라를 위한 전쟁에 임하면 용감히 나서고 사람들이 공리公利에 힘쓰고, 공적인 일을 민첩하게 하고, 공덕公德에 밝아져, 좋은 일을 서로 권장하고, 허물과 잘못을 서로 바로잡아 주는 것을 숭상하였다. 그리하여 저절로 예의 바르고, 의롭고 어질고 서로 사랑하는[禮義慈愛]풍속을 이루어 백성이 다 함께 삼신상제님께 귀의하여 교화에 젖어들게 되었다.

14. 한민족 신교의 예법

단군세기에 이르기를, "엄지손가락을 교차하고 오른손을 왼손위에 포개고 삼육대례三六大禮를 행하였다"라고 했다. 엄지를 교차한다는 말은 오른쪽 엄지로 자子를 가리키고, 왼손 엄지로 해亥를 가리키게 하고 오른 손을 포개어 태극 형상을 만드는 것이다.
 
옛날에는 꿇어앉을 때 반드시 먼저 공손히 조아리는 읍揖을 하고, 절을 할 때도 반드시 먼저 읍을 하고 꿇어앉았는데, 이것이 예의 변하지 않는[常] 원칙이었다. 

읍揖이란 말은 '모은다[聚]’ 는 뜻인데 마음을 모으고 두 손을 마주잡아 하늘을 사모하는 것이다. 
궤跪란 '순종한다[順]’는 뜻으로, 기운을 순하게 하고 무릎을 모아 땅에 감사하는 것이다. 
배拜란 '드린다[헌獻]’는 뜻이니 몸을 바치고 머리를 조아려 선령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헌獻은 혹 현現이라고도 한다. 머리가 손에 이르는 것을 배수拜手라 하고, 머리가 땅에 이르는 것을 고두叩頭라 한다. 고두는 이마를 조아리는 것이다.

15. 참전계경의 유래와 근본 정신
태고 시절의 철인 정치 


세상에서 전하기를 '참전계경'은 을파소 선생이 전했다고 한다. 선생이 일찍이 백운산에 들어가 하늘에 기도하다가 천서를 얻었는데, 이것이 참전계경이다. 태고 시절에는 철인이 윗자리에 앉아서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주관하였는데, 그 강령은 여덟 조목이었다. 그 내용은 성誠 · 신信 · 애愛 · 제濟 · 화禍 · 복福 · 보報 · 응應이다. 

• 정성[誠]이란 참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혈성血誠으로 지 키는 바이다. 여기에는 6체體 47용用의 가르침이 있다. 
• 믿음[信]이란 하늘의 이치와 반드시 부합하고 인간사를 반드시 성사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5단團 35부部의 가르침이 있다. 
• 사랑[愛]이란 자비심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이요, 어진 성품의 본질이다. 여기에는 6범範 43위圍의 가르침이 있다. 
• 구제[濟]란 덕성이 갖추어진 선행으로, 도가 널리 남에게 미치는 것이다. 여기에는 4규規 32모模의 가르침이 있다. 
• 화禍란 악이 부르는 것이다. 여기에는 6조條 42목目이 있다. 
• 복福이란 착한 일을 하여 자손이 받는 경사이다. 여기에는 6문門 45호戶가 있다. 
• 보報란 천신이 악한 사람에게는 화로써 보답하고, 착한 사람에게는 복으로써 보답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6계階 30급級이 있다. 
• 응應이란 악은 악으로써 보답을 받고, 선은 선으로써 보답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는 6과果 39형形이 있다. 

그러므로 하늘이 비록 말씀은 하지 않으시나 오르내리며 두루 보살펴 주시나니, 자신을 아는 자 창성하고 옳은 것을 구하면 반드시 열매를 맺으리라. 한결같이 참전叅佺으로써 모든 사람이 계戒를 받았다. 

배달 시대의 신교 교육 정신: 오사팔훈 

을파소가 이렇게 자신의 의견을 적었다. 
"배달 시대에 신교의 진리로 세상을 다스리던 시절에는 팔훈을 날줄로 삼고 오사를 씨줄로 삼아 교화가 크게 시행되고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만물을 구제하였으니, '참전계경'의 내용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바가 없었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이 전계佺戒로 더욱 힘써서 자신을 수양한다면, 백성을 평안하게 하는 공덕을 실현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