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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고구려국본기

고구려국본기-16

by 광명인 2024. 3. 3.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원인은 무엇일까? 모든 패망의 역사는 내우외환(內憂外患)으로 일어난다. "나라 바깥의 변화가 외환(外患)로 다가올때 그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서로 분열되는 내우(內憂)가 문제의 핵심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피상적인 문제이며, 내우외환의 문제를 좀 더 깊이 살펴보면 거기엔 더 근원적인 원인, 즉 이전부터 내부를 조금씩 썩게 해온 시스템의 한계와 더불어 시스템을 무너뜨리려 열망하는 매우 강한 원한(怨恨)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고구려가 멸망한 것은 668년 9월26일. 이보다 4년 전인 664년에 대막리지 연개소문(淵蓋蘇文)이 세상을 떠났다. 연개소문은 당나라 사람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고 고구려 사람들에겐 불세출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그의 세 아들은 골육상쟁에 휘말리게 된다. 연개소문의 뒤를 이어 장남인 남생이 대막리지에 올랐으나, 남생이 지방을 순시하는 사이 남건이 소인배의 이간질에 넘어가 버린 것이었다. 남건은 남생의 아들을 죽이고 자신이 대막리지가 됐다. 이에 격분한 남생은 이성을 잃고 당에 투항해 칼날을 고구려로 겨누게 된다.

보장왕 25년(666) 12월 당이 제3차 고구려원정군을 일으키자 반역자 남생은 당나라 군대의 앞잡이가 되었다. 당 고종은 이듬해 7월 신라에 칙령을 보내 고구려를 칠 군사를 보내도록 명했다. 신라의 문무왕과 김유신은 20만 군사를 이끌고 출전했다. 백제에 이어 고구려 정벌을 위한 나당연합군이 다시 발진한 것이었다.

668년 7월부터 100만 대군에게 포위된 평양성은 완전히 고립된 채 한 달을 버텼다. 조정은 주전파와 주화파로 나뉘어 내분을 벌였다. 주전파 수장은 남건, 주화파 수장은 남산. 남산이 주화파를 이끌고 항복했으나 남건은 끝까지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고구려의 국운은 이미 다한 상태였다. 9월26일 새벽, 반역자들이 내통해 성문을 열자 나당연합군이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갔다. 성안 곳곳에서 난전이 벌어졌으나 그날 평양성은 함락되고 900년 역사의 고구려는 그렇게 멸망하고 말았다.

고구려 멸망의 원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해 볼 수 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이간질에 의한 남생과 남건의 권력투쟁이며, 또한 남건과 그를 따르는 세력에 대한 '남생의 개인적 원한'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백제 패망의 근원적인 원인도 자신의 딸과 사위를 죽인 백제에 대한 '김춘추의 지독한 원한'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원한도 결코 원인 없이 우연히 생긴 건 아니다. 모든 것은 시운을 따라 인과의 작용으로 돌아가므로 그들의 원한도 당연히 이전의 악업들과 연결되어 형성된 것이다.

고구려 입장에서는 비록 전쟁터에서 피할수 없는 살육이었지만, 고수전쟁과 고당전쟁에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서토의 병사들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안시성에서 눈알이 빠지며 치욕적인 패배를 경험한 당태종과 그를 보필했던 부하들의 사무친 원한, 또한 신라와 백제간의 치열한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어간 수많은 이름모를 병사들의 원한, 선천 상극의 세상에서는 이러한 원한의 부정적 에너지들이 거대하게 축적이 되어 하나의 커다란 재앙적 사건으로 터져나오는 것이다. 


모든 재앙의 뒷면엔 원한의 에너지가 깔려있다. 이제 3년을 넘어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현재 6개월째 접어드는 이스라엘-하마스 중동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며, 얼마나 많은 원한의 에너지들이 축적이 되고 있는가? 이렇게 멈출줄 모르는 원한의 파괴적 에너지는 어디에서 온 것이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재앙의 참극을 불러올 것인가? 우리는 역사를 통해 그들의 원한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각자의 정보력을 활용해 전쟁의 추이를 분석을 하지만, 이 전쟁은 종말을 보기전까지는 결코 멈출수 없는 깊은 원한의 수렁속으로 이미 빠져든 것 같다.

한중일 동북아의 근·현대사만 봐도 엄청나게 많은 원한의 응어리들이 뭉쳐져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올 갑진년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74주년 차이다. 75주년엔 뭔가 정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듯해 보인다. 지금의 시대정신이 보여주는 국제적 시운과 원한의 인과론적 차원을 고려해서 살펴 본다면, 동북아와 한반도에 드리우는 전운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이미 예정된 시나리오이며, 그 시기 또한 많이 가까운 듯 하다. 동북아에 전운이 돌고 북한과의 갈등은 점점 고조되는데, 대한민국의 내부적 분열 양상은 점점 더 극대화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 대다수가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국가의 중심과 국가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해 줄 국혼이나 가치를 잃어버린지도 오래다. 이렇게 완벽히 망국의 조건이 갖추어진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은 과연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 극즉반,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깝다는 말이 희망일 것이다.  

16. 고조선 땅 회복을 위한 외교 정책

연개소문은 국방에도 힘써 당나라가 강성해지는 것에 대비하였다. 먼저 백제 상좌평上佐平*과 양국이 병존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웠다. 또 신라 사신 김춘추를 청하여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하고 이렇게 말했다.

"당나라 사람들은 도의에 어긋나고 불순하여 짐승에 가깝소. 그 대에게 청하노니, 모름지기 사사로운 원한은 잊어버리고 이제부터 핏줄이 같은 우리 삼국 겨레가 힘을 모아 곧장 장안을 무찌른다면, 당나라 괴수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오. 승리한 후에는 우리 옛 영토에 연합 정권을 세워 함께 인의仁義로 다스리고, 서로 침략하지 않기로 약속하여 그것을 영구히 지켜나갈 계책으로 삼는 것이 어떠하겠소?" 이렇게 두 번, 세 번 권유하였으나, 김춘추가 끝내 듣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백제의 상좌평上佐平: 성충成忠(?~656)을 말함. 좌평은 백제의 16관등 중 제1품 관직, 고대 일본의 중앙 가문 호족인 후지와라 가문의 전기傳記인 등원가전의 '등원겸족전藤原鎌足傳' 13년 조에서 "듣건대 당唐에는 위징이 있고, 고구려에는 연개소문이 있고, 백제에는 선중善仲이 있고, 신라에는 김유신이 있어서 각기 일방一方을 지키고 이름이 만 리에 떨친다. 이들은 모두 이 땅의 준걸한 인물들로 지략이 과인한 사람이다[大唐有魏徵, 高麗有蓋金, 百濟有善仲, 新羅有鴆淳, 各守一方, 名振万里, 此皆當常土俊傑, 智略過人]"라고 했는데, 여기서 백제의 선중은 곧 성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신채호, 조선상고사 하. 447쪽). 

*삼국이 연합하여 당나라를 정벌한 뒤에, 배달· 단군 조선 때의 중국 본토 내 조선족의 본고장이요 본래 우리 땅이던 황하· 양자강 중류 이동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연합 정권을 세워 함께 다스려 나가자는 뜻이다.

출처: 안경전 환단고기 역주본


김춘추와 당태종의 밀약: 김춘추가 연개소문의 제안을 듣지 아니한 것은 자기 딸과 사위가 대야성 전투에서 백제군에게 살해 되어 백제에 대한 원한이 너무도 깊었기 때문이다. 김춘추는 백제를 물리칠 힘이 없어서, 스스로 사신이 되어 고구려에 원병을 요청하러 왔다. 이때 연개소문이 동족 상쟁을 그만두고 공동의 적인 당나라에 대항하여 함께 당을 쳐부수고 그 영토를 나누어 다스리자는 제안을 하자, 김춘추는 개인적인 원한과 당에 대한 사대주의에 사로잡혀 끝내 듣지 않고 다시 당나라로 건너가 원병을 요청하였다. 이때 당 태종 이세민과 김춘추 사이에 망국적인 밀약이 이루어졌다. 

참조 영상: KBS 전주: 백제를 멸하리라- 김춘추의 지독한 복수

참고영상: 한국전쟁도 예외 아니다?

"전쟁이 안나면 진짜 좋겠지만 만약에라도 나게 되면 준비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은 많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목숨과 관련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도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자기 일에 열중하되 최소한의 대비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요."


원한의 문제해원의 중요성에 대해 증산도 도전 4편 16장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1 이제 예로부터 쌓여 온 원(寃)을 풀어 그로부터 생긴 모든 불상사를 소멸하여야 영원한 화평을 이루리로다.
선천에는 상극의 이치가 인간 사물을 맡았으므로 모든 인사가 도의(道義)에 어그러져서
원한이 맺히고 쌓여 삼계에 넘치매 마침내 살기(殺氣)가 터져 나와 세상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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