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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우주론

이신사(理神事)의 법칙

by 광명인 2023. 10. 5.

[이신사(理神事)의 법칙이란 우주 대자연의 모든 진리현상을 파악하는 매우 압축적이며 강력한 진리의 기본 틀로서, 증산도에 의해 제시된 진리를 바라보는 세 가지의 눈을 말합니다. 증산도 도전(2:72:2~3)을 보면, "천하의 모든 사물은 하늘의 명(命)이 있으므로 신도(神道)에서 신명이 먼저 짓나니 그 기운을 받아 사람이 비로소 행하게 되느니라."는 상제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세상 만사 모든 창조와 변화의 과정이란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동양의 우주론인 천지 대자연 변화의 이법理法을 바탕으로, 신도에서 신명神明이 먼저 선행 작용을 하고, 그 기운이나 영감을 받아 인간人間이 신도에서 선행된 그 사건을 현실에서 실현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이법인 건축공학을 바탕으로 건축 설계사에 의해 정신적으로 설계된 설계도가 현장의 건축 기술자들에 의해 실제 건축물로 구현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죠. 이 세상 모든 창조적 발명품과 주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사실은 이와 같은 과정에 따라, 즉 인과론과 변화의 이법을 바탕으로 정신계에서 신명이 먼저 선행을 하고 그것이 물질계에서 실제로 사람에 의해 구현되는 것입니다. 증산도의 개벽진리와 천지공사는 이신사법칙의 끝판왕입니다.]

모든 과학기술문명은 물리학의 법칙을 바탕으로 개발자의 창의력에 의해 설계된 대로 개발된 것이다.
설계도와 건축물의 관계처럼 언제나 정신적 창조가 물질적 작업을 선행해서 현실화되는 것이다.

동서양의 종교철학과학에서 추구해 온 진리의 바탕을 이理신神사事, 세 글자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신사(理神事)(천지만물을 주재하여 다스리시는) 상제님이 천지 대자연과 이 세계를 통치하시는 바탕이요 이 우주(가 흘러가는 섭리, 즉 대자연)도道를 깨닫는 가장 근본이 되는 법칙입니다. 

현실 세계의 가장 밑뿌리를 이루는 진리의 바탕은 우주의 이법理法, '리理'입니다. 우주에는 하늘과 땅과 인간과 만물이 태어나 살아가는 이법이 있습니다. 즉 우주 변화원리, 우주 창조 원리가 있습니다. 그 핵심이 바로 상제님께서 밝혀 주신 우주 1년의 이치입니다. 우주 1년의 변화 이치에 따라 현실 세계가 열려 굴러갑니다. 

그런데 이 우주의 이법만으로는 인간 세상의 온갖 사연과 사건들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우주의 이법을 현실 세계에 매개하는 신神의 손길이 있어야 합니다. 신神이 개입함으로써 비로서 인간 현실 역사에 크고 작은 사건이 전개됩니다. 이법理法신도神道가 바로 진리의 두 얼굴입니다. 우주의 이법이 있고, 신도가 그 이치와 하나로 어우러짐으로써 하늘 땅, 인간과 만물 생명이 생겨나고 변화합니다. 이것이 바로 이신사理神事의 법칙입니다. 

상제님과 동시대에 태어난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헤드 A. N. Whitehead(1861~1947)는 현실 세계를 끊임없는 생성과 변화의 과정(항상 변화해 가는 동양의 도道와 같은 개념)으로 파악하였습니다. 그는 천지 만물이 생성하고 변화하는 데 기반이 되는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고 말합니다. '신(God)', '영원한 객체(eternal object, )', '창조성(creativity, )'이 그것입니다. 

대자연의 가슴속에는 신비로운 객체, 영원히 살아 있는 추상들이 있습니다. 사물을 이루는 객관적인 무형의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화이트헤드는 이 요소를 '영원한 객체'라 이름했는데, 이것은 우주 창조의 이법인 '이理'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원한 객체와 짝이 되어 만유 생명의 근원으로 작용하는 기본 요소가 바로 '창조성'입니다. 현실계의 모든 사건은 과거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새로움의 원리로 매 순간 창조를 일으키도록 하는 숨은 생명력(창조성)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 창조성은 동양의 기氣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이 우주에는 영원히 살아 있는 추상들(영원한 객체)창조성이 음양의 관계로 꽉 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원한 객체'와 '창조성이 음양 짝으로 발동하여 현실 세계를 구성하려면 양자를 매개하는 손길이 작용해야 합니다. 그 신비로운 주체적인 손길이 바로 '신神'입니다. 화이트헤드는 '신이 세 가지 속성(원초적, 결과적, 초월적 본성)'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말한 신은 기독교의 유일 창조신과 다릅니다.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이 아니라 온 세계와 함께 경험하며 대화하고 늘 참여하는 부드러운 창조의 손길입니다. 이 신의 손길에 따라 우주 만물의 '현실적 존재(actual entity)'가 생성되고 변화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화이트헤드는 '창조적 전진(creative advance)'이라 표현하였습니다. [참조: 화이트 헤드의 과정철학]

화이트헤드가 밝혀 주는 신의 창조 손길에 대한 실제 내용을 정리해 보면, 증산도에서 말하는 '이-신-사'의 원리, 즉 우주 만물 생성의 법칙에 부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우주 질서의 기본 원리인 이법理法이 있고, 여기에 신神이 생명창조의 근원적 요소인 기氣를 매개함으로써 현실 세계가 이루어지고 변화해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의 봄, 여름철이 지나 우주의 가을 시간이 임박하면 천지의 원주인이신 상제님께서 우주의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인간의 현실 역사 속으로 직접 들어 오십니다. 그리하여 동서 인류 문화의 진액을 거두시고 천지 자연과 인간 역사의 새 질서를 열어주심으로써 인간이 선천의 상극 운수를 종결하고 후천 가을 우주의 상생과 조화의 통일 운수를 열어 나가게 됩니다. 상제님께서는 우주 자연과 인간을 다 함께 성공(완성)시키시고 비로소 구원을 매듭지으십니다. 이에 대해 일찍이 프랑스의 의사인 영능력자 노스트라다무스는 '위대하시고 영원한 하느님은 변혁(revolution)을 완수하기 위하여 오실 것이고, 하느님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으로 오시어 전하신 구원의 위대한 소식을 이신사(理神事)의 우주 법칙으로 밝힌 진리가 바로 후천의 추수 진리인 증산도입니다. 상제님의 구원 섭리는 대우주의 '자연 정신'속에 그대로 깃들어 있습니다. 

-출처: 증산도의 진리 269~271 페이지-

사실 환단고기를 역주하신 증산도 안경전 종도사님께서 이신사(理神事)의 법칙을 정리하셨는데, 그는 "대우주가 존재하는 근본 이치가 있다. 그런데 우주의 이법(理法)이 직접 현실로 드러나 역사가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신도(神道)가 개입한다. 천지의 이법(理法)에 신도(神道)가 개입해서, 즉 이법과 신도가 음양 짝이 되어 어떤 사건으로 일어나는 것이 현실 역사다. 다시 말하면 신명(神明) 세계에서 대자연의 이법을 다스리면서 현실의 인간 역사(事)가 펼쳐지는 것이다. 이신사(理神事)의 진리 구성 원리, 진리의 삼박자다."

"화이트 헤드가 말한 신(神)의 원초적 본성은 증산도 진리로 보면 '이신사의 원리'로 볼 수 있다. 이 세상의 크고 작은 모든 역사적 사실이나 사건은 신(神)이 먼저 짓고, 인간이 그 신(神)의 명을 받아 인사(人事)로 열어나간다. 우주의 법칙(理法)이 선재(先在)하고, 신도(神道)가 있고, 그 다음에 변화의 마무리 과정으로 현실 사건, 크게 보면 역사가 있다. 이법과 신도와 역사, 바로 이신사(理神事)다. 그 가운데 이법을 파고드는 사람들이 과학자, 철학자이고, 신도(神道)를 파고드는 사람들이 구도자, 종교인이고, 인사(人事)를 다루는 게 역사학자요 우리 증산도다. 

그러나 사실 증산도는 이신사(理神事)를 통괄한다. 이신사를 인식하는 것이 곧 나의 심법이다, 그래서 이신사 원리로 보면 신도(神道)의 기능은 만물의 생성 변화에 근원이 되는 이법의 틀을 잡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만약 신(神)이  없다면, 대자연 속에 깃들어 있는 영원 객체의 요소들이 자연 질서의 틀로 구성될 수 없다. 신(神)은 현실 세계와 직접 관계를 맺는다. 즉 신(神)이 모든 현실 세계에 개입해서 구체적인 변화가 일어나도록 해준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理는 우주 대자연이 둥글어가는 섭리, 곧 우주의 순환법칙을 말합니다. 동양 우주론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우주 1년, 선후천 개벽관 등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대자연의 변화질서이며, 누구나 들으면 쉽게 이해하고 알아차릴 수 있는 객관적이고 당연한 내용들입니다. 증산도에서는 이 우주 공간에 살고 있는 모든 것을 수용하는 거대한 우주 변화의 근본법칙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상제님께서 일러주신 생장염장生長斂藏(도전 2:20)입니다. 우주 1년 이야기는 우주의 봄여름과 가을겨울, 선천과 후천 129,600년을 한 주기로 인간농사를 짓는 거시적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알면 우주의 창조 순환법칙, 역사의 태동과 발전 과정, 그 속에 순환하고 있는 천지와 만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삶의 궁극의 목적에 대해서 그 근본을 깨치게 됩니다.

은 하늘과 땅, 인간세계의 근원 및 본질이 되는 신도神道 세계를 말합니다.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神)이니...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라는 도전 4편 62장의 말씀처럼 신神은 진리의 또 다른 얼굴이고 진리의 속눈이며 진리의 중심 박자인 영적 세계를 지칭합니다. 이 대우주의 모든 현상과 인류 역사에는 반드시 신이 개입을 하며, 천지 안의 모든 신도세계를 주재하시는 존재가 바로 대우주의 하느님이신 '상제님'입니다. 이법은 합리적으로 깨치는 이성적인 것이지만, 신도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영역이므로 직관과 체험을 통해서 영적인 눈으로 봐야 하는 세계입니다. 그러므로 신도를 바르게 이해하려면 진리를 들을 줄 알고 온몸으로 느낄 줄 알고 영적으로 볼 줄 아는 '순수 감성'이 살아 있어야 하고, 몸속에 있는 정기精氣를 순환하고 명화明化시켜서 신의 밝은 영성을 깨워 열어야 합니다.

사事는 이법과 신도의 작용으로 펼쳐지는 인류역사의 모든 실제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합리적인 이법과 초월적인 신도세계가 합해져 구성되는 진리의 기본 틀을 바탕으로, 인간이 천지의 이법과 천상 신도의 꿈을 이뤄나가는 총체적인 역사과정을 가리켜 '인사人事', 줄여서 '사事'라고 합니다. 따라서 인사는 진리의 열매, 진리의 현실적인 참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나간 인류역사의 모든 삶의 과정이 다 여기에 축적돼 있으므로 인사는 이법이나 신도보다도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간 역사를 아는 것은 가장 거대한 인류 지혜의 보고를 여는 일이므로, 역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성숙된 의식과 문명발전의 대세를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