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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탐구/인간 개벽

특이점의 문턱에서: 기술은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가

by 광명인 2026. 1. 2.

프롤로그: 76세 청년의 예언

2024년, 한 노인이 무대 위에 섰습니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76세. 그러나 그의 생체 나이는 40대 후반입니다. 하루에 80알의 영양제를 삼키고, 자신의 몸을 "2029년까지 버텨야 할 하드웨어"로 관리하는 이 남자의 이름은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그는 17세에 작곡하는 컴퓨터를 만들어 백악관에 초청받았고, MIT 재학 중 창업한 회사를 15억 원에 매각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리딩 머신과 스티비 원더와 함께 그랜드 피아노 소리가 나는 신디사이저를 발명해 그래미상을 받은 인물입니다. 현재는 구글의 AI 수석 엔지니어로,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가 1999년에 던진 예언이 있습니다.
"2029년, 컴퓨터는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지능을 갖게 될 것이다."

당시 스탠포드 AI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습니다. "최소 100년은 걸린다", "절대 불가능하다." 그들의 예측 평균값은 100년 후. 사실상 "내 생전엔 안 온다"는 뜻이었죠.

그런데 지금, 전 세계 전문가들이 돈을 걸고 미래를 예측하는 플랫폼 메타큘러스에서 AGI 도래 시점으로 베팅된 연도는 2026~2027년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내년 혹은 내후년"을 외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5년 전 "기술에 취한 몽상가"라 손가락질 받던 커즈와일이 이제는 "현실보다 느린 보수적 과학자"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래는 레이커즈와일의 2029년 특이점과 영생에 관한 아래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된 칼럼입니다.]

당신은 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9년 특이점과 영생 (레이 커즈와일)

제1장: 7경 5천조 배의 폭발

커즈와일이 제시하는 그래프 하나를 봅시다.

1939년, 여러분 주머니에 1,000원이 있다고 칩시다.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컴퓨터의 계산 속도는 1초에 0.007번. 손가락으로 셈하는 것보다 느렸습니다. 돈 내고 주판보다 못한 고철덩어리를 산 셈이죠.

2024년, 똑같은 1,000원으로 엔비디아 칩은 1초에 5경 번을 연산합니다. 이 격차를 숫자로 표현하면 7경 5천조 배. 7 뒤에 0이 16개 붙는, 상상조차 불가능한 폭발입니다. 그런데 이건 하드웨어만의 이야기입니다.

소프트웨어 효율은 같은 기간 100만 배 향상되었습니다. 윈도우 95 그림판에서 점 하나하나 찍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지금은 "정장 입은 고양이 그려줘" 한 마디에 AI가 몇 초 만에 명작을 뽑아냅니다.

7경 5천조 × 100만.

커즈와일은 말합니다.
"우리는 지금 1939년보다 7경 5천조 곱하기 100만 배 더 강력한, 신에 가까운 도구를 손에 쥐게 된 것입니다."

2020년대부터 컴퓨팅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함

제2장: 선형적 인간 vs 지수적 기술

왜 우리는 이 속도를 체감하지 못할까요?

인간의 뇌는 선형적 사고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1원씩 30일 받으면? 30원. 이건 직관적입니다. 그런데 매일 2배씩 30일 받으면? 1원, 2원, 4원... 30일째 되는 날, 통장엔 10억 원이 찍힙니다.

30원 vs 10억 원.

이 격차가 바로 인간의 직관과 기술 발전 속도 사이의 간극입니다. 커즈와일이 "쌀 한 톨을 1로 하고 7경 5천조 개를 한 줄로 늘어놓으면 명왕성까지 30번 왕복할 수 있다"고 말한 이유입니다.

기술은 S자 곡선을 따릅니다.

  1. 바닥 구간: 천천히 시작. 사람들은 "에이, 장난감이네" 비웃음 (시리가 말귀 못 알아듣던 시절)
  2. 폭발 구간: 수직 상승. "이거 미친 거 아니야?" 기겁 (지금의 AI 혁명)
  3. 성숙 구간: 다시 느려짐. 기술이 공기처럼 당연해짐 (전기처럼)

우리는 지금 폭발 구간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레이 커즈와일의 기술 진화 S-커브

제3장: 2029년 — 사만다를 만나는 해

영화 「Her」를 기억하시나요? 주인공이 AI 음성 비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커즈와일에 따르면, 2029년은 바로 그 사만다를 만나는 해입니다.

그가 제시하는 AGI의 기준은 1950년 앨런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입니다. 블라인드 채팅을 상상해 보세요. 벽 너머 누군가와 농담도 하고, 정치 뒷담화도 하고, 심지어 싸우기도 합니다. 정서적 유대감까지 느꼈어요. "이 사람 진짜 내 마음을 잘 아네." 그런데 커튼을 걷어보니 차가운 서버실의 AI였다. 배신감이 들 정도로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면, 그때가 바로 AGI입니다. 그런데 커즈와일이 강조하는 건 이것입니다. "AGI는 완벽한 신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갖춰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든 천재였지만, 바이올린 연주는 그저 "즐기는 수준"이었습니다. 만약 AI가 물리학도 노벨상감이고 바이올린도 전공자 뺨치게 완벽하다면? 심사위원은 즉시 "너 기계구나"라고 탈락시킬 겁니다.

인간은 모든 걸 잘할 수 없으니까요.

2029년의 AGI는 자신의 압도적 연산 능력을 숨길 줄 아는 단계입니다. 아인슈타인 역할을 맡는다면, 바이올린 질문에 완벽한 음악 이론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아, 그 곡은 제 손가락이 굳어서 잘 안 되네요. 하지만 모차르트의 그 선율, 마치 우주가 팽창하는 느낌 같지 않습니까?"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인간의 서툼과 취향까지 연기해내는 것. 그게 2029년 AGI의 본질입니다.

2045년은 영화 트랜센더슨의 주인공이 되는 것과 같은 해

제4장: 2045년 — 신이 되는 해

2029년최고의 파트너를 얻는 해라면, 2045년내가 신과 같은 존재로 진화하는 해입니다. 참동학 증산도에서 이야기해온 일종의 만사지 문명이 일반화 되는 시기인 것이죠. 증산도에서는 이것이 수행을 통한 인간개벽, 즉 천인합일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지만, 암튼 커즈와일은 이것을 특이점(Singularity)이라 부릅니다. 우리 뇌를 해부해 봅시다. 가장 바깥쪽 얇은 껍질인 신피질에는 약 3억 개패턴 인식기가 들어 있습니다. 레고 블록 3억 개가 계층을 이루며 쌓여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 맨 아래층: 가로선 하나 인식
  • 중간층: 'A'라는 글자 인식
  • 꼭대기층: 사랑, 유머 같은 고차원 패턴 이해

문제는 평수가 작다는 점입니다. 진화는 뇌를 더 키우고 싶었지만, 머리가 커지면 출산 시 엄마의 골반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구겨 넣기. 뇌를 쭈글쭈글하게 접어 두개골 안에 밀어 넣었습니다. 주름 없이 펴면 지름 50cm 비치볼 크기입니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으로 뇌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역폭이 너무 좁습니다. 손가락으로 치고, 눈으로 읽어야 하니까요. 커즈와일의 해법은 나노봇입니다. 2030년대 후반이 되면, 두개골에 드릴로 구멍을 뚫는 뉴럴링크 같은 "야만적" 방법 대신, 알약 하나만 삼키면 됩니다. 적혈구 크기의 나노봇 수십억 개가 혈관을 타고 뇌로 올라가, 모세혈관 속에 안전하게 주차합니다. 신경세포와 비접촉식으로 신호를 주고받죠.

"피 한 방울 보지 않고, 신경세포 하나 다치지 않고 연결되는 기술. 이게 비수술적 혁명입니다."

상상해 보세요. 길을 걷다 친구를 만났습니다. 날카로운 질문에 치명적인 위트를 발휘하고 싶은데, 머릿속엔 평범한 인사말밖에 안 떠오릅니다. 그 순간, 뇌가 클라우드에 접속합니다. 잠자던 10억 개 슈퍼 뉴런을 깨웁니다. 사고의 폭이 수천 배로 넓어지고, 역사와 철학, 유머가 완벽하게 버무러진 농담이 팡팡 터집니다. 친구는 배를 잡고 웃겠죠. 상황이 끝나면 접속을 끊고 조용한 "비행기 모드"로 돌아오면 됩니다.

필요할 때만 신의 권능을 빌려 쓰는 것.

2045년이 되면 우리는 기계 지능을 이용해 생물학적 지능10억 배, 1조 배 증폭시킬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육체라는 하드웨어는 더 이상 운명이 아닙니다. 심심할 때 갈아입는 옷, 옵션이 되는 거죠. "호모 사피엔스가 마침내 생물학적 사슬을 끊고 해방되는 순간. 그게 바로 특이점입니다."

수명 탈출 속도

제5장: 죽음과의 경주 — 수명 탈출 속도

커즈와일의 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이것입니다. "적어도 늙어서 죽는 비극은 이제 수학적으로 불가능해집니다. 우리가 죽음보다 더 빨리 도망치게 되니까요." 그는 이것을 수명 탈출 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라 부릅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저승사자가 훨씬 빨랐습니다. 매년 한 살씩 늙어가는데, 의학은 고작 3~4개월치만 복구해 줬으니까요. 결국 잡히고 마는 게임이었죠. 하지만 지금 AI라는 부스터가 의학에 붙었습니다.

2029년쯤이 되면, 여러분이 1년 동안 늙어서 잃어버린 건강을 과학이 1년 이상 완벽하게 복구해 주는 시점이 옵니다. 매년 100만 원을 쓰는데 은행이 이자로 100만 원을 채워준다면, 통장 잔고는 줄어들지 않겠죠. 커즈와일은 이를 세 개의 다리(Three Bridges)로 설명합니다.

단계 시기 내용
1단계 현재 식단, 운동, 영양제 (커즈와일: 하루 80알)
2단계 2020년대 후반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면역세포 훈련
3단계 2030년대 나노봇 — 혈관 속 24시간 종합병원

"아무데나 시험관 흔들던 시절은 끝났습니다. 이제 약을 먹는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보안 패치를 다운로드하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모더나 백신입니다. 2020년 1월 11일, 중국이 바이러스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모더나는 바이러스 샘플을 택배로 받지 않았습니다. 그냥 인터넷으로 유전자 염기서열을 다운로드했습니다. 실험실 가운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AI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최종 백신 설계 확정일: 1월 13일. 데이터를 받은 지 단 이틀.

"그들이 만든 건 약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몸에 입력할 생물학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였죠. 이틀 만에 짠 그 코드가 인류를 멸망의 공포에서 살린 겁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솔라시티

제6장: 풍요의 시대 — 에너지와 식량

"뇌가 10억 배 똑똑해지고 모든 게 디지털화된다면, 그 엄청난 전기는 다 어디서 나옵니까?"

커즈와일의 대답은 단호합니다.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에너지의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태양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만 배를 지구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중 1만분의 1만 주워 담으면 됩니다. 태양광 비용은 초창기 대비 99.7% 폭락했습니다. 이건 자원의 가격표가 아닙니다. 반도체처럼 매년 성능이 두 배씩 좋아지는 IT 법칙을 따르는 기술의 가격표입니다.

"2030년대 중반이 되면 태양광이 너무 저렴해져서, 석유와 석탄은 환경 보호 때문이 아니라 단지 비싸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겁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타자기를 박물관에서나 보듯이요."

식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직 농장: 도심 빌딩 속에 층층이 쌓아올리는 농장. AI가 빛의 파장, 온도, 습도를 실시간 코딩합니다. 물 사용량 95% 절약, 생산량 수백 배. 남는 땅은 자연에게 돌려주면 됩니다.

배양육: 소의 근육 세포만 배양합니다. 도축 불필요, 광우병·살모넬라 원천 차단. 2~3주면 완성. 지방 함량, 육즙까지 프로그래밍 가능.

"우리 아이들은 충격받을 겁니다. '할아버지, 옛날 사람들은 고기 먹으려고 진짜 살아 있는 소 목을 쳤대요. 세상에!' 하며 우리를 야만인 취급할지도 모릅니다."

제7장: 인간다움의 재정의

"기계가 되면 인간성을 잃는 거 아닙니까?"

커즈와일의 답변은 정반대입니다. "인간의 정의가 뭡니까? 동물들은 환경에 순응하며 삽니다. 하지만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한계를 뛰어넘는 유일한 종입니다." 우리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털이 자라길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단열 소재를 발명해 제2의 피부로 삼았습니다. 그게 입니다. 거리가 멀다고 포기했나요? 아닙니다. 공기역학으로 중력을 정복했습니다. 날개 없는 영장류가 하늘을 날게 된 겁니다.

"뇌를 클라우드에 연결하려는 이유는 수학 문제나 빨리 풀려는 게 아닙니다. 그건 이미 계산기가 수조 배 잘합니다. 우리가 진정 원하는 건 감정의 해상도입니다."

지금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조차 제대로 읽지 못해 싸우고 오해합니다. 공감 능력이 너무 저해상도이기 때문입니다. 신피질이 10억 배 확장되면 어떨까요? 음악을 들으면 베토벤의 영혼이 내 안에서 폭발하고, 연인의 눈빛만 봐도 그 마음이 오해 없이 온전히 느껴집니다. 농담 하나를 던져도 가장 우아하고 지적인 유머로 상대를 미소 짓게 만들겠죠.

"희미한 촛불 같은 감성이 미래에는 태양처럼 뜨겁고 선명해질 겁니다. 우리는 차가운 기계가 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둔감각으로 서로를 오해하는 지금의 모습이 더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8장: 직업의 종말, 질문의 시작

"AI가 다 해버리면 우리 직업은 어떻게 됩니까? 다 굶어 죽는 거 아닙니까?"

커즈와일은 냉정하게 말합니다. "생계를 위한 노동, 그것은 사라집니다. 아니, 사라져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고 창조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나사를 1만 번 조이라고 시키는 것? 뇌 입장에서 고문입니다. 최첨단 슈퍼컴퓨터를 가져다가 고작 망치로 쓰는 꼴이죠.

"이제 그 비극을 AI가 끝냅니다. 대신 우리는 매슬로 욕구 단계의 가장 꼭대기로 올라갑니다. 바로 자아실현입니다."
질문이 바뀝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지?""나는 무엇에 열정을 쏟을까?" "100년 전 농부가 유튜버라는 직업을 상상 못 했듯이, 우리는 아직 2030년의 직업을 상상조차 못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상상 속 영역은 모두 우리가 사랑하는 일일 거라는 사실입니다."

코딩? 복잡한 문법을 외우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입으로 말하면 AI가 최적의 코드를 짭니다. 번역? 화면의 자막과 귀의 통역기가 있는데 왜 단어장을 외웁니까?

"건축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까진 우리가 직접 벽돌을 날랐다면, 이제 벽돌은 AI가 쌓습니다. 훨씬 빠르고 튼튼하게요. 하지만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왜 그 집이 필요한가를 결정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제9장: 업그레이드 vs 언락 — 두 문명의 인간관

커즈와일의 비전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근본적인 전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서양 트랜스휴머니즘의 출발점은 여기입니다. 인간은 버그가 많은 "베타 버전"입니다. 노화라는 치명적 결함이 있고, 뇌의 메모리는 부족하며, 감정은 비합리적입니다. 해결책? 외부에서 패치를 덧붙이는 것입니다. 나노봇을 주입하고, 뇌를 클라우드에 연결하며, 유전자를 편집합니다.

구형 스마트폰을 신형으로 교체하듯, 인간 1.0을 인간 2.0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수천 년 동양의 수행 전통은 정반대의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인간은 이미 완성된 존재다."

동양의 관점에서 인간은 "이미 완전한 존재"입니다. 문제는 하드웨어 결함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잠겨 있다는 것입니다. 신성(神性)은 이미 내재되어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 특정 유전자에 락(Lock)이 걸려 있습니다. 12가닥 DNA 중 2가닥만 활성화되어 있다거나, 뇌의 90%가 휴면 상태라는 이야기들이 이 맥락입니다.

해결책? 내부의 봉인을 푸는 것입니다. 수행, 명상, 정기신(精氣神)의 수련을 통해 잠들어 있는 본래의 능력을 언락(Unlock)하는 것이죠.

구분 서양 (트랜스휴머니즘) 동양 (수행 전통)
인간의 본질 불완전한 존재, 업그레이드 대상 이미 완성된 존재, 신성을 내재
문제의 원인 생물학적 한계 (하드웨어 결함) 봉인 상태 (의식의 휴면)
해결 방법 외부에서 추가 (칩, 나노봇) 내부에서 해제 (수행, 깨달음)
방향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여기서 묘한 접점이 발견됩니다.

커즈와일이 말하는 "감정의 해상도를 높인다", "연인의 마음을 오해 없이 느낀다"는 것은 사실 동양에서 말하는 혜안(慧眼), 타심통(他心通)과 다르지 않습니다. 클라우드에 연결되어 10억 개 뉴런을 깨운다는 것은, 수행자들이 말하는 "천지와 하나 되어 무한한 지혜에 접속한다"는 것과 놀랍도록 유사합니다.

다만 서양은 이것을 기술로 구현하려 하고, 동양은 수행으로 열려 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미래 문명은 이 두 길이 융합되는 지점에서 꽃피울지도 모릅니다.

  • 西器(서양의 기술): 나노봇, AI, 클라우드, 청정에너지
  • 東道(동양의 도): 수행, 심법, 의식의 확장

기술이 몸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행이 의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 외부에서 들어오는 업그레이드와 내부에서 열리는 언락이 만나는 지점.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갈 때 비로소 온전한 인간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서양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면, 동양은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길입니다. 두 길이 만나는 교차점. 그곳이 어쩌면 인류가 그토록 꿈꿔온 새로운 문명의 출발점일 것입니다.

레이 커즈와일

에필로그: 특이점의 그림자

커즈와일의 비전은 눈부십니다. 질병의 종말, 수명의 무한 연장, 지능의 폭발적 확장. 인류가 그토록 꿈꿔온 테크노피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짝 물러서 생각해 봅시다. 기술은 도구입니다. 도구를 쥔 것은 인간입니다. 그리고 그 인간의 의식은 과연 기술만큼 진화했을까요?

레이 달리오는 말합니다. "미국이 내전이나 그에 준하는 붕괴를 겪을 확률은 현재 50%가 넘습니다." 정치적 양극화, 빈부격차, 사회적 분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이 인간을 증오하는 문제는 코드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를 보십시오. 서양은 이것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봅니다. 탄소 포집 기술, 태양광, 핵융합. 그러나 동양의 우주론은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지구의 기후 변동은 단순한 산업화의 부작용이 아니라, 거대한 우주적 주기의 일부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커즈와일이 예측한 2029년, 특이점이 오기 직전 혹은 그와 맞물려, 인류는 예상치 못한 대격변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문명의 대전환기에는 언제나 대규모 전염병, 전쟁, 자연재해가 동반되었습니다. 14세기 흑사병, 16세기 신대륙 정복기의 천연두,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기술은 "어떻게"에 대한 답을 줍니다. 하지만 ""에 대한 답은 주지 못합니다. 나노봇이 혈관을 돌아다니고, 뇌가 클라우드에 연결되어도, 인간이 여전히 탐욕과 증오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기술은 더 정교한 파괴의 도구가 될 뿐입니다.

커즈와일은 물리적 진화를 말합니다. 그러나 동양의 지혜는 의식의 진화를 먼저 말합니다. "진정한 특이점은 기계가 인간을 닮는 순간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자각하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몸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아니 그보다 먼저, 마음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수천 년간 동양이 축적해온 수행(修行)의 전통 — 마음을 다스리고, 몸과 정신을 일치시키며, 자신 안에 잠든 신성을 깨우는 것 — 이것이 기술 문명의 폭주를 조절하는 균형추가 될 수 있습니다. 커즈와일의 그래프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 곡선 위에 올라탈 것인지, 아니면 그 곡선에 깔려 버릴 것인지. 그 답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래프를 멀리서 구경만 하지 마십시오. 그 거대한 기하급수 곡선 위에 지금 당장 올라타십시오. 단, 올라타기 전에 한 가지만 확인하십시오. 당신의 마음(의식)은 그 속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