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국가, 인간과 정치, 그리고 참된 나를 찾는 여정: 「단군세기 서문」은 역사학의 본질, 국가의 존재 이유, 정치의 역할, 그리고 인간 삶의 근본 목적과 신의 정체성 등에 대해 매우 심오한 통찰을 담고 있는 문장으로 평가됩니다. 이 서문을 깊이 이해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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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와 국가의 근본
단군세기 서문은 나라를 위하는 길에 선비의 기개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사학을 밝히는 것보다 더 급한 것이 없음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사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선비의 기개를 진작시킬 수 없고, 선비의 기개가 진작되지 못하면 국가의 근본이 흔들리고 정치의 법도가 갈라지기 때문이죠. 즉, 국가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의 의로운 정신(선비의 기개)은 국가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를 고취시키는 것은 올바른 역사학을 명확히 밝히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2. 역사학의 목적과 역할
그렇다면 올바른 역사학이란 무엇일까요? 서문은 역사학의 정법은 폄하할 것은 폄하하고 기릴 것은 칭찬하여 인물을 저울질하여 평가하고 시대상을 논하여 진단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과거 인물들의 덕성과 행동을 평가함으로써 선비들이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의로운 인물들의 기개를 본받도록 유도하고, 도덕적 지침과 사회적 교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올바른 역사학은 만세의 표준이 되는 학문이며, 과거 인물들의 공로와 과실을 신중하게 평가하여 미래 세대들이 본받을 도덕적 기준과 사회적 지침을 제공하고,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진단하여 국가나 인류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 주장합니다.
3. 국가, 역사, 사람, 정치의 관계
서문은 나라와 역사, 사람과 정치 이 네 가지가 모두 우리 자신이 우선시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바라고 강조합니다. 나라는 역사와 함께 존재하고 사람은 정치와 함께 거론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핵심 비유가 등장합니다. 정치는 그릇과 같고 사람은 도(道)와 같으며, 나라는 형체와 같고 역사는 혼(魂)과 같으니, 그릇이 도를 떠나서 어찌 존재할 수 있으며, 형체가 그 혼을 잃고서 어찌 보존될 수 있겠는가? 이 비유는 역사 없는 국가는 마치 혼 빠진 사람처럼 정체성을 잃게 되며, 역사는 국민들이 형성한 무형의 공동체 정신인 국혼을 담고 있어 이를 상실하면 국가의 존립이 어렵다는 논리를 제시합니다. 마찬가지로 정치는 사람들의 삶을 조직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사람(인간의 도덕적 기준)이 도덕적 기준을 잃으면 정치의 목적은 퇴색되고 혼란이 발생한다고 지적합니다. 역사는 국가의 혼으로서 정치적 기준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의식을 통일하여 국가 번영의 기틀이 됩니다. 흔히 국가 구성의 3요소를 국민, 영토, 주권으로 말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역사가 더 본질적인 요소일 수 있다고 봅니다. 역사 의식이 왜곡되거나 부족하여 국혼이 약해진 국가는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는 것입니다.
4. 모든 것의 시작, '나를 아는 것'
이렇게 소중한 정치, 사람, 나라, 역사를 다스리고 키워가는 것은 결국 개인, 즉 '나'입니다. 그러므로 천하만사는 무엇보다 먼저 나를 아는 데 있노라는 선언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아 인식은 단순히 개인적 성찰을 넘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함양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정치와 사람, 나라와 역사를 배우고 키워나가는 것은 올바른 자아 인식으로부터 출발하며, 개인의 사회적 역할로 확장되는데, 궁극적으로는 홍익인간의 실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나를 알려고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겠는가?' 라는 심오한 질문이 이어집니다.
5. 참된 나의 실체, 삼신일체의 도
이 질문에 대한 「단군세기 서문」의 답변은 나를 알기 위해서는 '삼신일체의 도'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신과 하나 되는 길은 '무한히 크게 하나 되는 정신[大圓一]'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삼신일체의 도는 조화신이 내려 나의 성품(性)이 되고, 교화신이 내려 나의 목숨(命)이 되며, 치화신이 내려 나의 정기(精)가 된다. 이로 인해 오직 사람이 만물 가운데 가장 고귀하고 존엄한 존재가 된다. 이는 인간이 단순한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신의 신성을 그대로 내려받은 신의 자식, 신의 현현이라고 가르치는 동방 한민족의 고유한 사상이며, 천부경의 일시무시일석삼극 원리에 바탕을 둡니다. 우주 만유는 무에서 하나가 나왔고, 하나가 셋으로 작용하며, 인간 또한 이 삼신의 속성(성, 명, 정)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 삶의 목적은 이렇게 부여받은 신성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며, 그 이치가 바로 삼신일체의 도이며 홍익인간의 도와 같은 것입니다.
6. 나의 성품(性), 목숨(命), 정기(精) 회복 과정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신(神)과 기(氣)의 관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성품(性)은 신(神)의 근거이며, 밝고 순수한 기(氣)가 곧 참된 성품입니다. 신은 기를 떠날 수 없고 기 또한 신을 떠날 수 없으니, 내 몸 속의 신이 그 밝은 기와 결합된 후에야 내 몸 속의 본래 성품과 본래 목숨을 볼 수 있다.
나아가 성품은 타고난 목숨과 분리될 수 없고, 목숨도 성품과 분리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은 혼탁한 경험과 카르마로 인해 순수한 본질에서 멀어진 상태에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 의식의 주체인 신이 우주의 밝고 순수한 기와 합일하여 나의 본성(성)을 회복하고, 이렇게 회복된 나의 순수한 본성은 다시 우주의 무궁한 생명력(命)과 합일함으로써, 기화되기 이전의 본래 성품과 생명의 조화 경계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우주의 조화 성령인 삼신과 합일하는 과정이며, 천부경의 인중천지일, 즉 태일을 회복한 경지입니다. 이러한 경지는 올바른 수행을 통해 가능한데, 이는 삼신수행법의 핵심인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을 통해 감정, 호흡, 촉감을 다스려 성, 명, 정이 통일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7. 진아(眞我)의 실현과 일신(一神)의 궁전
이 과정을 통해 도달하는 상태가 바로 진아(眞我) 입니다. 정심불변(定心不變), 즉 안정되어 변치 않는 마음을 진아라 하고, 신통만변(神通萬變), 즉 신통력으로 온갖 변화를 짓는 것을 일신(一神), 즉 하나님이라 하니, 결국 진아는 우주의 일신이 거처하는 궁전입니다. 참된 나란 삼신의 도에 벗어나지 않는 천지와 하나된 순수한 마음 상태이며, 이 안에서 일신의 창조적 힘이 발현되어 나의 몸이 곧 일신이 머무는 궁전이 되고, 참된 마음을 회복한 나는 진정한 창조의 주체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8. 천인상여(天人相與)와 삼신 계율
이 참됨의 근원을 알고 그 법에 의지해 닦고 행하면 상서로운 기운이 저절로 이르고 신(삼신)의 광명이 항상 비추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하늘과 하나 되고자 할 때, 삼신의 계율을 굳게 지킬 것을 맹세함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이 '하나됨의 경지'에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삼신의 계율은 신교의 가르침을 압축한 것으로, 일신강충(一神降衷, 일신의 참마음이 모든 인간에게 내재함), 성통광명(性通光明, 나의 밝은 성품 회복), 제세이화(濟世理化, 세상을 삼신의 도로 교화),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함)의 이치를 따르는 삶을 뜻합니다. 삼신의 도를 따르고 계율을 실천함으로써 인간은 천지와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진아의 실체를 깨닫고 우주적 창조력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경지에 완벽히 이른 분이 삼신일체상제님이시며, 인류 문명의 초석을 놓으신 환인주조님 또한 감식촉이 혼연일체된 삼도(三途)의 경지에 있는 분입니다.
9. 자아 확립과 정신 개혁
서문은 다시 현실적인 과제를 제시합니다. 가르침을 세우려는 자는 반드시 먼저 자아를 확립해야 하고, 자신의 형체를 바꾸려는 자는 반드시 무형의 정신을 뜯어고쳐야 하나니, 이것이 바로 '나를 알아 자립을 구하는 유일한 방도'라고 말합니다. 이는 인간이 진정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내면에서 시작해야 하며, 삼신의 도를 깨닫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자아를 확립하고 정신을 개혁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10. 역사 상실의 비극과 국혼 회복의 중요성
서문은 역사적 교훈을 통해 이 논리를 강화합니다. 부여에 부여의 도가 없어진 후에 한나라 사람이 쳐들어왔고, 고려에 고려의 도가 없어진 후에 몽골이 쳐들어왔다. 이는 국가가 유지하던 정신적·도덕적 지침인 '삼신의 도'가 상실되었기 때문에 외세의 침입이 가능했음을 보여줍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경제력, 군사력만이 아니라 국가의 도덕적·정신적 기반에 달려 있으며, 대한민국의 국혼 또한 배달국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홍익인간 사상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이 국혼이 국가의 중심에 있을 때 외세는 함부로 침범할 수 없다.
고려 말 몽고의 간섭으로 국가의 주권이 흔들릴 때, 이암 선생은 이러한 위기의 근본 원인을 나라에 역사가 없고 형체가 혼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국혼의 상실은 도덕적·정신적 지침이 무너진 상태이며, 이암 선생은 나라를 구하는 길은 역사를 바르게 정립하고 국혼을 회복하는 것이라 강조합니다. 신시 개천 이후 국통이 있어 나라는 이 국통으로 인하여 세워지고 백성은 이 국통으로 인해 흥하였으니, 역사를 배움이 어찌 소중하지 않으리오? 한민족의 9천 년 국통맥은 국가와 백성을 세우고 흥하게 하는 정신적 기반이자 정체성의 원천이며, 이를 가르치는 올바른 역사 교육이 국론을 통일하고 국가 번영을 이루는 길입니다.
11. 결론: 역사학의 궁극적 목적은 나를 아는 것
결론적으로 「단군세기 서문」은 역사학의 궁극적 목적이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도모하는 것이며, 이는 단순히 외형적인 발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번영과 행복은 국민들이 삼신일체의 도를 통해 자신의 신성을 회복하고, 천지 대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데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는 조화와 평화 속에서 이상세계를 건설하게 됩니다.
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은 바로 자아 인식입니다. 나를 아는 것을 통해 나의 내재된 신성을 깨닫고, 신과 기를 합일시키고 성과 명을 결합하여 참된 나, 즉 진아를 회복하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천지와 하나 되어 삼신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단군세기 서문」이 제시하는 역사학(인문학)의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지 과거를 아는 것을 넘어, 나 자신을 알고 나의 근원을 깨달아 참된 인간으로 거듭나는 여정의 시작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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