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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2장. 신뢰의 위기: 대공황과 시스템 붕괴

by 광명인 2025. 4. 14.

"거품은 신용으로 부풀려지고, 공황은 불신으로 시작된다."

1920년대 미국의 분위기는 축제와 같았다.
1차 세계대전을 끝낸 나라, 전기와 자동차, 영화와 재즈.
모두가 ‘성장’을 즐겼다.
주식은 멈추지 않고 올랐다.
신용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할부’는 혁신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대중적 신용효과를 경험했다.
"지금 사도 돼, 나중에 갚으면 되니까."
은행은 돈을 쉽게 빌려줬다.
기업도 빚으로 확장했고,
주식시장도 빚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만들어진 건 단순한 자산 버블이 아니었다.
신용 자체가 팽창된 시대였다.

📉 1929년, 신용이 무너지다

모든 건 1929년 10월 24일,
그 유명한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로 끝이 났다.

주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폭락했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엔 ‘검은 월요일’이 찾아왔다.
공황은 며칠 만에 광풍처럼 전 세계로 퍼졌다.

주가는 1년 사이에 89% 하락했고,
수천 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고,
실업률은 25%를 넘었으며,
미국의 GDP는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그 무렵, 거리에는
"하버드 졸업자, 뭐든 하겠습니다"
라고 적힌 팻말을 든 사람들이 넘쳐났다.

💣 위기의 본질: 신용 수축

무엇이 사라졌나? 돈인가? 기업인가? 사람인가?

아니다.
사라진 건 ‘신뢰’였다.

은행은 대출을 중단했고,
사람들은 예금을 앞다투어 인출했고,
기업은 투자를 멈췄다.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이제 아무도 미래를 믿지 않는다.”

신용이 멈췄다.
그러자 경제도 멈췄다.
돌고 있던 돈이 멎고,
돈의 흐름이 끊기자 실물도 함께 멈췄다.

금융 경제란 건 결국 심리다.
심리는 신뢰로 움직인다.
신뢰가 깨지면, 경제는 껍데기만 남는다.

🏦 후버의 실수: 보호무역이 낳은 깊은 절망

미국의 당시 대통령, 허버트 후버는 상황을 정반대로 이해했다.
그는 "해외 수입을 막아야 국내 경기를 살릴 수 있다"며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강행 통과시켰다.

결과는 참혹했다.
전 세계가 미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걸었고,
국제 무역은 65% 급감했다.
실물 경제 회복의 유일한 숨통마저 끊겨버린 것이다.

보호무역은 자국의 신용도만 망친 것이 아니었다.
세계적 신뢰 시스템을 붕괴시킨 결정타였다.

🌍 세계가 배운 교훈

  • 돈은 종이가 아니라 신뢰다.
  • 버블은 돈이 많아 생기는 게 아니라, 신뢰가 지나쳐서 생긴다.
  • 금융은 심리이고, 심리는 신뢰 위에 세워진다.
  • 그리고 그 신뢰는 아주 작은 균열에도 무너질 수 있다.

📌 대공황은 ‘단순한 경제 불황’아니었다.

그건 신뢰의 붕괴,
사회 계약의 해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절망으로 변한 것이었다.

이 공황은 단지 시장의 위기가 아니라,
인류의 멘탈이 붕괴된 사건이었다.

💬 지금은 어떤가?

지금도 우리는 신용으로 살아간다.
심지어 지금은 그 신용 위에
수십 배의 파생상품레버리지가 얹혀 있다.
단지 가계부채나 정부부채가 문제가 아니다.
신뢰의 위기가 반복되면,
이번엔 단순한 공황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자체가 붕괴할 것이다.

📘 다음 예고:
"
미국은 공황 이후, 세계 신뢰의 중심이 되기 위해
'
달러'라는 이름의 믿음세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세계의 신용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