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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원과 힘

다큐: 한국어 1부 "말의 탄생, 산과 바다를 넘어" (KBS 041009 방송)

by 광명인 2024. 2. 8.

기존의 가설들을 뒤집는 2021년 11월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을 염두에 두고 정리할 필요있슴

KBS 다큐 동영상

언어 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상의 수많은 언어들은 아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 조상어에 속하게 된다고 합니다. 조상어에서 나온 말들은 문법이나 어휘가 서로 비슷한데 이 언어들을 어족이라고 합니다.

한국어의 뿌리를 추적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요? 유라시아 대륙의 한복판 사방 수십 킬로미터 내에 아무것도 없는 몽골의 사막을 차 한대가 달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어 조사단입니다. 이들은 매년 유라시아 대륙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소수민족의 말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언어 조사단은 아득한 옛날부터 있어왔을 이들의 말과 우리말의 비교 작업을 통해 한국어 기원의 실마리를 얻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언어의 바다에서 한국어의 뿌리는 찾을 수 있는 것일까요?

9:00분: 인간은 언어로 문명을 이루었습니다. 언어가 있었기에 사람들은 경험을 전하고 지식을 나눠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문명을 가져다준 언어, 인간은 그 언어를 언제부터 말하게 된 것일까요? 왜 인간만이 언어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개나 침팬지 같은 몇몇 동물은 말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공을 가져와'라고 말하면 공을 가져옵니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조셉 콜(막스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

동물들은 그들 나름대로 소리와 몸집 같은 신호체계로 의사를 전달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영리한 동물이라도 인간처럼 말을 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인간만이 언어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빅토 비버 박사의 연구팀은 동물과 달리 인간이 말하게 된 능력을 유전자(DNA)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유전자에 주목했습니다. 연구 결과 이들의 어떤 특정한 유전자가 정상인과 미세하게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유전자를 학자들은 FOXP2라고 부릅니다. 모든 포유 동물이 FOXP2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영장류의 FOXP2 유전자가 사람과 다르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여기에 바로 인간 언어의 비밀이 있었습니다. ,, FOXP2에서 발생한 단 두개의 돌연변이로 인간은 동물들이 가지지 못한 말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변이된 FOXP2유전자는 말을 할 때 매우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말을 할 때 필요한 얼굴이나 모든 관련된 근육의 아주 정확한 움직임을 담당하고 있는 거죠. 말할 때 근육을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FOXP2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 빅토 비버: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말을 하게 되었을까요?

"인간에게만 일어난 FOXP2 유전자의 돌연변이 현상은 침팬지와 같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해본 결과, 시간상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18만 년 전에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빅토 비버: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

18만 년 전이란 설정은 바로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한 때 입니다. 이들이 언어 유전자를 가짐으로써 오늘 우리의 인류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의 돌연변이는 18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습니다. 말을 하게 된 그들은 10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납니다.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그들은 소규모로 그 집단끼리만 통하는 특색있는 말을 가지고 전세계에 흩어졌습니다. 

언어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해서 유럽을 거쳐 동아시아와 아메리카로 확산되었다는 것은 논란이 있음

그렇다면 인류가 지금과 같이 대규모 언어 집단은 이룬 것은 언제쯤 이었을까요

영국 중부 지역의 밀필드 마을, 이 마을의 넓은 평원에서 영국 최초의 신석기시대 유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이것은 발굴을 토대로 복원한 것입니다. 2~3미터에 이르는 수십미터의 나무 기둥으로 거대한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바깥에도 수십개의 나무 기둥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마을 중앙에 자리한 이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이러한 유적은 이 지역에 상당히 많이 있는데, 아마도 지역 주민들이나 부족의 종교적 중심지였을 것입니다. 이것을 만드는 데는 상당히 많은 작업이 필요합니다. 저쪽에 있는 구덩이를 파는데도 몇 달이나 걸렸습니다. 따라서 나머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의 공동작업이 필요했을 겁니다." - 존 데이비스(향토사학자)-

수많은 사람의 힘이 조직적으로 모여 신전이라는 그들의 공동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유적의 주인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밀필드 유적 바로 옆에서 그 실마리가 되는 유물이 발견 됐습니다. 사슴 뿔로 만든 도구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사슴뿔로 만든 땅을 파는 도구입니다. 사슴은 일년에 한번씩 뿔이 떨어져 나오지만 이것은 인위적으로 직접 잘라낸 것입니다. 끝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자연적으로 떨어져 나온 것이 아닙니다. 아주 무거운 도구인데요, 한쪽 끝을 보면 심하게 마모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이쪽 구멍으로 나무자루를 끼워 넣은 상태에서 곡식의 씨앗을 심기 위해 땅을 파는데 사용되는 도구였기 때문이죠." -알라슨 존스(뉴카슬대학 박물관장)-

밀을 수확하며 안정된 정착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농사의 풍요를 빌기 위해 마을 중앙에 거대한 신전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농사와 함께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가 나타났음을 알리는 증거입니다. 농사는 언어에도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농사는 수렵 체제 집단이 쓰는 소규모 언어들을 지금과 같은 대규모 언어 집단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농경 생활이 시작되면서 인구 밀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농경민들은 늘어난 인구 때문에 영역 밖으로 진출해서 주변의 지역과 사람들을 통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몇몇 거대한 언어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수백 명씩 구성된 여러 집단들이 각자 독특한 언어를 갖고 있던 과거와는 달리 수백 킬로미터에 걸친 광대한 지역에서 수천 명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 다니엘 네틀 교수(뉴카슬대학)-

옥스퍼드 대학의 구내 성당에는 이 대학 출신의 한 언어학자를 기리는 조각물이 있습니다. 비슷한 언어들끼리 하나의 어족으로 묶는 것은 바로 이 사람, 윌리암 존스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영국의 식민지 인도에서 판사로 일하던 시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고드 인도의 옛 언어인 산스크리트와 고대 유럽어인 라틴어희랍어가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언어가 한 조상어에서 나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인도- 유럽 어족이라는 개념 전체가 윌리엄 존스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존스는 산스크리트어, 그리스어, 라틴어가 모두 동일한 뿌리, 동일한 조상말을 갖고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그는 이러한 언어학적 발견으로부터 이 지역들이 공통의 언어적 특성뿐만 아니라 종교와 문화적 측면에서의 공통점 역시 가지고 있음을 주장했습니다." -존 미 교수(옥스포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이후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천 개의 언어들은 어족으로 묶여 졌습니다. 한 조상어에서 출발한 어족은 대륙과 바다를 넘어 수천 킬로미터를 퍼져 나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어의 조상어는 어디에서 출발 했을까요?

서울대 음성음향정보연구실, 언어 자료를 축적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컴퓨터에 저장하는 자료들은 언어학자들이 시베리아 지역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탐사하며 채록해온 언어들입니다. 이들 언어는 동영상으로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음성 파일로 저장해 필요한 단어와 문장을 따로 검색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이 방대한 작업은 세계에서 유례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자료가 축적이 되면, 연구자들은 해당 언어의 특징을 쉽게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김주원 교수팀은 현장조사를 다녀온 지역의 언어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우리에겐 낯선 이방인들의 발음을 한 단어씩 계속 반복해 듣고 분석해 그 소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렇게 한단어 한단어 발음과 의미를 체계화 시키고 있습니다. 이 언어들이 알타이 어족의 언어들입니다. 한국의 언어학자들은 왜 이렇게 알타이 어족에 주목하는 것일까요?

"비교언어학적인 방법으로 성공을 거둔 인도 유럽 어족의 언어들과 비교해 볼 것 같으면, 한국어와 다른 언어와의 어휘적 공통성이랄까, 이런 것들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축적된 연구를 바탕으로 해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 현지 조사를 해서 자료를 모으고 그 자료를 분석하고 함으로써 우리 한국의 개통을 좀 더 밝힐 수 있지 않나 하는 차원에서 알타이 제어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한국어와 알타이 어족을 어떻게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북유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필란드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습니다. 필란드는 언어학적으로 중앙아시아의 우랄 산맥 부근의 분포하는 우랄 어족에 속합니다. 필란드 언어학자들이 그들의 어족을 찾는 과정에서 특히 동양 언어학이 발달했습니다. 국가의 귀중한 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핀란드 국립문서보관소, 여기에 한국어와 알타이 어족의 관련성을 알게 하는 단서가 있습니다. 

오래 전에 작성된 한 사람의 유고가 바로 그것입니다. 낡은 공책 그 안에는 한글의 이 깨알처럼 적혀 있습니다. 유고의 주인이 친필로 써 내려간 것입니다. 단어장에는 한국어의 특징이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순 우리말은 물론, 속어까지 자세하게 분석해 놨습니다. 한국어를 처음 알타이어로 분류한 사람이 바로 람스테트입니다. 그는 한국어와 알타이어족 사이에 존재하는 비슷한 어휘들을 찾아 비교했습니다. 그가 이렇게 찾아낸 비슷한 어휘는 300개 정도, 그러나 이것만으로 어족을 결정하기란 한계가 있습니다. 

아비, 아바, 아바이/ 어미, 에메, 에메/ 아래, 알라, 알뜨/ 
물, 무어, 무/ 이랑, 이라가, 이룬/ 실, 시르켁, 시렌/ 

람슈테트는 어떻게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요? 람슈테트의 외손녀 비르깃다 딕가넨씨입니다. 기자 생활에서 은퇴하고 왜 할아버지의 전기를 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람슈테트와 한국과의 인연을 기억합니다. 
헬싱키 대학 동양 언어학부 교수였던 G. J. 람슈테트(1873~1950), 그는 현대 몽고어학에 주춧돌을 놓은 몽고어의 대가였습니다. 알타이 어족의 언어를 그만큼 많이 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필란드가 1918년에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어요. 독립후인 1919년에 필란드가 일본에도 외교관을 임명하려고 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적임자를 찾던 중 동양언어의 대가인 람스테트가 일본어를 빨리 배우리라고 판단해 일본공사로 임명했던거죠." - 비르깃다 딕가넨(람스테드 외손녀)

일본 공사 시절 그는 조선인 유학생들과 접하면서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이후 한국어를 알타이어족에 분류하는 체계적인 연구가 람슈테트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알타이는 어디일까요? 유라시아 대륙의 그 중심축에 알타이가 있습니다. 알타이 산맥과 사얀 산맥, 그 사이 광활한 초원 지대가 바로 알타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까마득한 시간부터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살았으며 북방 아시아인에게 이곳은 바로 어머니의 대지였습니다. 풍요의 대지에서 사냥을 하며 추위를 견뎌낸 사람들, 그들이 오늘날 우리의 조상이 었을지도 모릅니다. 

거대한 호수 바이칼,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그래서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그런 호수입니다. 바이칼에서 유일하게 흘러나오는 앙가라 강, 그 상류에 '볼쇼이 나린'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작년부터 러시아 이르쿠츠크 대학과 일본 홋카이도 대학 고고학 팀이 공동으로 발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 일대에서 3,700점 가량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발굴에 책임자는 일본의 가토 히로부미 교수, 그는 이곳에서 동아시아에서 출연한 현생 인류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이곳 볼쇼이나린 지역은 해부학적 의미의 현대인의 직접적인 조상이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출현한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그 근거로서 매우 흥미로운 것은, 이곳에서 발굴된 석기 중에는 동아시아 최초로 2만 년 전의 세석기가 출토되었다는 점입니다." - 가토 히루부미 교수-

세석기라고 불리는 이 작은 돌 조각들이 바로 동아시아 현생 인류의 흔적입니다. 이것은 현생인류만이 제작할 수 있었던 혁신적인 도구였습니다. 동아시아에 출현한 현생인류는 세석기를 어떻게 만들어 사용했을까요? 작은 돌에 힘을 가해 떼어낸 날카로운 돌 날을 세석기라고 합니다. 세석기를 떼어낸 돌을 세석기 몸 돌이라고 합니다. 한 개의 작은 몸돌에서 쉰 개나되는 날카로운 세석기가 얻어집니다. 

"이것은 아주 예리한 무기입니다. 종이를 한 번 잘라보죠."- 빠벨 볼코프 박사(러시아 과학원)-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날카로운 세석기를 나무나 동물 뼈로 만든 창촉에 끼워서 강력한 사냥 도구를 만들어냈습니다. 두 개의 다른 소재를 조합했다는 점에서 세석기는 획기적인 도구였습니다. 동아시아에 인류가 고안해 낸 새로운 사냥 도구,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런 식으로 던졌던 겁니다. 하나, 둘, 셋!" - 빠벨 볼코프 박사(러시아 과학원)-

태고의 사냥꾼이 찌른 창 촉은 맘모스의 가죽을 찍고 단단한 척추뼈까지 꿰뚫었습니다. 

"약 4만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전체가 돌로된 무기를 사용하였습니다. 물론 훌륭한 무기였지만 그 돌 낭비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세석기를 고안해냈고, 결국 재료사용은 줄임녀서 그 성능은 높인 셈입니다. 만약 이 세석기중 하나가 망가지면 새것으로 교체하면 그만입니다. 인류의 생활을 바꾼 혁명적인 도구가 탄생한 것입니다." - 빠벨 볼코프 박사(러시아 과학원)-

세석기에서 가토 교수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동아시아 일대에서 발견되는 세석기는 모두 똑같은 제작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베리아와 홋카이도에서 발견되는 세석기와 세석기 몸돌은 모양이 똑같습니다. 세석기 몸돌을 쐐기형으로 다듬어서 눌러 떼는 방식으로 세석기를 만듭니다. 이렇게 제작 기술이 같은 세석기 집단은 공통 조상에서 나왔다는 것이 가토 교수의 생각입니다. 

"시베리아와 한반도에서 발견된 세석기몸돌, 그리고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것과 홋카이도에서 발견된 세석기몸돌, 그리고 아시아에서 발견된 세석기몸돌과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세석기몸돌을 비교해보면 매우 강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요컨데 동일한 기술의 기반을 갖고 같은 정보를 공유했던 사람들이 몇 세대에 걸쳐 그 기술을 전승해서 같은 기술의 토대에 서서 세석기라는 도구를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가토 히루부미 교수-

세석기를 가진 사람들, 그들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은 어디일까요? 알타이 지역의 까라봄, 이곳에서 4만 5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오래된 세석기가 발굴되었습니다. 세석기를 추적해 가면 알타이 지역에서 퍼져나간 사람들의 이동 경로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알타이에서 출발해 세석기를 가지고 이동합니다. 그들은 바이칼을 거쳐서 남쪽으로 한반도와 일본까지 건너 왔습니다. 

바이칼 호수엔 2천 여 종의 다양한 생물들이 삽니다. 호수 바닥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물은 추운 시베리아 인류의 삶을 가능하게 한 원천이었습니다. 그런 곳을 고대 시베리아 사람들은 왜 떠났을까요? 바이칼 호수에 그 비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바이칼 호수에서 건져 올린 침전물로 고대의 생태와 기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천년에 5cm씩 쌓이는 바이칼 침전물은 지금까지 8km에 이릅니다. 태고의 정보가 바이칼의 침전물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2만 년 전의 침전물에서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식물의 씨앗이나 왔습니다. 이것은 영구 동토에서만 자라는 식물의 씨앗입니다. 이 작고 단단한 씨앗에서 연구팀은 2만 년 전 시베리아의 기후를 밝혀냈습니다.

"이 분석을 통해 당시 시베리아의 연중평균기온을 알 수 있고, 최저 기온도 알 수 있습니다. 즉 지금으로부터 2만년 전이 되면서 시베리아에는 최저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기가 찾아왔음을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 니콜라에프 세르게이(고지질 학자)-

고대 시베리아는 사냥꾼이 살기에 풍요로운 땅이었습니다. 겨울은 춥고 길었지만, 그 뒤에 여름에는 수많은 동물과 수백종의 식물이 넘났습니다. 2만 년 전에 찾아온 최혹한기 그것은 시베리아의 짧은 풍요를 사라지게 했습니다. 시베리아 사람들은 세석기를 가지고 더 따뜻하고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났던 것입니다.  

서울대학병원 내과 병동에는 심각한 당뇨병 환자들이 입원해 있습니다. 합병증을 동반하는 당뇨병, 우리나라 성인의 약 10%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홍규 교수, 그는 당뇨병의 근원적인 문제 유전자에 있다고 봅니다. 당뇨병의 발병은 우리 세포 속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형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세포를 배양해 유전 형질에 따라서 그 증식 속도가 어떻게 다른지 관찰하고 있습니다. 유전 형질에 따라 증식 속도가 다르고, 그 증식 속도의 차이가 당뇨병과 관계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인간의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이곳에서 만들어 내는 에너지의 양은, 그 사람의 유전 형질에 따라 결정됩니다. 특히 북방 유전형은 훨씬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고 방출해 냄으로써 지방이 잘 쌓이지 않게 해서 당뇨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북방계 유전되는 것은 결국 그 몸의 에너지를 많이 생산하고 열을 많이 발산하는 유전형이기 때문에 그런 유전형을 가진 사람들은 마른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 비만에 걸리지 않고 인슐린의 생산량을 적게 해도 되는 그런 체질을 가지기 때문에 당뇨에 저항한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이홍규 교수(서울대 의대 내과) -   

약 6천년전 북방에서 이주해온 환족과 이미 홍산지역에 정착한 웅족의 결합

미토콘트라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전 형질은 대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뿌리를 찾는 유력한 증거가 되는데, 아시아 남방계는 EBFM7형을 북방계는 ACDGYZ를 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당뇨병의 강한 형질인 북방형 유전형을 추적하는 이 교수는 이 작업으로 아시아인의 계통을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에게는 당뇨에 강한 북방의 유전 형질이 얼마나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홍규 교수는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의 유전 형질을 밝혀내었습니다. 그 결과는 한국인의 70%가 아시아의 북방형 유전자(환족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유전학적으로도 우리의 뿌리는 북방에서 뻗어나왔음을 의미합니다. 

2만 년 전 시베리아에 찾아온 혹한기, 우리의 조상들은 사냥감을 찾아 더 따뜻하고 살기 좋은 한반도로 왔습니다. 그들이 썼던 말이 바로 우리말의 뼈대가 되는 조상 말일 겁니다.

그 긴 시간 우리 한국어를 만든 것은 그것이 전부였을까요? 지난 8월, 한 사람을 위한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매년 추모식 마다 그의 가족은 미국에서 이곳에 옵니다. 자신의 고국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할 만큼 한국을 사랑한 사람 바로 헐버트입니다. "나는 웨스터민스터성당보다도 한국땅에 묻히기를 원하노라." - 호머 헐버트(1863~1949)-

호머 헐버트(1863~1949), 그는 고종이 신임했던 사람으로 헤이그 밀사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헐버트, 그는 한국의 기원 문제에도 관심이 컸습니다. 한국어가 남방의 드라비다에서 왔다는 게 그가 내놓은 가설입니다. 한국어를 드라비다어와 체계적으로 비교한 사람을 헐버트가 처음이었습니다. 헐버트는 주로 농사와 관련된 말에서 비슷한 단어를 찾았습니다. 

쌀, ㅂ살/ 벼, 비야/ 알, 아리/ 씨, 비치/ 풀, 불/ 귀, 기비/ 몸, 메이/ 비, 베이/ 

"서로 닮은 점이 많다고 하는 점을 구체적으로 어휘 비교를 예를 들어 가면서 했기 때문에 그 자체를 보면 상당히 실감이 있고 믿음직스럽습니다. 거기에 어순, 문법적인 요소죠. 한국어는 주어, 목적어, 서술어 순인데, 드라비다어도 주어, 목적어, 서술어라고 하는 사실을 밝힌 점, 그래서 그런 면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를 합니다." - 도수희(충남대 명예교수) -   

드라비다어는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 파키스탄 일대에 퍼져 있습니다. 그 먼 바다를 건너 남방에 사람들이 한반도로 건너 오는 것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한민족의 기원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추적하고 있는 김병모 교수, 그의 연구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아시아에 분포하는 신화입니다. 김 교수는 아시아의 존재하는 두 가지 신화민족 이동의 열쇠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신화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천손신화라고 인간의 조상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신화가 하나 있고, 또 한 가지는 인간의 조상은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신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천손신화는 스키타이족, 바이칼 지방의 부리야트족, 그리고 몽고족, 이렇게 우리보다 추운 지방 사람들의 신화체계이고, 즉 유목민족, 기마민족의 신화체계입니다. 난생 신화는 그 반대로 아주 따뜻한 쪽에 인도의 문다족, 그 다음에 말레이시아 원주민, 인도네시아 자바족, 그 다음에 필리핀, 대만에 빠이완, 해남도 원주민, 그렇게 즉 벼농사 지역 사람들의 신화체계입니다." - 김병모 교수(한양대 인류학과)-  

천손 신화는 알타이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일대의 북방에 퍼져 있습니다. 인도, 스리랑카, 태국, 필리핀 등 남방 일대에는 난생 신화가 있습니다. 북방의 천손 신화와 남방의 난생 신화는 바로 한반도에서 함께 만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아주 이상스럽게도 기마 민족의 천손신화도 있고 또 농경 민족인 난생 신화도 한국 신화속에 있습니다. 이 두가지 요소가 한반도에서 동시에 발견된다는 것은 한국 민족의 구성 과정에서 기마 민족적인 사람들과 농경 민족의 전통을 가진 두 종류의 사람이 한반도에서 만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김병모 교수(한양대 인류학과)-

남방에서 한반도까지의 먼 바다는 고도의 항해술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쉽게 건널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열대 바다에서 발생해 한반도로 북상하는 쿠로시오 해류라고 합니다. 바다의 고속도로인 쿠로시오를 타고 남방에서 건너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유전학적으로 증명하려는 노력이 있습니다. 단국대학 생물학과의 김욱 교수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과거 인류의 형성과정과 이동경로를 이해하는 데 가장 유용한 정보는 바로 유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김욱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한국인의 기원을 밝히는 중요한 실험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축적해온 한국인의 유전 형질을 동아시아인의 유전 형질과 비교하는 작업입니다. 연구를 위해 동아시아 10여 개국을 대상으로 1,200 여 명의 유전자 표본을 추출했습니다. 이들 유전자 배열을 비교해 유전 형질이 같은 집단 끼리 분리해 냅니다. 그 결과 한국인의 40%가 동남아시아인들에서 발견되는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 한국인 집단의 경우는 그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형으로 볼 때는 주로 동남아시아인들에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B 하플로 그룹, 그리고 F 하플로 그룹, 그리고 M7 그룹이 약 40% 정도가 한국인 집단 내 분포되어 있구요.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 집단이 아마도 어느 시기에 남방계로부터 일부가 이주해 들어와서 집단 형성에 기여했다라고 해석 할 수가 있겠죠." -김욱 단국대 생물과학과 교수-

기존에 추론한 쌀농사의 이동경로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된 기장과 논농사의 전파경로

그렇다면 남방인들은 언제 한반도로 건너 왔을까요? 김 교수는 한반도에 쌀 농사가 유입된 시기를 주목합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남방 유전자형과 쌀농사가 들어온 시기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남방에서 기원한 쌀농사, 남방의 농경인은 쌀농사를 가지고 급속하게 퍼져 나갑니다. 한반도의 건너온 남방인 그들은 쌀 농사를 짓던 농경인이 었습니다. 

"쌀농사와 관련된 민족이 우리 한반도내에 만주를 포함해서 이주해 들어온 시기가 크게는 8~9천년 전 초기로 보지만 대부분의 한반도 내의 지역이 쌀 농사가 만년된 그러한 시기가 한 3~4천년 전으로 보는데, 특히 그 시기에 분화된 유전자형이 실제로 SRY465 유전자는 한국인의 30%를 차지한다. 그래서 그 시기가 아마도 우리 한반도의 한국인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김욱 단국대 생물과학과 교수-

쌀농사를 가지고 온 남방인, 그들은 먼 바다 건너 그들의 언어를 가져왔습니다. 고대의 바다는 장애가 아니었습니다. 8천년 전 한 무리가 바다를 건넜습니다. 그들이 한반도의 가져온 것은 쌀이라는 새로운 문화와 그들의 언어였읍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온 말은 지금 한국어속에 흔적으로 남았습니다. 세석기를 가지고 한반도 뿌리내린 사람들쌀농사 기술을 가지고 온 남방 사람들, 그들은 나중에 한국어의 뼈와 살이 되는 말을 가지고 이 땅에서 만났습니다. 그들이 조화롭게 이루어낸 말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와 있는 한국어 입니다. 

"오늘날의 언어학적 기준으로 보면, 엄밀한 의미에서의 알타이족을 인정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거라고 봅니다." 
-츠마가리 토시로 교수(일본 홋카이도대학 교수)-


"알타이어족이란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기에 한국어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는 말은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 유하 얀훈넨 교수(필란드 헬싱키 대학)-


"알타이어족과 한국어 사이에는 유사성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을 겁니다. 저는 한국어는 어느 어족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언어라고 생각합니다."-데이비드 크리스털 교수(영국 웨일즈대학)-

"알아티어족에 속할 개연성이 매우 높은 언어다. 단지 현재 상태에서는 어떤 학자들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결론은 나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깊이 연구하면 알타이어족과의 관계를 밝힐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

우리말은 어족으로 따지면 어디에 속할 까요? 그 논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태고의 시간과 아득한 공간에 흐르는 인류 문화가 곧 한국어의 자양이 됐습니다. 그 시공의 산과 바다를 넘어 우리에게 온 한국어 그 여정이야말로 위대한 여정입니다. 

참조할 자료: 한국어의 기원은 9,000년 전 서요하지역 농경민이다! '네이처'지에 실린 트랜스유라시아어족의 농경 확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