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의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불가의 핵심사상인데요. 사실 삼라만상의 모든 변화의 원천은 천지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주역(周易)은 천지 대자연의 변화 이치, 즉 천지의 심법을 밝히는 글로 수천년간 동양문화의 근간이 되어온 글이죠. 주역서문은 따라서 천지의 마음인 역易을 알기 위해선, 천지의 덕德에 합해야 하고, 일월의 밝음[明]에 합해야 하며, 사시의 순서[序]에 합하고, 천지 귀신의 길흉吉凶에 합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을 밝힙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마음에 이미 드러난 것은 알 수가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것은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천지의 마음인 역易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궁리해 터득하라고 덧붙이고 있는데요. 매우 압축적으로 진리의 정수를 담은 글이며, 반복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주역(周易)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 (증산도 道典 5:248)
易之爲書 卦爻彖象之義備 而天地萬物之情이 見하니
역지위서 괘효단상지의비 이천지만물지정 현
聖人之憂天下來世 其至矣로다。
성인지우천하래세 기지의
先天下而開其物하고 後天下而成其務라。
선천하이개기물 후천하이성기무
是故로 極其數하야 以定天下之象하며
시고 극기수 이정천하지상
着其象하야 以定天下之吉凶하니,
저기상 이정천하지길흉
六十四卦와 三百八十四爻가 皆所以順性命之理하며 盡變化之道也라。
육십사괘 삼백팔십사효 개소이순성명지리 진변화지도야
역서(易書)의 글됨이 괘,효,단,상(卦爻彖象)의 뜻이 갖추어 있고,
천지 만물의 정(情)이 드러나 있으니,
성인이 천하의 오는 세상[來世]을 걱정함이 지극하도다.
(易이) 천하에 앞서서는 그 물건[物]을 열고,
천하의 뒤에서는 그 임무[務]를 이루었다.
이런 까닭으로 그 수(數)를 극도로 해서 천하의 상(象)을 정하고,
그 상(象)을 드러내서 천하의 길흉(吉凶)을 정하였다.
64괘와 384효는 모두 이로써 성명(性命)의 이치를 따르기 때문에,
변화(變化)의 도를 다하는것이다.
散之在理 則有萬殊하고 統之在道 則無二致니
산지재리 즉유만수 통지재도 즉무이치
所以易有太極하니 是生兩儀라。
소이역유태극 시생양의
太極者는 道也요 兩儀者는 陰陽也니
태극자 도야 양의자 음양야
陰陽은 一道也요 太極은 無極也라。
음양 일도야 태극 무극야
萬物之生이 負陰而抱陽하야
만물지생 부음이포양
莫不有太極하며 莫不有兩儀하니 絪縕交感에 變化不窮이라。
막불유태극 막불유양의 인온교감 변화불궁
形一受其生하고 神一發其智하야
형일수기생 신일발기지
情僞出焉에 万绪起焉하니, 易所以定吉凶而生大業이라。
정위출언 만서기언 역소이정길흉이생대업
흩어서 (제 각각의) 이치[理]로 보면 만 가지로 다르고,
모아서 도(道)로 보면 둘(二)이 아니니,
때문에 역(易)에는 태극(太極)이 있어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는 것이다.
태극이란 도(道)이고, 양의는 음양(陰陽)이니,
음양은 하나의 도(道)이며, 태극은 무극(無極)이다.
만물의 생겨남이 음(陰)을 짊어지고 양(陽)을 안아서,
태극(太極)이 있지 않음이 없고, 양의(兩儀)가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음양의) 갈무리된 기운(絪縕)이 교감하여 변화가 무궁하다.
형(形)이 일단 그 생명을 받고 신(神)이 한 번 그 지혜를 발하여
참과 거짓이 나옴에 만 가지 단서가 일어나니,
역(易)으로써 길흉을 정하고 대업(大業)을 이루는 것이다.
故로 易者는 陰陽之道也요
고 역자 음양지도야
卦者는 陰陽之物也요
괘자 음양지물야
爻者는 陰陽之動也니
효자 음양지동야
卦雖不同이나 所同者 奇偶요
괘수부동 소동자 기우
爻雖不同이나 所同者 九六이라。
효수부동 소동자 구육
是以로 六十四卦爲其體하고
시이 육십사괘위기체
三百八十四爻 互爲其用하야
삼백팔십사효 호위기용
遠在六合之外하고 近在一身之中하야
원재육합지외 근재일신지중
暫于瞬息과 微于動静에 莫不有卦之象焉하며
잠어순식 미어동정 막불유괘지상언
莫不有爻之義焉하니 至哉라 易乎여。
막불유효지의언 지재 역호.
그러므로 역(易)은 음양의 도(道)이고,
괘(卦)는 음양의 물(物)이며,
효(爻)는 음양이 동(動)하는 것이니,
괘(卦)가 비록 같지 않으나 같은 것은 기우(奇偶/양괘와 음괘)이고,
효(爻)가 비록 같지 않으나 같은 것은 구륙(九六/양효와 음효)이다.
그래서 64괘는 그 체가 되고,
384효는 서로 그 용(用)이 되어,
(易은) 멀리는 우주(六合)의 밖에 있고, 가까이는 한 몸 가운데 있어서,
눈 깜짝하고 숨 한 번 쉬는 잠깐 사이와 동(動)하고 정(静)하는 미세한 것에도 괘(卦)의 상이 있지 않음이 없으며,
효(爻)의 뜻이 있지 않음이 없으니, 지극하도다 역(易)이여!
其道 至大而無不包하고
기도 지대이무불포
其用 至神而無不存이라。
기용 지신이무부존
時固未始有一 而卦未始有定象하고
시고미시유일 이괘미시유정상
事固未始有窮 而爻亦未始有定位하니,
사고미시유궁 이효역미시유정위.
以一時而索卦면 則拘于無變이니 非易也요
이일시이색괘 즉구우무변 비역야
以一事而明爻면 則窒而不通이니 非易也
이일사이명효 즉질이불통 비역야
知所謂卦爻彖象之義, 而不知有卦爻彖象之用이면 亦非易也라。
지소위괘효단상지의 이부지유괘효단상지용 역비역야.
그 도(道)가 지극히 커서 감싸지 않음이 없고,
그 쓰임[用]은 지극히 신묘하여 존재하지 않음이 없도다.
때[時]는 진실로 처음부터 하나만 있지 않고, 괘(卦)도 또한 처음부터 정해진 상(象)이 있지 않으며,
일[事]은 진실로 처음부터 곤궁함이 있지 않고, 효(爻) 또한 처음부터 정해진 위치[位]가 있지 않다.
(따라서) 한 때로만 괘(卦)를 찾으면 변화가 없음[無變]에 구애되니 역(易)이 아니고,
한 가지 일로써만 효(爻)를 밝히면 곧 막혀서 통하지 않으니[不通] 또한 역(易)이 아니며,
소위 괘, 효, 단, 상의 뜻을 알더라도 괘, 효, 단, 상의 쓰임[用]을 모르면 또한 역(易)이 아니다.
故로 得之於精神之運과 心述之動하야
고 득지어정신지운 심술지동
與天地合其德하며
여천지합기덕
與日月合其明하며
여일월합기명
與四時合其序하며
여사시합기서
與鬼神合其吉凶 然後에 可以謂之知易也라。
여귀신합기길흉 연후 가이위지지역야
그러므로 정신의 운용(運)과 마음의 움직임(動)에서 체득해서,
천지(天地)와 더불어 그 덕(德)을 합하고,
일월(日月)과 더불어 그 밝음[明]을 합하고,
사시(四時)와 더불어 그 순서[序]를 합하며,
귀신(鬼神)과 더불어 그 길흉(吉凶)을 합한 연후에 가히 역(易)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雖然이나 易之有卦는 易之已形者也요
수연 역지유괘 역지이형자야
卦之有爻는 卦之已見者也니
괘지유효 괘지이현자야.
已形已見者는 可以言知어니와
이형이현자 가이언지
未形未見者는 不可以名求니
미형미현자 불가이명구
則所謂易者 果何如哉아 此學者所當知也니라。
즉소위역자 과하여재 차학자소당지야
비록 그러하지만, 역에 괘(卦)가 있는 것은 역이 이미 형상화[形]된 것이고,
괘(卦)에 효(爻)가 있는 것은 괘(卦)가 이미 드러난 것이다.
이미 형상이 있고 드러난 것은 안다고 말할 수가 있지만,
형상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것은 무어라 명(名)할 수가 없으니,
이른바 역(易)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것은 배우는 자가 마땅히 알아야 할 바이다.
'전통 수행법 >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전서문 (書傳序文) (2) | 2023.10.24 |
---|---|
여주선생의 명부이야기 (4) | 2023.10.23 |
대학 우경장 (0) | 2023.10.20 |
왓칭(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3) | 2023.10.12 |
조셉 머피의 끌어당김의 기적 (2) | 202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