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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수행법/마음공부

주역서문(周易序文)

by 광명인 2023. 10. 21.

[불가의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는 불가의 핵심사상인데요. 사실 삼라만상의 모든 변화의 원천은 천지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주역(周易)은 천지 대자연의 변화 이치, 즉 천지의 심법을 밝히는 글로 수천년간 동양문화의 근간이 되어온 글이죠. 주역서문은 따라서 천지의 마음인 을 알기 위해선, 천지의 덕德에 합해야 하고, 일월의 밝음[明]에 합해야 하며, 사시의 순서[序]에 합하고, 천지 귀신의 길흉吉凶에 합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을 밝힙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 마음에 이미 드러난 것은 알 수가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것은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천지의 마음인 역易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궁리해 터득하라고 덧붙이고 있는데요. 매우 압축적으로 진리의 정수를 담은 글이며, 반복해서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글이라 생각합니다.]

주역(周易)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 (증산도 道典 5:248)

易之爲書 卦爻彖象之義備 而天地萬物之情이 見하니
​역지위서 괘효단상지의비 이천지만물지정     현  
聖人之憂天下來世 其至矣로다  
성인지우천하래세  기지의     
先天下而開其物하고 後天下而成其務라
선천하이개기물        후천하이성기무
​是故로 極其數하야 以定天下之象하며 
​시고     극기수       이정천하지상   
着其象하야 以定天下之吉凶하니,
저기상        이정천하지길흉

六十四卦와 三百八十四爻가 皆所以順性命之理하며 盡變化之道也라 
​육십사괘    삼백팔십사효     개소이순성명지리        진변화지도야

​역서(易書)의 글됨이 괘,효,단,상(卦爻彖象)의 뜻이 갖추어 있고,
천지 만물의 정(情)이 드러나 있으니,  

성인이 천하의 오는 세상[來世]을 걱정함이 지극하도다.
(易이) 천하에 앞서서는 그 물건[物]을 열고,
천하의 뒤에서는 그 임무[務]를 이루었다.

이런 까닭으로 그 수(數)를 극도로 해서 천하의 상(象)을 정하고,
그 상(象)을 드러내서 천하의 길흉(吉凶)을 정하였다. 

64괘와 384효는 모두 이로써 성명(性命)의 이치를 따르기 때문에,
변화(變化)의 도를 다하는것이다.


​散之在理 則有萬殊하고 統之在道 則無二致니
산지재리  즉유만수      통지재도  즉무이치 
所以易有太極하니 是生兩儀라。
소이역유태극        시생양의
太極者는 道也요 兩儀者는 陰陽也니 
​태극자    도야     양의자    음양야 
陰陽은 一道也요 太極은 無極也라。
음양    일도야     태극    무극야 ​
萬物之生이 負陰而抱陽하야 
만물지생    부음이포양 
莫不有太極하며 莫不有兩儀하니 絪縕交感에 變化不窮이라。
막불유태극        막불유양의       인온교감     변화불궁
​形一受其生하고 ​神一發其智하야 
​형일수기생       신일발기지 
情僞出焉에 万绪起焉하니, 易所以定吉凶而生大業이라。
정위출언    만서기언         역소이정길흉이생대업

흩어서 (제 각각의) 이치[理]로 보면 만 가지로 다르고,
모아서 도(道)로 보면 둘(二)이 아니니, 
때문에 역(易)에는 태극(太極)이 있어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는 것이다.
​태극이란 도(道)이고, 양의는 음양(陰陽)이니,
음양은 하나의 도​(道)이며, 태극은 무극(無極)이다.

만물의 생겨남이 음(陰)을 짊어지고 양(陽)을 안아서,
태극(太極)이 있지 않음이 없고, 양의(兩儀)가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음양의) ​갈무리된 기운(絪縕)이 교감하여 변화가 무궁하다.

형(形)이 일단 그 생명을 받고 신(神)이 한 번 그 지혜를 발하여
참과 거짓이 나옴에 만 가지 단서가 일어나니, 
역(易)으로써 길흉을 정하고 대업(大業)을 이루는 것이다.

 
​故로 易者는 陰陽之道也요
​고    역자    음양지도야
卦者는 陰陽之物也요
괘자    음양지물야
爻者는 陰陽之動也니
효자    음양지동야
​卦雖不同이나 所同者 奇偶요 
​괘수부동       소동자  기우 
爻雖不同이나 所同者 九六이라。
효수부동       소동자  구육 
​是以로 六十四卦爲其體하고 
​시이    육십사괘위기체        
三百八十四爻 互爲其用하야 
삼백팔십사효  호위기용     
遠在六合之外하고 ​近在一身之中하야
원재육합지외        근재일신지중
暫于瞬息과 微于動静에 莫不有卦之象焉하며
잠어순식     미어동정    막불유괘지상언 
莫不有爻之義焉하니 ​​至哉라 易乎여。
막불유효지의언        지재    역호.

​그러므로 역(易)은 음양의 도(道)이고,
괘(卦)는 음양의 물(物)이며,
효(爻)는 음양이 동(動)하는 것이니,
괘(卦)가 비록 같지 않으나 같은 것은 기우(奇偶/양괘와 음괘)이고,
효(爻)가 비록 같지 않으나 같은 것은 구륙(九/양효와 음효)이다.

그래서 64괘는 그 체가 되고,
384효는 서로 그 용(用)이 되어,
(易은) 멀리는 우주(六合)의 밖에 있고, 가까이는 한 몸 가운데 있어서,
눈 깜짝하고 숨 한 번 쉬는 잠깐 사이와 동(動)하고 정(静)하는 미세한 것에도 괘(卦)의 상이 있지 않음이 없으며,
효(爻)의 뜻이 있지 않음이 없으니, 지극하도다 역(易)이여!  


其道 至大而無不包하고 
​기도 지대이무불포        
其用 至神而無不存이라。
기용 지신이무부존  
時固未始有一 而卦未始有定象하고

시고미시유일 이괘미시유정상
事固未始有窮 而爻亦未始有定位하니, 
사고미시유궁 이효역미시유정위. 
以一時而索卦면 則拘于無變이니 非​易也요
이일시이색괘     즉구우무변       비역야
以一事而明爻면 則窒而不通이니 非易也

이일사이명효     즉질이불통       비역야
知所謂卦爻彖象之義, 而不知有卦爻彖象之用이면 亦非易也라。
​지소위괘효단상지의   이부지유괘효단상지용        역비역야. 

그 도(道)가 지극히 커서 감싸지 않음이 없고,
그 쓰임[用]은 지극히 신묘하여 존재하지 않음이 없도다.
때[時]는 진실로 처음부터 하나만 있지 않고, 괘(卦)도 또한 처음부터 정해진 상(象)이 있지 않으며, 
일[事]은 진실로 처음부터 곤궁함이 있지 않고, 효(爻) 또한 처음부터 정해진 위치[位]가 있지 않다.
(따라서) 한 때로만 괘(卦)를 찾으면 변화가 없음[無變]에 구애되니 역(易)이 아니고, 
한 가지 일로써만 효(爻)를 밝히면 곧 막혀서 통하지 않으니[不通] 또한 역(易)이 아니며,   

소위 괘, 효, 단, 상의 뜻을 알더라도 괘, 효, 단, 상의 쓰임[用]을 모르면 또한 역(易)이 아니다.

故로 得之於精神之運과 心述之動하야
고    득지어정신지운       심술지동 
天地合其德하며 
여천지합기덕  
日月合其明하며
여일월합기명

與四時合其序하며
여사시합기서

與鬼神合其吉凶然後에  可以謂之知易也라。
여귀신합기길흉  연후     가이위지지역야


​그러므로 정신의 운용(運)마음의 움직임(動)에서 체득해서,
천지(天地)와 더불어 그 덕(德)을 합하고,
일월(日月)과 더불어 그 밝음[明]을 합하고,
사시(四時)와 더불어 그 순서[序]를 합하며,
귀신(鬼神)과 더불어 그 길흉(吉凶)을 합한 연후에 가히 역(易)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雖然이나 易之有卦는 易之已形者也요
수연       역지유괘     역지이형자야
​卦之有爻는 卦之已見者也니 
​괘지유효    괘지이현자야. 
已形已見者는 可以言知어니와 
이형이현자     가이언지 
未形未見者는 不可以名求니
미형미현자     불가이명구

​則所謂易者 果何如哉아 此學者所當知也니라。
​즉소위역자 과하여재    차학자소당지야

비록 그러하지만, 역에 괘(卦)가 있는 것은 역이 이미 형상화[形]된 것이고,
괘(卦)에 효(爻)가 있는 것은 괘(卦)가 이미 드러난 것이다.
이미 형상이 있고 드러난 것은 안다고 말할 수가 있지만,
형상하지 않고 드러나지 않은 것은 무어라 명(名)할 수가 없으니,
이른바 역(易)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것은 배우는 자가 마땅히 알아야 할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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