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구주洪範九疇

서경의 홍범편 원문 링크

惟十有三祀에 王이 訪于箕子하여
유심유삼사     왕    방우기자  
王이 乃言曰 嗚呼라 箕子아 ​
왕    내언왈  오호    기자   
惟天이 陰騭下民 相協厥居하시나 
유천    음즐하민 상협궐거
我不知 其彛倫攸敍라.
아불지 기이륜유서

주 문왕 13년에 무왕이 기자를 찾아가서 물었다. 
무왕이 곧 바로 말했다.
“오, 기자시여!
하늘은 백성을 보호하여 화목하게 함께 살도록 도와주시는데,
나는 치국의 상도常道가 정해진 이치를 모르겠습니다.”

箕子乃言曰 
기자내언왈  
我聞호니  在昔鯀이 湮洪水하여 汨陳其五行한대​ 帝乃震怒하사
아문         재석곤    인홍수        골진기오행        제내진노
不畀洪範九疇하시니 彛倫攸斁니라​ 鯀則殛死어늘 禹乃嗣興하신대 ​  
불비홍범구주           이륜유두        곤즉극사       우내사흥   
天乃錫禹洪範九疇하시니 彛倫攸敍니라.​
천내석우 홍범구주          이륜유서 

기자가 이에 대답하였다. 
“제가 듣건대, 옛날에 곤鯀이 홍수를 막으면서 오행의 질서를 어지럽히자 천제께서 이에 진노하시어 홍범구주를 주지 않으셨으니 치국의 상도常道가 이 때문에 무너졌습니다. 곤은 귀양가서 죽었으며, 우禹가 부친의 사업을 계승하고 진흥시켰습니다. 천제(단군왕검)께서는 이에 우禹에게 홍범구주를 내려주셨는데, 치국의 상도常道가 이로 말미암아 정해지게 되었습니다.

홍범구주는 국가 통치를 위한 헌법 전문과 같은 글이며, 천자사상은 황극사상에서 유래한 것이다

첫째는 오행五行이요, 
둘째는 오사五事를 삼가 쓰는 것이요, 
셋째는 팔정八政을 힘써 쓰는 것이요, 
넷째는 오기五紀를 합해 쓰는 것이요, 
다섯째는 황극皇極을 세워 쓰는 것이요, 
여섯째는 삼덕三德으로 다스리는 것이요, 
일곱째는 계의稽疑를 밝게 쓰는 것이요, 
여덟째는 갖가지 징조를 늘 생각해서 쓰는 것이요, 
아홉째는 오복五福을 권하고, 육극六極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첫째 오행五行이란,
첫째는 수水(물)요, 둘째는 화火(불)요, 셋째는 목木(나무)이요, 넷째는 금金(쇠)이요, 다섯째는 토土(흙)를 말합니다.
물은 아래로 적시고, 
불은 위로 타올라가고, 
나무는 굽히거나 곧게 할 수 있고, 
쇠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고, 
흙은 백곡을 심어 거둘 수 있습니다. 

아래로 적시는 물은 짠맛을 낳고, 
위로 타오르는 불은 쓴맛을 낳고, 
굽히거나 펼 수 있는 나무는 신맛을 낳고, 
사람의 의도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쇠는 매운맛을 낳고, 
백곡을 심어 거두는 흙은 단맛을 낳습니다.

둘째 오사五事란, 
첫째는 태도요, 둘째는 말이요, 셋째는 보는 것이요, 넷째는 듣는 것이요, 다섯째는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태도는 공손해야 하고, 
말은 이치에 맞아야 하고, 
보는 것은 눈이 밝아야 하고, 
듣는 것은 귀가 밝아야 하고, 
생각하는 것은 막힘없이 통해야 합니다. 

태도가 공손하면 엄숙해질 수 있고, 
말이 이치에 맞으면 다스릴 수 있고, 
눈이 밝으면 명확해질 수 있고, 
귀가 밝으면 좋은 꾀를 만들 수 있고, 
생각이 막힘없이 통하면 일에 통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셋째 팔정八政이란, 첫째는 양식이요, 둘째는 재화요, 셋째는 제사요, 넷째는 건설이요, 다섯째는 교육이요, 여섯째는 치안이요, 일곱째는 빈객접대요, 여덟째는 군사軍事를 말합니다.

넷째 오기五紀란, 첫째는 해요, 둘째는 달이요, 셋째는 날이요, 넷째는 성신星辰이요, 다섯째는 역수曆數입니다.

다섯째 황극皇極인데, 임금은 준칙을 세워야 하니, 이 오복을 모아서 백성들에게 널리 내려주면 백성들은 당신의 준칙을 중시할 것이며 당신에게 준칙을 보존하는 방법을 바칠 것입니다.

무릇 백성들이 사악한 무리를 만들지 않고,
신하들이 패거리 짓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은
오직 임금이 준칙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무릇 백성 중에 계책이 있고, 하는 일이 있고, 절조를 잘 지키는 이가 있으면 당신은 그를 중시해야 합니다.
준칙에 맞지 않더라도 죄를 짓지 않으면 임금은 그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만약 어떤 이가 낯빛을 편안하고 온순하게 하고, “나는 미덕을 행합니다”라고 말하거든 그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이렇게 하면 신하들은 장차 임금의 준칙을 생각할 것입니다.

무의무탁한 사람들을 학대하지 말고 권세가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만일 어떤 이가 능력이 있고 일을 함에 있어서, 그의 재능을 펼치게 한다면 당신의 나라는 창성할 것입니다.
무릇 관리가 이미 받는 녹봉이 넉넉한데, 만일 그들로 하여금 국가에 공헌할 수 없게 한다면 이 사람들은 당신을 비난할 것입니다. 좋은 덕행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에게 복을 내려 주더라도, 당신이 악정을 시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치우치지도 말고 부정不正을 하지도 말고 성왕聖王의 법을 따라야 하며,
사적으로 편애하지 말고 성왕의 도를 따라야 하며,
사사로이 미워하지 말고 성왕의 길을 따라야 합니다. 
치우치지도 않고 편들지도 않으면 성왕의 도는 크고 넓어질 것이요,
편들지도 않고 치우치지도 않으면 성왕의 도는 순조롭게 다스려질 것이며, 
위반하지도 않고 불공정하지도 않으면 성왕의 도는 사사로움 없이 공정하리니,
신하를 단결시키는데 준칙이 있어야 하고 신하가 임금에게 귀의하는 데에도 준칙이 있어야 합니다.

임금이 위에서 진술한 준칙에 대해 선양하고 가르쳐야 하는데 이것이 천제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입니다.
무릇 백성들이 법도를 준수하고 시행하면 천자의 광휘에 가까이 가게 될 것입니다.
천자는 백성의 부모이기 때문에 천하의 왕이 되는 것입니다.

여섯째 삼덕三德이란,
첫째는 바로잡아 곧게 만드는 것이요,
둘째는 강함으로 이기는 것이요,
셋째는 부드러움으로 이기는 것을 말하니,

평안한 사람은 바로잡아 곧게 만들고,
강하여 남에게 친근하지 못하는 사람은 강함으로 이기고,
화순하여 친근한 사람은 부드러움으로 이깁니다.
지나치게 유약한 사람은 강함으로 이기고,
권세가는 부드러움으로 이겨야 합니다.

오직 임금이라야 복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오직 임금이라야 형벌을 내릴 수 있으며,
오직 임금이라야 맛좋은 음식을 먹습니다.

신하는 복을 만들어주거나 형벌을 내릴 수 없으며 맛좋은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신하가 복을 만들어주거나, 형벌을 내리고, 맛좋은 음식을 먹는다면,
그 해가 당신의 집안에 미치게 되고 흉함이 당신의 나라에 미치게 되어,
신하들은 이로 인해 불공정하고, 부정을 저지르고, 치우칠 것이며,
백성들도 이로 인해 법도를 어기고 난을 일으킬 것입니다.

일곱째 계의稽疑란,
거북점과 시초점에 정통한 사람을 가려 임용해서 거북점과 시초점을 치도록 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조兆에 ‘비가 오겠다’, ‘비가 그치겠다’, ‘흐리겠다’, ‘안개가 자욱하겠다’, ‘구름이 드문드문하겠다’, ‘올바르다(내괘)’, ‘뉘우치다(외괘)’라고 합니다.

모두 일곱 가지인데,
거북 점(卜)이 다섯이고, 시초점(占)이 둘이니 갖가지 조문에 근거해서 변화를 미루어서 길흉을 결정합니다.
이 사람들을 임명하여 거북점과 시초점을 치되, 세 사람이 점쳤다면 두 사람의 말을 따르십시오. 
당신에게 만일 중대한 의문이 있으면
먼저 당신 스스로 생각해보고,
다시 공경대부와 상의하고, 
다시 백성들과 상의해야 하며,
그런 다음에 거북 점과 시초점으로 결단하십시오.

당신이 만일 동의하고, 거북점이 동의하고, 시초점이 동의하고,
공경대부가 동의하고, 백성들이 동의하면, 이것을 대동大同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되면 당신의 신체는 강건해질 것이며 자손들이 번창하리니, 이것은 길한 것입니다.

당신이 만일 동의하고, 거북점이 동의하고, 시초점이 동의하면,
공경대부가 반대하고, 백성들이 반대해도 길할 것입니다.
공경대부가 동의하고, 거북점이 동의하고, 시초점이 동의하면,
당신이 반대하고, 백성들이 반대해도 길할 것입니다.
백성들이 동의하고, 거북점이 동의하고, 시초점이 동의하면,
당신이 반대하고, 공경대부가 반대해도 길할 것입니다.
당신이 만일 동의하고, 거북점이 동의하나, 시초점이 반대하고, 공경대부가 반대하고, 백성들이 반대하면
안에서 하는 일은 길하고, 밖에서 하는 일은 흉할 것입니다.
거북점과 시초점이 다 같이 사람의 뜻에 어긋나면,
가만히 있으면 길하고, 일을 일으키면 흉할 것입니다.


여덟째 서징庶徵(좋은 징조)이란, 
‘비 온다’, ‘해 난다’, ‘따뜻하다’, ‘춥다’, ‘바람 분다’, ‘때맞다’는 것이니, 
다섯 가지가 갖추어지고 각기 그 순서에 따르면 모든 초목이 무성해질 것입니다.
한 가지가 너무 과다하면 흉할 것이고, 한 가지가 너무 적어도 흉할 것입니다.

좋은 징조는,
임금이 공경하면 때맞게 비가 내리는 것과 같고,
임금이 정치를 잘하면 때맞게 햇볕이 비추는 것과 같으며,
임금이 지혜로우면 때맞게 날씨가 따뜻한 것과 같고,
임금에게 좋은 방책이 있으면 때맞게 날씨가 추운 것과 같으며,
임금이 사리에 통달하면 때맞게 바람이 부는 것과 같습니다.

재앙의 징조는, 
임금이 오만하면 오랜 비가 내리게 되는 것과 같고,
임금이 분수에 넘치면 오랜 가뭄이 생기는 것과 같으며,
임금이 향락을 밝히면 오래 무덥게 되는 것과 같고,
임금이 조급하면 오랜 추위가 닥치는 것과 같으며,
임금이 몽매하면 오래 바람이 불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임금의 잘못은 한 해 영향을 주고,
공경대부의 잘못은 한 달 동안 영향을 주며,
백관의 잘못은 하루 동안 영향을 줍니다.

한 해와 한 달과 하루의 때가 각기 뒤바뀌지 않으면
백곡이 이로 인해 풍성해지고, 정치가 이로 인해 맑고 깨끗해지며,
현명한 신하가 이로 인해 드러나 등용되며, 국가가 이로 인해 태평해질 것입니다.

한 해와 한 달과 하루의 때가 이미 뒤바뀌었으면 
백곡이 이로 인해 풍성해지지 못하고,
정치가 이로 인해 어지러워져 밝지 못하며,
현명한 신하가 이로 인해 숨어버리고, 국가가 이로 인해 편안치 못하게 될 것입니다.

백성은 별과 같은데, 별에는 바람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비를 좋아하는 것도 있습니다.
해와 달이 운행하여 겨울과 여름이 있게 되는데,
달이 별을 따르면 바람과 비를 알 수 있습니다.

아홉째 오복五福(다섯 가지 복)이란,
첫째는 장수요, 
둘째는 부유함이요,
셋째는 건강하고 평안함이 요,
넷째는 미덕을 따르는 것이요,
다섯째는 늙어서 천수를 다하는 것을 말합니다. 

육극六極이란, 
첫째는 단명 요절이요, 
둘째는 질병이요, 
셋째는 근심이요, 
넷째는 가난함이요, 
다섯째는 사악함이요, 
여섯째는 나약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