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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환단고기 해제 등

신교사관이란 무엇인가?

by 광명인 2023. 12. 17.

천지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밝은 인간, 홍익인간을 지향하는 신교사관

신교사관(神敎史觀)이란 무엇인가? 

21세기 한국인은 신교神敎라는 이름조차 모른다. 신교는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의 일상적 삶의 기반이었던 한민족의 영성문화이자 고유종교이다. 또한 인류의 황금시절, 태고 문명의 근원이었던 시원종교이다. 

신교사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교를 알아야 하고, 신교의 실체를 알기위해서는 신교문화의 주제인 삼신三神을 알아야 한다. 삼신은 만물의 존재 근거로서 무궁한 조화의 경계에 계시는 절대자이고 무형의 신이다. 삼신이 현실계에 자기를 드러낸 것이 바로 ‘하늘과 땅과 인간’이다. 조물주 하나님은 그 창조성이 만물 속에 세 가지 손길로 나타나기 때문에 삼신이라 한다. 삼신은 만물을 창조하는 조화造化의 손길, 진리를 열어 만물을 가르치고 성숙시키는 교화敎化의 손길, 질서를 바로잡아 만물을 다스리는 치화治化의 손길로 작용한다. 하늘에는 이처럼 조화신 · 교화신 · 치화신이라는 삼신이 계시는 것이다. 

그리고 삼신이 현현顯現한 또 다른 존재인 땅에서도 삼신의 손길이 작용한다. 그래서 고조선 시대에 진한 · 번한 · 마한의 삼한三韓53)이 있었다. 나라를 셋으로 나누어 다스린 고조선의 삼한관경제는 신교의 삼신사상에 따라 필연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 몸 속에 삼신의 손길이 작용하여 성性 · 명命 · 정精 삼진三眞이 되었다. 하늘에는 삼신, 땅에는 삼한, 인간에게는 삼진이 있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늘·땅·인간은 삼신이 현현한 존재로서 동일한 신성의 가치를 가진다. 이렇게 천지인을 삼위일체적 존재로 인식하고 그 틀에서 인간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바로 신교사관이다. 신교사관은 실증주의 사관과는 역사 해석의 잣대가 전혀 다르다. 실증주의 사관은 ‘역사를 과학화한다’는 미명 아래 지구촌 모든 민족과 나라의 상고 역사를 단지 생활 도구의 수준에 따라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로 구분한다. 역사를 집터, 무덤, 토기, 장신구 같은 유물과 유적으로만 따지는 실증사학에는 인류의 정신 문화가 결여되어 있어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없다.54) 

실증사학은 역사의 주체인 인간을 외면한다. 과거 사실에 대한 입증에만 정신을 송두리째 빼앗겨 우주의 신비를 머금고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인간 역사의 대세와 근본정신을 보는 데 무지몽매하다. 그리하여 실증사학은 천지라는 바다에 떠서 시공의 파도를 가르며 흘러가는 역사의 배를 탄 인간이 어디를 향해 항진하는가 하는 물음에 해답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신교사관에서는 인간을 천지로부터 대광명의 성령 기운을 받아 사물을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천지와 하나 되어 사는 성령적 존재로 본다. 나아가 인간을 ‘태일太一' 55)이라 하여 천지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천지보다 더 큰 광명의 존재로 인식한다. 인간의 위격과 가치에 대한 파천황적인 선언, 이것이 신교사관의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단지 인간에 의해서만 펼쳐지는 것인가? 역사의 주인공은 인간이지만, 역사는 천지인을 근본 요소로 해서 구성되고 발전한다. 인간이 천지의 품안에서 ‘천지 변화의 법칙에 따라’ 역사를 만들어 나간다. 여기에 신교의 인간관, 우주관, 역사관이 다 담겨 있다. 이러한 신교사관으로 한국사와 인류사를 다시 해석할 때,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한데 어우러져 펼쳐가는 우주사 차원의 새 역사, 새문명을 열 수 있다. 


53) 삼한三韓: 고종황제가 선포한 국호 ‘대한’ 이 바로 이 삼한에서 유래한다. 대한은 삼한을 크게 하나로 통일한 
다는 뜻이다. 대한제국을 선포하여 통북아의 중심국이던 옛 조선 삼한의 영광을 회복코자 하였던 것이다. 

54) 실증사학은 출발부터 역사의 대상이 인간인데도 인간을 역사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종합적인 전체사의 의미를 상실하였다 (신형식, ‘한국사연구의 어제와 오늘’ 한국사논총 4집, 161쪽).

55) 태일太一: 삼신이라는하나의 동일한근원에서 나온 천지인을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이라 부른다. 

(출처: 안경전 역주본 환단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