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스와 하이에크의 경제 이론은 지난 100년간 세계 경제를 좌우한 두 축이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배상금으로 인한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과 1929년 미국발 대공황은 케인스의 거시경제학 탄생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케인스는 경제 위기의 원인을 '수요 부족'이라 보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공지출을 늘려 완전 고용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전후 미국과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자본주의 황금기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케인스주의의 한계가 드러났습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 정부 개입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습니다. 이때 등장한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는 자유시장경제를 통해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 스스로 균형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처와 레이건 정부를 통해 하이에크의 이론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었고, 이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열며 금융자본주의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동시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규제 완화와 금융공학으로 복잡한 파생상품이 등장하면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기적인 경제위기가 반복되었으며, 양적완화와 초저금리 정책 등으로 거품 경제가 형성되었습니다. 결국, 현재 국제 경제는 전례 없는 불평등과 양극화, 그리고 과잉 부채로 인해 새로운 대공황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케인스와 하이에크 모두 경제문제에 명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정부 중심의 케인스주의나 자유시장 중심의 신자유주의 체제 모두 그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제 자본주의는 정부나 시장이 아닌, 국민과 복지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자본주의, 즉 복지 자본주의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단지 동정심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이 행복한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만드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상생(相生)의 길만이 지속가능한 삶의 길입니다.]
"선천에는 위무(威武)로써 승부를 삼아 부귀와 영화를 이 길에서 구하였나니, 이것이 곧 상극의 유전이라. 내가 이제 후천을 개벽하고 상생의 운을 열어 선(善)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리라."
(증산도 道典 2:18)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5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세상에 나온지 약 250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세상은 많이도 변했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위기속에서도 자본주의는 굳건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런데 250여 년에 자본주의를 살아온 우리는 과연 더 행복해졌을까요?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세계적인 석학들은 행복을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할까요? 먼저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행복은 어느 사회에서나 같습니다.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기회입니다."
에릭 매스킨 (Eric Maskin)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행복이란 사람들의 삶이 계속 더 좋아지는 겁니다."
로저 로웬스타인 (Roger Lowenstein)
미국 칼럼니스트/ 전 월스트리트 저널기자/ 저서: 복지전쟁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란 즐기기에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것입니다."
리처드 탈러 (Richard H. Thaler)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 교수/ 저서: 넛지, 승자의 저주
"행복이란 좋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에 따라 살 수 있죠. 돈과는 상관없습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David Cay Johnston)
미국 저널리스트/ 저서: 내가 낸 세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자본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개인에 맞게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스티븐 랜즈버그 (Steven Landsburg)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 경제학과 교수/ 저서: 발칙한 경제학, 경제학자 철학에 답하다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의 월가(Wall Street)의 한복판에 1천여명의 시위대가 모여들었습니다. '월가를 점령하라'하는 구호 아래 그들은 금융 자본의 탐욕을 지탄하고 양극화와 빈부 격차의 해소를 촉구하는 대정부 시위를 벌렸습니다.
"이건 제가 살고 싶은 사회가 아니에요. 제가 원하는 사회는 모두가 여유로운 사회죠. 힘들게 일을 하며, 청구서, 고지서를 내려고 2~3개의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요.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기 위해 사는 사회죠."
카란 카슈사 (Karanja Gacuca)/ 미국 월스트리트 점거운동(Occupy Wall Street) 활동가
1%를 향한 99%의 분노는 삽시간에 미국 전역의 도시로,, 한 달만에 세계 80여개 나라 1,500개 도시로 퍼져나갔습니다. 월가 국제 연대 시위를 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단체들이 '탐욕스런 금융자본을 공격하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었습니다.
"중요한 점은 금융계의 도덕성 결여입니다. 예전과 비교할 때 확실히 그렇습니다. 어떤 사업이든 어느 정도의 윤리적 틀이 필요합니다. 금융은 특히 더 그렇죠."
니얼 퍼거슨 (Niall Ferguson)
미국 하버드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저서: 제국, 현금의 지배, 금융의 지배
"금융 위기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어느 정도 미국의 정서를 반영했다고 봅니다. 실업률이 9%에 달하는 심각한 위기가 일어났는데 그 누구도 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죠. 아무도 교수형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장기간 감옥에 들어간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라구람 라잔 (Niall Ferguson)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2003년 피셔 블랙 상선정
2011년 영국 이코노미스트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1위'
저서: 시장경제의 미래
"가난한 사람들을 양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근로자를 양산하는 시스템이 아니라요."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탐욕, 실업, 빈부격차, 불평등으로 가득한 세상, 우리가 살고 있는 금융 자본주의의 세상은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 이후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재정 위기를 거치면서 신문에서는 연일 신자유주의가 다시 위기를 맞았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1930년 미국 대공황때와 같이 케인스와 하이에크가 다시 맞붙게 됐다고 했죠.
정부냐? 시장이냐? 100년에 걸친 논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케인스(Keynes)의 거시경제학과 하이에크(Hayek)의 신자유주의의 논쟁,
시장이냐 정부냐?
계속되는 경제위기, 되풀이 되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세계의 빚잔치, 너도 나도 모두 빚잔치,
미국이 넘어지면 우리도 한방에 훅! 돈이 돌고 돌아도 먹고 살기 힘들어!
새로운 경제위기를 해결할 답이 필요해.
21세기를 책임질 경제 원리는 무엇일까? ]
과연 되풀이되는 경제 위기를 해결해 줄 경제 원리는 무엇일까요?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 아니면 케인스의 거시경제학인가요?
"저는 많은 점에서 케인스가 옳았다고 생각해요. 그가 살았던 시대가 자본주의의 황금기였으니까요."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영국 상원의원, 워릭대 명예교수/ 케인스관련 세계 최고의 권위자
저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 평전
"저는 하이에크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과도한 정부의 규제가 위기를 초래했다는 거죠. 너무 많은 규제가 있었고 사실은 이게 위기를 만든 겁니다."
마크 페닝턴 (Mark Pennington)
영국 런던대학교 공공정책과 정치경제학 교수/ 저서: 시장경제와 계획경제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유령이 다시 파도를 만들고 공식적인 논쟁에 자주 인용되고 있어요."
스티브 데이비드 (Steve David)
영국 경제연구소 교육담당이사/ 저서: 제국주의의 역사
세계적인 석학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래서 먼저 그들이 벌려 온 논쟁의 핵심을 살펴볼까 합니다. 잘 보시고 여러분들도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위기를 이겨낼 새로운 자본주의의 이론은 무엇이 돼야 할지 생각해 보시면 합니다.
자, 그럼 100년 전으로 돌아가서 케인즈 만나볼까요. 1914년 7월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 포고를 하면서 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은 꼬박 4년을 넘게 계속됐죠. 그리고 드디어 1918년 11월 11일 독일의 항복으로 전쟁은 끝이났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31개 연합국은 1919년 6월 28일 파리에서 평화 회담을 열고 베르사유 조약을 맺게 됩니다. 전쟁을 일으킨 독일에게 무려 240억 파운드에 달하는 전쟁 배상금을 물라는 것이었죠. 바로 그자리 곧이어 닥칠 위기를 가장 먼저 예감한 한 경제학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곧바로 그가 속했던 영국 재무성에 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로부터 2달 뒤 그는 작은 책자 한 권으로 일약 스타가 됩니다.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입니다.
그의 예언이 적중했음을 아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독일정부는 감당할 수 없는 전쟁 배상금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었고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한편 전쟁의 여파에 폐허가 된 유럽과는 달리 미국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끝없는 욕심은 거품을 만들어냈습니다. 1929년 10월 29일 검은 목요일 거품이 터지면서 미국은 대공황의 소용돌이에 빠져 들어갔습니다.
"1930년대 초반 대공황이 왔어요. 국민소득이 곤두박질쳤어요. 영국보다 미국이 더했죠. 국민이 쓸 수 있는 돈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게 케인스의 일반이론으로 이어져요."
조지 페든 (George Peden)
전 영국 스털링대학교 역사학 교수/ 저서: 무기, 경제와 영국의 전략
그 시기 유럽의 이탈리아, 독일에서는 파시즘(Fascism)이 힘을 얻고 있었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빈곤과 실업과 혼란의 지쳐 히틀러에게 정권을 맡겨버리고 말았죠. 이렇게 대공황과 전쟁의 위기가 몰아칠 때, 케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의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를 구하기 위해 위기의 원인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해결 방법을 다룬 책을 내놓게 되었죠. 바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 이론'입니다. 케인스는 공황의 원인을 수요 부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득이 늘어난다고 수요가 똑같이 늘어나지 않으며, 현실적인 수요량을 유효 수요라고 정의했습니다. 경제가 잘 돌아가려면 소득과 수요가 거의 같아야 하는데, 덜 쓰다 보니 경기가 침체되는 것이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케인스: 물건이 넘쳐나도 사는 사람이 없어. 왜? 돈이 안도니까 먹고 살기가 힘들어. 결국엔 대공황! 보이지 않는 손만 믿다 큰 코다친 거야. 경제도 아기처럼 돌봐줘야해! 정부가 돌봐줘! 우리 보완책이 되어줘! 투자가 부족하잖아. 수요도 부족해. 정부가 공장 세우고, 다리도 놓아야 돼. 일자리를 줘야 해. 돈이 돌게 해야해. 이게 바로 내가 만든 거시경제학이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케인스의 새로운 이론은 '거시경제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킵니다.
"케인스 이전의 경제학자들은 시장의 원리를 설명하려고 했어요. 시장경제를 연구했죠. 미시경제학입니다. 케인스가 재무성에서 일할 때는 세계대전 중이었어요. 그는 경제 전체, 즉 거시경제를 생각해야 했어요."
-조지 페든 (George Peden)
1. 거시경제학이란?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그 주체를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가게, 기업 그리고 정부], 미시 경제학이란 가게와 기업이 어떻게 의사 결정을 내리며 이들이 시장에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아담 스미스의 자유시장경제체제 이후 세계를 지배한 경제학입니다. 여기서 국가는 그저 전쟁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야경국가 정도의 역할만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거시경제학은 국민소득, 이자율, 환율 등 국가 전체와 세계에 관한 경제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정부의 계획적인 정책으로 가게와 기업을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이죠.
[케인스: 실질적인 구매력을 지닌 수요, 유효 수효.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서 유효수요를 늘리자는 심플한 논리! 구매력없는 수요자가 일자리를 통해 구매자로 발전하는 길! 구매했던 구매력이 정상적인 유효 수요로 발전하는 길! 일자리가 있고 돈이 있는데 왜 돈이 안 돌겠어. 이것이 1936 발표한 케인스의 유효 수효 이론. 뉴딜정책의 성공으로 증명된 이론이지. 이것이 바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야.]
공황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부가 지출을 확대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 완전 고용이 이루어지면 유효 수요가 늘어나서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내린 정부의 계획적인 개입이라는 처방은 이제까지 세상을 지배해온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중대한 반역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케인스는 기자들로부터 공산주의자가 아니냐 하는 질문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 스스로 시장을 조종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주장과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케인스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자본주의'는 생존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첫째, 좋은 수준의 고용률, 둘째, 더 평등한 사회"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그의 이론은 먼저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부에 젊은 학자들을 매혹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에 경제 각료들을 설득시켰죠. 루스벨트 대통령은 그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뉴딜 정책을 만들었습니다. 실업자와 굶주린 사람을 위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고 댐, 고속도로 등을 건설해서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또 없이 강력한 규제 방안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939년 9월 1일 케인스의 예언이 그대로 적중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다시 유럽 대륙에 전쟁의 피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쟁은 1941년 독일의 소련 공격과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계기로 해서 태평양 전쟁으로 번졌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까지 전 세계가 전쟁에 휩싸이게 된 것이죠.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은 전쟁은 1945년 8월 15일이 되어서야 끝이났습니다. 그 사이 케인스주의는 그 영향력을 전세계로 확대했습니다. 1944년 7월 케인스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 자격으로 브레튼 우즈 협정을 진두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은 독일과 미국 모두에게 불황의 탈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돈을 빌려 전쟁에 쏟아부으면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가 살아난 것입니다. 2차 대전이 끝나자 케인스주의는 자본주의 세계 모든 정부를 지배하는 경제원리가 됐습니다.
"캐인스의 공헌은 경제학자들에게 경제 전체를 생각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거시경제학의 관점에서요. 큰 공헌이죠."
-조지 페든 (George Peden)
"정부는 완전고용에 관한 책임이 있습니다. 최고의 고용률과 생산율을 유지해야 하는 거죠. 케인스 정책을 택한 정부는 높은 고용을 목표로 했어요. 3~5% 정도로 실업률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이후 케인스 이론은 큰 정부를 만드는데 이론적 토대가 됐고, 30년 동안이나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케인스가 승승장구할 때 공황의 원인과 극복 방법에 대해서 그와 정반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런던대학 교수였던 하이에크, 그는 1944년 자신의 주장을 담아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을 편찬했습니다. 하이에크는 너무 많이 투자했고, 너무 많이 써서, 공황이 왔다.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케인즈와는 정반대의 의견이죠. 그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의 조종 능력을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비판은 하이에크에서 시작됩니다. 케인스주의 반대자죠. 정부가 너무 많이 경제에 개입하면 정부는 점점 커진다는 거예요. 경제를 비능률적으로 만들죠."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하지만, 케인스주의로 호황을 누리고 있던 세계는 하이에크 주장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았습니다.
"하이에크는 케인스에 비해 존경받지는 못했어요. 경제학자들은 그가 경제학을 그만뒀다고 생각했어요. 약 20년 동안 많이 주목 받지 못했어요."
-마크 페닝턴 (Mark Pennington)
결국 하이에크는 낙심한 나머지 고향인 오스트리아로 돌아 갔습니다.
[하이에크: 초창기에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로부터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호황에도 위기가 찾아습니다. 위기는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번져갔습니다. 바로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케인스이론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 했습니다. 대세는 케인스에서 하이에크로 기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말년인 1974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어요. 그의 사상은 정치이론 혹은 정치철학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졌어요."
-마크 페닝턴 (Mark Pennington)
마가렛 대처가 보수당 당수가 됐을 때 그녀는 하이에크 책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했죠.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바로 이겁니다. 선거가 있던 1979년 영국은 불만족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경제가 치명적인 침체에 빠졌죠. 영국 국민들은 대처의 보수당 정부를 선택합니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대처는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대처리즘을 표방했습니다.
[하이에크: 스태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에다 불황까지 온 거야. 정부 믿다 큰 코다쳐. 무능 정부, 부패 정부, 투자 너무 많아. 소비 너무 많아. 빚도 너무 많아. 고통스러워도 그냥 놔둬야 돼. 보이지 않는 손이 조종해야 돼. 이게 내가 말하는 신자유주의!]
하이에크는 큰 정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아덤 스미스의 자유시장 경제 체제를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1970년대에 와서 케인스주의자들은 거부됐고, 마가렛 대처와 함께 신자유주의 사상이 들어왔어요."
-조지 페든 (George Peden)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규제철패가 시작되지만 침체는 계속되었습니다. 케인스가 가르쳐준 대로 했지만 별효과가 없었습니다. 미국은 대처와 같은 노선을 가진 레이건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그는 하이에크와 같은 시장 주의자인시카고 학파 밀턴 프리드만의 이론을 기반으로 해서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를 시행했습니다. 건실한 금융, 규제철폐, 적정한 세율, 제한적인 정부지출이 주요내용입니다. 하지만 체제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았고, 금방 좋은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3년이나 고통이 계속됐고, 분노는 커져만 같죠.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매우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영국은 포클랜드 전쟁을 일으켰고 승리했습니다. 다행히 살아남은 대처 정부는 그때까지의 성과를 내지 못한 정책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에크는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이에크의 이론은 케인스 모델보다 다양하고, 폭넓고, 더 정확합니다."
-스티브 데이비드 (Steve David)
한편 1980년대에 들어와서 공산주의 세계는 소련이 리더십을 잃어가면서 경제 위기의 해결책이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시장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 사정으로 공산주의 체제는 점차 무너져 갔고, 결국 1991년 12월 25일에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세계를 양분했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대결해서 자본주의가 최종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대처의 영향력은 더 막강해졌고, 그와 함께 하이에크의 신자유주의는 지구촌 경제를 휩쓸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세계화를 주장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시장개방에 압력을 넣기시작했고 그 결과 세계는 글로벌 경제체계에 돌입하게 됩니다. 글로벌 경제체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그 누구도 통제권을 갖지 못한 단일 시장이 시작된 것입니다. 또 미국과 영국은 금융 산업을 무기로 세계화에 성공했고, 급기야 새로운 자본주의 형태인 금융 자본주의를 탄생시켰습니다.
2.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하지만 이러한 금융 자본주의가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한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멕시코 금융 위기는 미국의 지원으로 해결됐지만 태국에서 발발한 금융 위기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전염병이 돼 번져 나갔습니다. 우리나라도 IMF 체제에 들어가는 굴욕을 당했지만 금융 위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죠. 결국 2008년 철옹성이라 생각했던 미국까지 금융 위기에 휩싸이게 되고, 2010년 연이은 유럽발 금융 위기로 전 세계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는 어느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세계가 돼버린 것입니다. 물론 세계화가 전래 없는 풍요를 가져다 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세계화가 시작되면서 부와 빈곤의 양극화가 가속되고, 불평등이 더 커졌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자 케인스주의자들은 이번 위기의 원인을 신자유주의가 괴물 금융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케인스는 금융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케인스는 금융의 파괴력을 의심했습니다. 격렬한 변동과 투기가 난무하는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제프리 잉햄 (Geoffrey Ingham)
하이에크의 추종자들은 반박했습니다. 과도한 정부의 지출이 이번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것이죠.
"저는 자유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시장을 조작하려는 정치적인 힘이 원인이라고 반박합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이나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금융위기 말이에요."
-스티브 데이비드 (Steve David)
정부냐 시장이냐? 그래서 주도권 싸움은 아직도 첨예하게 대립하며 계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3. 방향을 잃은 자본주의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시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규제를 더 완화해서 시장이 스스로 제 기능을 찾도록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참 답이 없습니다. 둘 다 이미 그 한계를 여실히 증명한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자본주의는 고장났다. 이렇게 진단합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자본주의를 버려야만 할까요?
"겨우 200년 전, 산업혁명 이후에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유일한 힘이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아마도 몇 가지는 수정이 되더라도 제발 유일하게 기능하는 자본주의를 (내다버리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스티븐 랜즈버그/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교수
우가 만나본 전문가들 중 자본주의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하기야 그렇다고 실폐한 공산주의를 다시 불러올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결국 방법은 하나, 고장난 자본주의를 고쳐 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궁금증은 문제의 원인에 대한 것입니다. 잘못된 자원 분배와 가난, 극단적인 임금격차, 선진국보다 개발이 미진한 나라들도 문제죠."
-스티브 데이비드 (Steve David)
맞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문제의 원인을 분명하게 분석하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정부도 시장도 아닌 자본주의를 이끌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입니다.
4. 정의란 무엇인가?
[네델란드 경제학자 얀 펜(Jan Pen)의 소득분배(1971)
전 세계인이 소득순서대로 1시간 동안 행진한다면?
안펜의 '난장이들의 행진'
행렬을 키 크기 순서대로, 키 크기는 그들의 소득에 비례한다.]
1. 발만 버둥버둥 땅속에 머리를 파묻고 꺼꾸로 등장한 첫 사람, 빚쟁이, 파산한 사업가, 마이너스 소득
2. 바로 섰지만 개미처럼 땅바닥에 착 달라붙은 시간제로 일하는 주부, 신문 배달 소년, 이들의 키는 겨우 몇 cm.
3. 이어 느릿느릿 뒤를 따르는 1미터 남짓의 노인, 실업자, 장사가 안되는 노점상, 재주를 알아주지 않는 천재화가 등
30분이 흐르도록 사람들의 키는 간신히 1미터를 넘은 난쟁이 수준,
4. 48분이 지나자 거침없이 커지는 키, 2미터가 넘는 대졸 회사원과 교장 선생님
5. 5미터가 넘는 군 대령, 성공하지 못한 변호사,
6. 급기야 마지막 몇십 초를 남겨두고 나타나는 수십 미터의 거인들, 석유회사 쉘(Shell)의 전무이사 110 미터,
7. 행렬 마감 몇 초전 등장한 사람들은 구름에 얼굴이 가려 못 알아볼 지경!
우리 사회의 소득의 불평등과 빈부 격차를 아주 쉽게 표현한 그림입니다.
"미국의 큰 쟁점이기도 합니다. 통계를 보면 부자들이 일반 대중보다 훨씬 부유해지고 있습니다. 부자와 일반인 사이에 큰 격차가 있습니다."
-러셀 로버츠 (Russell Roberts)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경제이론학과 교수
저서: 보이지 않는 마음, 선택의 논리
"미국 하위 90%의 소득 증가는 30년 동안 1인치였고 최상위층의 소득 증가는 화살표와 함께 이렇게 쓰여 있죠. '이 페이지 밖으로 62.5피트 계속된다' 1인치와 62.5피트예요. 1달러와 7,500달러의 비율이죠. 하위 90%가 1달러를 벌 때마다 최상위층은 7,500달러를 번 겁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미국 저널리스트
"미국은 1%와 99%라고 말합니다. 소득분배를 살펴보면 지난 20년간의 소득 대부분은 최상위층에게 돌아갔습니다. 밑바닥의 99%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충격적인 추세입니다."
-리처드 실라 (Richard Sylla)
자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요? 한국 조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상위 1%가 한해 버는 돈이 38조 4,790억원, 즉 상위 1%가 국민소득 16.6%를 가져간다는 계산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OECD 중 미국의 17.7%에 이어서 2위라는 것, 우리나라가 얼마나 심각한 소득 불균형 상태에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놀라운 데이터는 또 있습니다. 'OECD 국가의 '삶의 질의 구조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10점만점에 4.2점, 전체 34개국 중 3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1위는 덴마크로 8.0점,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2점대의 터키와 멕시코뿐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그래프입니다. 1960년대 100여 달러에서 시작해서 현재 2만달러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됐습니다. 정말 놀라운 성장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도가 경제성장과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털린이 주장한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정체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을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습니다.
[OECD 34개국 중 사회복지지출비중 33위, 빈곤률 28위, 연평균 근로시간 1위 (2193시간)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
중고교생 5명 중 1명 자살 고려, 20명 중 1명 실제 자살 시도
-2010년 질병관리본부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 28.4명 세계 1위 (OECD 국가 평균 11.2명)
-2009년 통계청
고3 학생들,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1위, '돈'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 65점, 3년 연속 최하위 (OECD 23개국 중 23위)
-2011년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재 모습입니다.
5. 경제학이란 무엇인가?
오늘 0시부터 세계 1위 경제 국가인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이 발효됐습니다. 관세 장벽이 없어져 오늘부터 무관세 무역이 이루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한미 자유무역헙정 (FTA)이 발효됐습니다. 과연 FTA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한미FTA는 두 나라 간의 교환을 장려하므로 좋은 일입니다. 두 나라 모두가 더 부유하게 될 겁니다. 왜냐하면 무역은 일자리의 수를 바꾸지 않습니다. 일자리의 종류만 바꿀 뿐입니다."
-러셀 로버츠/ 미국 조지메이슨대 경제이론학과 교수
"어떤 산업은 쇠퇴 할 겁니다. 다른 산업으로 이동하는 동안 단기적인 고통이 있습니다. 산업이 사라졌다고 해서 해고자들이 평생 일을 못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재훈련을 통해 일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지요. 쉬운 과정은 아닙니다."
-스티븐 랜즈버그
"미국과의 무역 때문에 쇠퇴하는 경제부문이 생길 것입니다. 새로운 경쟁이 있기 때문입니다."
-러셀 로버츠
"약자들이 보는 그 피해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버려두면 적어도 미국과의 FTA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 심화시킬 위험이 있으니까요."
-손봉호/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고신대 석좌교수/ 현재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저서: 현상학과 분석철학, 생각을 담아 세상을 보라.
이미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겐 분명 좋은 기회지만 나머지 산업은 아니라는 겁니다. 상당히 다른 평가입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바로 분명히 많은 낙오자가 생긴다는 것, 그럼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차피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세상, 너 알아서 살아라. 난 모른다 하면 될까요?
6. 혼이 담긴 경제학
"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습니다. (복지란) 비참한 사람들이 발생하게 된 것에 부담을 나누기로 하는 것이죠. 일종의 보험과 같습니다. 자본주의를 보험 없이 할 수 없어요. 보험 없이 배를 바다로 내보낼 사람은 없을 겁니다."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실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우리는 불운을 인정해야해요. 모든 문명사회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합니다."
-라구람 라잔
"복지란 우리가 서로에게 해 주는 보험입니다."
-리처드 탈러
"복지란 사회가 가장 연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 안전망입니다."
-에릭 매스킨 (Eric Maskin)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복지입니다. 갑자기 경제 얘기하다 웬 복지로 흘러갔나 싶으실 겁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리지 않습니까? 정부도 시장도 아닌 자본주의를 이끌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자본주의는 정부도 시장도 아닌 바로 국민이 주인이 되야 한다는 말입니다. 국민이 주인이 돼서 경제를 움직이고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는 겁니다. 현대 자본주의가 낳은 양극화, 불평등, 빈부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 자본주의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지 않는 자본주의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한 자본주의로 바꿔보자는 겁니다. 복지는 미래의 불안에 대한 일종의 보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세금을 내서 복지를 하는 건 보험을 싼값에 공동 구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걱정합니다. 복지 복지하다 보면 분명히 경제 성장에 발목이 잡힐 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자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1번. 부자가 소비하는 것이 국게 도움이 될까요?
2번. 아니면 가난한 사람이 소비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까요?
답은 2번입니다. 왜냐고요? 당연히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훨씬 더 많고, 아무리 부자라도 하루에 10끼를 먹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는 멜더스가 '정치 경제학원리'에서 주장한 '과소 소비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소비성향은 소득 상위층이 높을까요? 소득 하위층이 높을까요?
소비성향의 개념: 처분가능한 소득 중에서 얼마나 소비하는지의 비율
=소비/처분가능소득
최상위 계층은 평균보다 소비성향이 낮다.
최하위 계층은 평균보다 소비성향이 높다.
멜더스- 소득과 소비성향의 관계 때문에
사회내 빈부격차가 커지면 전체소비는 오히려 감소한다.]
멜더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워라. 그러면 소비가 촉진된다." 결국 가난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인 비용이 많이 들게 되기 때문에 방치하는만큼 더 큰 부메랑이 돼서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복지를 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겁니다. 복지 얘기가 나오면 우리는 으레 도덕성부터 부추기고 동정심을 가지라 하는 결론으로 끝을 맺곤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그냥 두냐고, 같이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것이 바로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냐고, 하지만 사실상 복지 문제는 그저 동정심에 기대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복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복지를 하려면 세금, 즉 돈을 걷어야 하기 때문이죠.
"빈곤은 자유재지만 매우 비싸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으면 돈이 많이 들어요. 세금을 내지 않고 세금을 받기만 하죠."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아, 물론 단순한 퍼주기식 복지를 하자는게 아닙니다. 복지와 성장은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복지의 목적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서 생산적이 되도록 돕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일자리가 있어야 하죠."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물론 복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모두 말하길, 중국 사람들이 저축을 많이 하는 이유는 복지 시스템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복지와 사회보험 제도는 (여러 위험요소가 있는 사적저축보다) 더 효율적이에요."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생산적인 복지 즉 복지를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자 하는 것입니다.
"유명 배우들이 나와서 (보험을) 선전하죠. 예를 들면 월 29만 원이라는 보험금을 개인이 불안해서 내는 거죠. 내가 혹시 큰병 걸릴지도 모르는데 그래서 그렇게 큰 돈을 내고 있거든요. 그런 공적인 방식을 취하지 않고 불안하니까 사적인 방식으로 각자 살길을 찾는데, 이게 살길이 아니라 것이죠. 공적으로 가는 것이 맞고, 이게 복지 국가다. 그런 뜻입니다."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소득불균형과 분배이론'으로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저서: 불평등의 경제학, 대한민국 복지, 광장에서 길을 묻다.
"저는 교육과 기술 양성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결국 더 생산적인 국민을 만드니까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일자리를 지키지 못한 사람들도 있죠. 그 사람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때로는 직업훈련과 같은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됩니다."
-라구람 라잔
"덴마크의 경우입니다. 어떤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본인 잘못이 아니고 산업이 변화해서요. 그러면 정부가 교육 훈련 프로그램에 보냅니다. 6주가 걸릴 수도 있고, 박사 학위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정부에서 이 과정을 마칠 때까지 수입의 90%를 제공해 줍니다. 그 후 일자리를 찾아 주죠. 구직자는 일자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럼 두 번째 일자리를 찾아 줘요. 그것을 거부하면 보조금의 90%를 잃어요. 그럼 어떻게 되느냐구요? 사람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죠. 첫째, 정부가 일자리를 맞지 않게 구해줘서, 둘째, 보조금의 90%를 잃기 싫어서요."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
7. 따뜻한 자본주의
우리가 복지 자본주의로 가야 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이것은 OECD 국가들의 복지 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30개 국가 중에서 26위, 거의 꼴지의 성적입니다. 1위는 노르웨이, 2위는 룩셈부르크, 3위는 네덜란드, 4위는 덴마크, 5위 스웨덴, 주로 전통적인 유럽의 복지 국가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OECD 15개국 국가들의 창의성 지수입니다. 우리나라는 11위, 역시 중하위권 있니다. 1위는 스웨덴, 2위는 스위스, 3위는 핀랜드, 4위는 네덜란드, 5위는 노르웨이, 어떻습니까?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들이 복지 지수와 거의 비슷하지 않습니까? 창의성 지수는 복지 지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복지 국가의 국민이 창의성 지수가 높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창의력은 미래 사회를 발전시킬 가장 큰 성장 동력이라 일컬어집니다.
"복지 국가라는 것은 사회 안전망이 잘되어 있는 나라인데, 실패한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가 있는 것이죠. 재기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모험과 창의력, 발명, 혁신, 이런 것을 촉진하는 효과를 복지 국가가 갖는 것이죠"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그런데 배고픈데 창의력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실패하면 끝인 사회에서 창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창의는 끝없는 실패와 모험에서 시작됩니다.
'실패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
-마하트마 간디
[연구제목: 위험과 직업의 선택 (Risk and Career Choice)
연구자: 레이번 삭스(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스티븐 쇼어(펜실베니어대 와튼스쿨 교수)의 실증연구
연구방법: 1968~1993년 직종별 임금통계를 통해 어떤 계층이 리스크가 큰 직업을 선택하는지 연구
결론: 가정 내 안정적인 부의 크기가 직업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부유한 계층의 자녀일수록 모험적인 일을 선택]
그렇다면 복지 자본주의 세상에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가장 발달한 복지 국가가 북유럽이죠. 북유럽 국가들의 별명이 탈 상품 사회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품으로 되어있는 많은 재화와 서비스들이 북유럽에 가면은 사고 파는 상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교육, 대학까지 무료죠. 의료, 보육, 이런 것이 공짜입니다. 공짜니까 탈 상품이죠. 상품에서 벗어난 그런 사회죠. 탈 상품 사회니까 목돈이 별로 필요가 없고, 그래서 재테크 할 필요도 별로 느끼지 않을 겁니다. 한국은 불안한 사회니까 목돈이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모르거든요."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우리는 그동안 자본주의의 여러 모습들을 봤습니다. 아담 스미스로 시작된 자본주의가 마르크스의 정면 도전에 맞서 어떻게 발전되 왔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온 우리들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돈이 돌아가는 원리와 은행권의 탐욕을 보고, 오히려 무기력함을 느끼신 분들도 아마 계실 겁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생산품, 어서 사라고, 많이 사라고 부추기는 마케터의 유혹에 너무 자주 흔들린 나를 발견하며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습니다. 금융상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돈 벌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뛴 내가 한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좋습니다.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든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의 아이들에게 헐떡이며 죽음을 기다리는 물고기 같은 삶을 그대로 물려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네가 살려면 남의 의자를 뺏어야 한다고 가르치겠습니까?
사회가 얼마나 문명화 됐는가를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는 바로 약자가 어떻게 배려받는가 하는 것입니다. 함께 사는 세상, 그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자본주의 세상입니다. 이제 가장 선진화된 자본주의, 복지 자본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자본주의는 부의 생산엔진이에요. 가난을 구제하죠. 하지만 누구를 위한 부(富, Wealth)인가요? 무엇을 위한 부(富)인가요? 부의 축적윤리 외에 다른 윤리를 가져야 해요. 미래를 위해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Robert Skidelsky)
시대는 정책을 낳고,
정책은 개인들의 삶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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