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는 겉으로 보기에는 무질서하게 스스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창조와 변화에는 이치와 질서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서는 스스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를 관리하는 주재자에 의해 조율됩니다. 이 주재자는 천지 만물의 생성과 변화를 관장하는데, 이는 천지가 주재자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뭇 생명의 뿌리로서 부모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천지는 만유 생명의 부모이자 주재자로서 우주 질서를 조화롭게 유지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물질문명이 극도로 발전한 현재 인류의 정신문명은 극도로 어두워져 자기 근원을 전혀 알아 볼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제 분열의 극점에서 통일로 극즉반하는 후천개벽을 맞이하여 천지의 모든 비밀이 드러나고, 모든 인간이 밝게 깨어나는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얼마간의 짧은 시간 동안, 인류는 처절한 해원의 과정과 정화의 과정을 거쳐 모든 성인들이 꿈꾸어왔던 지상선경, 대동세계, 불국토의 황금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임금에게 입은 은덕을 잊은 자도 도리에 어긋난 자요
어버이에게 입은 은덕을 잊은 자도 도리에 어긋난 자요
스승에게 입은 은덕을 잊고 배반하는 자도 도리에 어긋난 자이니
세상에 충(忠)도 없고 효(孝)도 없고 열(烈)도 없는 고로
천하가 모두 병들어 있느니라.
(증산도 道典 5:347)
주대의 천天은 어떤 존재일까? 『시경』나 『서경』을 보면 하늘은 먼저 자연의 변화를 포함하여 천지의 모든 것을 주재하는 주재자임을 알 수 있다. 『시경』의 예를 들어 보자. 『시경』 「국풍」 160편의 시에서 '천天'은 8편의 시에서 17번 나온다. 대부분은 물질천, 공간으로서 하늘을 말하지만, "하늘의 명이, 아! 그지없이 깊고 원대하여 그치지 않으니, 아! 드러나지 않을까 순수하신 문왕의 덕이여"에서처럼, 주재적 하늘의 모습도 보인다. 여기서 '하늘의 명'은 바로 '신령스럽고 밝으며 주재하는 하늘의 도道'이다. 문왕을 제사한 이 시는 문왕의 덕이 하늘과 간격이 없음을 말하여 문왕의 덕의 성대함을 칭찬한 것이다.
"하늘이 뭇 백성을 내시니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도다. ... 하늘이 주나라를 굽어보시니" "하늘이 뭇 백성을 내셨는데" 등에서 하늘은 사람을 포함하여 만물을 낳는 존재이다. 천은 인간을 포함한 만물을 낳는다. 이는 곧 천이 뭇 생명의 궁극 부모임을 말한다.
천天은 또한 "천天으로부터 명령이 있었으니", "하늘이 우리 군주 안정을 도와"에서 알 수 있듯이, 천명을 내리고 인간에게 복록을 내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하늘이 환란을 내려 우리가 세운 왕을 멸망시키고, 이 해충들을 내려 보내 농사를 모두 망쳤네"에서 볼 수 있듯이, 하늘은 나라를 망하게도 하고 농사를 망치게 하는 벌을 내리기도 한다.
"왕의 일 모두 내 차지인데
정사도 모두 떠 맡기네
바깥일 마치고 들어가니
집안 사람들 돌아가며 다 나를 꾸짖네
아서라 그만두어라
하늘의 뜻이니
말한들 무엇하리"
이 시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한탄하며 그것을 초래한 주체가 하늘임을 보여준다. 하늘은 왕조차 책망 받을 무엇인가를 행할 수 있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위대하신 상제께서 세상 보심이 밝으시어 사방 나라를 살펴 백성의 안정을 구하시니" "하늘이 내린 복 받으시니 사방에서 찾아와 하례 하네"등에서, 하늘과 상제는 모두 주재적 신 관념을 보여준다. 하늘은 만물의 주재자로 인식되고 있다.
『서경』에서도 하늘의 주재성을 엿볼 수 있다. 『서경』의 "하늘이 은나라에 망함을 내려, 은나라는 이미 천명을 실추하였거늘, 우리 주나라가 천명을 이어받았노라" "하늘이 망함을 내리시어", "너희 은나라의 남아 있는 많은 선비들이여! 하늘이 가엽게 여기지 않아 은나라에 망함을 내리시거늘"등은, 하늘이 만물의 주재자로서 나라를 멸망시키는 재앙도 내리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천·하늘은 이렇게 천지 만물을 주재하고 통치하는 주재적 통치적 존재의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일이든 그것이 잘 되기 위해서는 일을 처리하는 주재적 존재가 필요하다. 그것을 주재하는 존재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천지도 마찬가지이다. 천지가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스스로 돌아가는 것 같고 무질서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천지가 돌아가고 만물이 생기고 변화하는 데에는 어떤 이치가 있고 질서가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가 주재자이다. 그러므로 천지 만물의 생김과 변화에는 주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늘은 어떤 원리에 따라 만물을 주재하고 다스리는 주재자인 것이다.
이처럼 천天은 인간의 삶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후·날씨 등 계절의 변화, 자연의 변화를 주재하는 존재를 넘어, 인간 사회의 모든 것도 주재 및 통치하는 최고신·지고신이다. 이러한 모습은 모두 천天이 천지 자연과 인간의 만사를 주재하고 특히 인간의 생사, 길흉화복, 복록을 결정하는 절대적 권위를 갖춘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출처: [책] 동북아의 문화코드 하늘 · 천天 · 상제上帝, 그 빅 히스토리 345~348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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