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피터 자이한은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할 것이고, 그 결과 세계는 붕괴할 거라고 주장합니다. 미국은 점차 고립주의로 전환될 것이고, 그러면 세계 무역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것이며 무질서한 세상이 펼쳐질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와 석유뿐만 아니라 식량 공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심각한 금융위기가 도래할 것이며, 자본주의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은 10년 이내에 반드시 멸망할 것이며, 소수민족으로 분열될 것이라 주장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일본과 미국은 상황이 낳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큰 틀에서는 그의 예측에 공감을 합니다. 현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단편적이며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며 오랫동안 시스템 속에서 축적되어온 문제들입니다. 따라서 그 해법은 오직 시스템의 총체적 변화를 통해서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터 자이한은 지정학 전략가, 인구통계학 전문가로 문명의 사회구조적 지정학적 측면에만 촛점을 맞추었는데, 그가 간과한 것은 심각해지는 자연재해와 새로운 괴질의 발병 가능성입니다. 저는 일본은 자연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며, 미국 역시 자연재해와 전염병 그리고 내전 등으로 중국처럼 연방정부가 쪼개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터 자이한(Peter Zeihan)이 생각하는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대부분의 나라는 산업혁명 이전 시대로 퇴보할 거라는 것이 피터 자이한의 주장입니다. 피터 자이한은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지정학 전략가입니다. 그는 미국 국무부와 정보연구소인 스트랩포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주로 그의 저서인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그리고 그가 인터뷰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사실 피터 자이한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미국이 점차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할 것이고. 그 결과 세계는 붕괴할 거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각 나라가 어떻게 될지를 꽤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그가 제시한 근거와 함께 각 나라의 전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에 대한 전망은 굉장히 어둡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하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계산에 넣어야 하는 수많은 요인이 있고,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가 발생합니다. 피터 자이한이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너무 맹신하기보다는 여러 견해 중에서 하나로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그럼 각설하고 피터 자이한이 생각하는 미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알아보려면 먼저 과거로 돌아가야 합니다. 1945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된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됐습니다. 이 전쟁으로 유럽과 일본이 몰락하자 미국과 소련이 세계의 패권을 놓고 서로와 경쟁하게 됩니다. 양국은 모두 강력한 군사력과 핵무기를 보유한 초강대국이었습니다. 아무리 미국이라 해도 소련의 존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미국은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기보다는 소련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동맹국의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기 약 1년 전인 1944년 미국은 브랜튼 우즈라는 스키 휴양지에 44개 동맹국에서 온 대표단을 소집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먼저 미국은 잿더미가 된 유럽을 재건한 것에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달러가 유일한 기축통화로 채택됐습니다. 두 번째로, 합의된 내용은 미국의 해군이 전 세계를 순찰하면서 모든 상선을 보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무역상선의 안전이 보장된 것이었습니다. 이전에는 강력한 해군을 보유한 나라만이 무역을 장악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평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제 세계는 각자 도생의 시대를 마감하고 자유무역의 시대로 진입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미국은 유럽 재건과 자유무역이라는 뇌물을 주면서 동맹국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가 확립됐고 이 체제에 편성한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미국을 의존하게 됩니다. 세계화 시대의 시작이었습니다. 브레튼 우즈 협정의 효과는 모두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군사 경쟁이 멈추자 전 세계 나라들은 경제 발전과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무역을 통해서 식량이 처음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렇게 세계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풍요의 시대로 들어서게 됩니다. 브레튼 우즈 체제가 시작되고 겨우 45년 만에 소련이 붕괴한 건 덤이었습니다. 이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된 미국의 보호 아래서 전 세계는 행복한 시절을 만끽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이 불만을 품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미국은 모든 나라가 서로 무역할 수 있는 바닷길과 각종 원자재에 대한 접근을 공짜로 제공했습니다. 과거에는 오직 힘의 원리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던 권리였습니다. 미국은 또 동맹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미국도 이를 통해서 얻는 것이 있었습니다. 경쟁자인 소련을 견제할 수 있었고, 중동의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미국은 많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는 석유 수출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1970년대 초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석유로는 내수를 만족시키지 못할 만큼 경제 규모가 성장했습니다. 이제 미국도 어쩔 수 없이 먼 중동으로부터 많은 양의 석유를 수입해야 했습니다. 소련이 몰락한 이후에도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 경찰 역할을 도맡았던 이유입니다. 게다가 석유 없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도 붕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은 석유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중동의 정치에 개입했습니다. 1953년 이란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지원했고 1992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는 군사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업계는 몇 년의 실험 끝에 지하 암석층에 갇혀있던 많은 양의 천연가스와 원유를 얻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셰일 혁명(Shale Oil Revolution)이라 불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미국은 석유 순 자급자족 국가가 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습니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석유 공급을 중동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고 중동이 싸우든 말든 관심을 끊게 됩니다. 나아가 미국은 세계 경찰 역할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미국이 여전히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경제적, 전략적 부담을 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동맹국들은 이를 단지 미국만의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미국은 이런 생각을 품게 됩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데 왜 미국만 책임을 다해야 하는가?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여러모로 큰 부담이었습니다. 군대를 유지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군사 충돌로 인해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또 동맹국이 수출품을 무한정 쏟아부을 수 있는 수입국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득이 될 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세계는 점차 미국을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은 유로화를 채택하면서 미국을 제외한 경제 공동체를 형성하려고 했고 중국은 노골적으로 미국을 적대시 했습니다. 다른 동맹국들도 동맹 체제에 꿀만 빨면서 미국이 계속 브랜튼 우즈 체제를 유지해주길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푸대접을 받으면서까지 세계 질서를 유지해야 할 명분이 사라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점차 고립주의로 나갈 것이고. 결국 기존의 자유무역 시대가 끝장날 거라는 것이 피터 자이한의 생각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지금의 세계 질서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한 이후에는 무질서한 세상이 펼쳐질 거라고 합니다. 미국이 손을 떼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분야는 운송입니다. 자유무역체제 하에서 세계의 무역량은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크게 증가한 화물량을 운송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선박과 컨테이너가 동원됐습니다. 화물선과 컨테이너의 등장으로 운송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이는 또 전세계 무역을 촉진하는 선순환 효과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세계는 점차 무역에 의존하게 됩니다. 모든 그걸 자국에서 생산하던 방식을 버리고 특화된 것만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외국에서 수입하면 됐습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전자제품을 수출하면서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동은 원유를 판매한 돈으로 나머지 물품을 수입합니다. 이렇게 세계 각국은 필요한 것을 서로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이 모두가 상선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미국이 안전을 보장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더 이상 상선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체계는 무너지게 됩니다. 현재 미국외 대부분의 나라들은 자국의 상선을 보호할 만한 함대가 없습니다. 페르시아만의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해봤자 겨우 일본과 영국 그리고 중국과 프랑스 정도입니다. 그렇게 되면 발생할 첫 번째 문제는 해적입니다. 해군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해적의 약탈 행위가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소말리아에서 목격됐던 해적이 이제 전 세계 연안에 출몰하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국제 간의 약탈 행위가 일어날수있다는 겁니다.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서로의 화물선을 공격한다해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화물선은 거대해진 반면에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상선 1척이라도 화물을 운송하지 못한다면, 여러 산업 부문의 공급 사슬에 연쇄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차 한 대를 만드는 데는 수천 개의 부품이 필요합니다. 이 부품 중에서 몇 개만 부족해도 완제품을 만들 수 없습니다. 게다가 화물선이 위험에 처하면 운송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이는 상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더 이상 싼 가격에 물품을 수입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또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원자재와 석유입니다. 특히 석유는 산업 전반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연료입니다. 석유가 없으면 공장이 멈추고 전기가 끊깁니다.
석유가 생산되는 나라는 피해가 덜하겠지만, 석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과 같은 나라들은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겁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식량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분업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나라들이 식량을 직접 생산하는 대신에 수입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이런 특징은 특히 동아시아 국가에서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무역 거래가 위축되며 식량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식량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른 물품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뒤늦게 농사를 시작하려고 해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농사를 하기 위해서는 농업용 중장비와 비료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장비와 비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무역망을 의존해야 합니다. 설사 중장비가 있더라도 연료가 없다며 무용지물입니다. 피터 자이한은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문제가 발생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이 모두가 무역망이 붕괴되면 발생할 문제입니다.
무역 외에도 또 다른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인구 구조의 변화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람들은 점점 아이를 낳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 낮은 출산율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유럽이나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높아짐에 따라 노인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 상승을 이끌었던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은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떠난 공백을 채워야 할 다음 세대의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노동력 부족이 예상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년층은 은퇴한 시점부터 생산을 멈추고 의료비와 연금 등 많은 국가 지출을 발생시킵니다.
이들을 부양할 인구가 많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낮은 출산율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기형적인 인구 구조는 경제 다방면에 악영향을 끼칠 게 분명합니다. 피터 자이한은 금융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할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각국은 경제를 부양한 명분으로 융자 대잔치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이미 한계치에 달한 데다 인구 구조마저 붕괴할 것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어마어마한 금융위기가 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멈춘다면 자본주의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대단히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세계는 붕괴할 것이고. 지금이 마지막 풍요의 시대가 될 거라는 것이 피터 자이한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이 놓인 지정학적 상황에 따라 나라마다 피해 정도가 다를 거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절박한 상황에 처할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자야는 그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나라로 중국을 지목했습니다. 중국은 여러모로 어두운 미래에 직면해 있습니다. 운송 경로 끝자락에 위치했기 때문에 원자재와 에너지뿐 아니라 식량을 수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유조선이 페르시아만을 무사히 빠져나온다 하더라도 중국에 도달하기까지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대만의 연안을 거쳐야 합니다. 모두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었던 나라들로 반중국 정서가 팽배한 곳입니다. 물론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석유를 수입할 수도 있겠지만, 두 나라도 결코 친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을 협박하는 카드로 석유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의 또 다른 문제는 인구 구조입니다. 중국은 악명 높은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서 인위적으로 출산율을 낮췄습니다.
그러자 남아선호 사상이 있던 중국인들은 선택적으로 여자아이를 낙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젊은 세대 인구 비율이 현격하게 줄어든 건 물론이고 남녀 성비에도 불균형이 발생했습니다.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40세 이하의 중국 남성 중에서 평생 미혼으로 남을 인구가 41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자이한은 또 중국 당국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구보다 1억 명의 인구를 통계에 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잘못 계산된 인구 대부분이 40살 미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피터 자이한은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분열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크게 베이징을 중심으로 한 북중부 평원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양쯔각 유역 그리고 서쪽에 쓰촨 지역으로 나뉩니다. 공교롭게 이 지역은 삼국지의 배경이 된 위촉오 지역과 거의 일치합니다. 이 세 지역은 개성이 너무 다르고 서로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독립성이 강한 티베트와 위구르가 있습니다. 이렇게 전혀 다른 정체성을 가진 민족과 지역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중국이 위기에 봉착하면 쉽게 분열할 거라는 것이 자이안의 주장입니다. 피터 자이한은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10년 이내에 반드시 멸망할 거라고 단언하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무역망 붕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 중 하나가 바로 한국입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식량과 에너지를 수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자랑합니다. 피터 자이한의 예측대로라면 한국이 살아날 가능성을 희박해 보입니다. 하지만 피터 자이한은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였다면 망할 거라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20년에서 30년마다 새롭게 탈바꿈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망하는데 내기를 걸지 않겠다. 한국이 어떻게 위기에서 빠져나올지는 나도 모르겠다.
피터 자이한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나라로 일본을 지목했습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경기 침체와 고령화를 겪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오면 이런 문제를 먼저 겪었던 것이 장점이 됩니다. 일본이 오랜 경험을 통해서 경제 위기와 고령화에 대처할 나름의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와 교역하는 데 있어서도 일본은 문제를 덜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운송 경로 맨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다른 점은 일본이 교역하는 거의 모든 나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의 또 다른 장점은 강력한 해군입니다.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일본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해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중국 해군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일본 해군에 비해 열세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의 전투함이 상선을 보호할 만큼 작전 범위가 넓지 않으며 성능에서도 일본에 뒤처진다는 겁니다. 반면에 일본은 먼 거리를 오갈 수 있는 항공모함 전투함대가 넷이나 있고 해군함을 자체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이 스스로 붕괴할 가능성이 높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본과 기술 그리고 강력한 해군까지 보유한 일본이 새로운 아시아의 우두머리가 될 거라고 합니다. 피터 자이한은 또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 부상하는 일본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강한 반일 감정 때문에 일본과 협력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피터 자이한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가 무너진 세상에서는 나라 간의 무력 충돌이 빈번해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인간은 궁핍한 때가 오면 무력으로라도 상황을 해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직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미국만은 끄떡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오직 미국만이 자급자족할 만큼의 충분한 자원과 기술력을 보유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인구 구조에서도 균형 잡힌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쪽에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멕시코가 있고 북쪽 캐나다는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사기적인 환경 덕분에 미국은 앞으로도 풍요를 누릴 거라는 전망입니다. 피터 자이한은 각국의 미래를 전망했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그의 책에 적혀 있습니다. 피터 자이한은 시종일관 단호한 어투로 세상의 붕괴를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미국 편을 들면서 중국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분석이 너무 치우쳤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장대로 미국이 이탈한다 하더라도 탈세계화가 그렇게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피터 자이한과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레이 달리오를 들 수 있습니다. 금융계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앞으로 중국이 다음 슈퍼파워가 될 거라는 정반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피터 자연은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방대한 양의 지식과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에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근거와 통계를 제시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상황을 낙관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터 자이한(Peter Zeihan): 지정학 전략가이자 글로벌 에너지, 인구통계학, 안보 전문가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주재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했으며, 세계 최고의 민간 정보기업 중 하나인 스트랫포Stratfor에서 분석 담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2012년에 자신의 회사인 Zeihan on Geopolitics를 설립하고, 에너지 대기업, 금융기관, 농업 단체, 미군 등 주요 고객들에게 세계 정세 분석과 지정학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리학, 인구통계학, 경제학, 에너지, 정치학, 기술, 안보 분야의 전문 지식들을 결합해 고객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도록 돕고 있다. 저서로는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The Accidental Superpower』,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The Absent Superpower』,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Disunited Nations』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책 소개: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는 왜 세계의 붕괴를 예측하는가
지정학전략가 자이한의 네 번째 책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이 출간되었다. 자이한은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이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었다고 했다. 〈한국어판〉을 내는 과정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이한이 거대한 담론의 완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러한 감정을 느꼈다면, 〈한국어판〉 출판사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가혹한 예측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자이한은 이 책에서 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75년의 황금시대가 끝났고 이제는 붕괴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세계화가 붕괴하고 산업화가 붕괴한다. 세계적 분업체계도 연결망도 붕괴한다. 이 책에서 예측하는 세계 붕괴의 양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당혹스러운 건 한국이 헤쳐나갈 방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이한은 그가 보여준 놀라운 예측력으로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린다. 그의 첫 번째 책인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트럼프의 미국을 예측했고,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측했다.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에서는 중국의 붕괴를 예측했다. 그래서 세계의 붕괴라는 그의 예측을 흘려듣기 어렵다. 자이한은 가까운 미래도 아니고 당장 2020년대에 붕괴가 본격화한다고 말한다. 탈세계화를 넘어 탈산업화로 탈문명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원자재도 연료도 식량도 부족해진다. 사라진 줄 알았던 기근이 다시 찾아온다. 단절되고 붕괴하는 세계에서는 물자든 식량이든 에너지든 자급이 안 되거나 강제로라도 가져올 역량이 안되는 지역이 가장 고통 받는다. 북미는 확실히 아니다. 동아시아와 한국이 가장 고통 받는다.
자이한은 세계가 왜 붕괴한다고 보는가? 전후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지정학과 인구학의 조합이 이제는 정확히 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정학적 충돌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반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붕괴 직전이다. 동맹의 안보도 자유로운 시장접근도 안정적인 에너지 유통도 더 이상 미국의 전략적 관심사가 아니다.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국가들이 좌충우돌하게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만으로도 에너지와 곡물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자이한이 예측한 3대 전쟁 중 하나가 겨우 시작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붕괴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대 들어 주요 국가의 베이붐세대가 대거 은퇴하고 있다. 마침 수명연장의 인구효과도 끝나버렸다. 인구감소가 급격히 진행된다. 한국의 출산율은 오래전에 1명 밑으로 떨어졌고 중국도 인구감소에 돌입했다. 고령화가 점점 빨라진다. 생산하고 소비할 인구는 줄고 부양할 인구가 갈수록 늘어간다. 저축이 사라지고 저축을 깨서 살아가게 된다. 자본이 부족해지고 수요가 쪼그라든다. 투자도 생산도 소비도 무역도 붕괴된다. 장거리 운송체계도 붕괴된다. 사람들이 가난해지고 국가들은 절박해진다. 국가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에너지와 원자재, 식량의 상당 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난관에 직면한다. 물건을 값싸게 만들 수도 없고 팔 곳도 없는 아시아 주식회사의 종말이 온다. 반면 북미 지역은 역내 시장도 크고 에너지도 넘쳐나고 경작할 땅도 남아도는데 인구마저 그다지 줄지 않는다. 진짜 북미의 시대가 온다. 자이한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세계의 미래가 곧 한국의 미래”라고 했다. 세계의 미래가 한국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한국이 과연 탈세계화를 막거나 그 난관을 헤쳐나갈 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인구 붕괴의 재앙을 피해갈 수 있을까? 이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도전 앞에 우리가 서 있다.
목차:
1부 한 시대의 종말
01 시작은 이러했다
농경 정착 생활 혁명
물 혁명
바람 혁명
산업 혁명
02 우발적 초강대국
미국은 역사상 가장 막강한 해양 세력
미국은 역사상 가장 막강하고 가장 안정적인 산업 국가
03 완전한 변신
04 우리 이야기
농사 때려치우기
05 역사에 가속도가 붙다
06 섬뜩한 단어 습득하기
07 덧셈 시대의 종언
08 엉망진창인 모델들
성공사례로서의 러시아
곱게 늙어가는 일본
꺼져, 코로나바이러스
09 덧셈 시대의 잔여물
덧셈의 미국 1: 지리적 여건
덧셈의 미국 2: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덧셈의 미국 3: 문화
덧셈의 미국 4: 멕시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종말
저자의 짤막한 메모… 그리고 모스크바
2부 운송
10 머나먼 길
운송이라는 물리적 고난
원양항해 시대의 운송
11 제약에서 벗어나기: 운송의 산업화
12 무역의 미국화
효과 1. 선박: 훨씬 크고, 성능이 좋지만… 훨씬 느리다
효과 2. 컨테이너화: 훨씬 나은 상자 만들기
효과 3. 항구: 규모는 커지고 수는 줄고
효과 4. 도시: 도시의 폭발적 증가
효과 5. 공급사슬: 생산은 지역에서, 판매는 세계를 상대로
해체
13 대대적인 해체
앞으로 닥칠 세계: 위험을 자초-그리고 모면-하기
14 폭풍이 휘몰아치는 항구
심호흡
3부 금융
15 화폐: 가본 적 없는 길로 나아가기
화폐로 가는 머나먼 길
신뢰 구축
기축통화: 거물
성공에서 비롯된 실패
16 자본의 모험
공짜 돈: 아시아 금융 모델
대융합: 유로 모델
호황에서 불황으로 그리고 다시 호황으로: 미국 모델
17 재앙은 상대적이다
18 덧셈 시대의 종말 재확인하기: 인구구조와 자본
19 융자 전성시대 요약
20 미래의 금융 실패 헤쳐나가기
4부 에너지
21 진보 작살내기
근대 에너지로 가는 길: 전쟁, 숭배, 고래, 그리고… 뜨게질?
22 미국 주도 세계질서 하의 석유 질서
23 석유 지도: 현 상황
24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비탄력성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
불가분
대비책 아닌 대비책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석유에는 석유 이상의 의미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기후변화
25 미래에 연료 공급하기
5부 산업 자재
26 역사 분해하기
과거에서 얻은 교훈, 미래를 위한 교훈
본론에 뛰어들기 전에 유념해야 할 사항
27 필수 자재
28 미래에 각광받을 자재
29 변함없는 자재
30 독특한 자재
31 공급이 안정적인 자재
32 세계는 이렇게 끝난다
6부 제조업
33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만들기
맨 처음부터 시작하기
작동하는 방법과 이유
적시생산방식
34 현재의 지도
동아시아의 제조업: 구체화한 세계화
독일 중심 유럽의 제조업
북미지역의 제조업: 차고 넘치는 선택지
35 미래의 지도
아시아 Inc.의 종말
유럽의 해체
북미의 세기
신흥 중심지
36 새로운 세계 제조하기
붕괴 분석하기
7부 농업
37 무엇이 걸린 문제인가
풍요 구축하기
38 취약성의 지정학
39 최악의 사태를 모면, 혹은 수용하기
40 기근 완화하기
투입재의 기교와 과학
뒷걸음치는 “진보”
41 식단 확대하기, 식단 축소하기
42 농업과 기후변화
두 지역 이야기
기후변화 이해하기 1: 열기가 아니라 습도가 문제
기후변화 이해하기 2: 바람을 예의주시하라
기후변화 이해하기 3: 둘은 하나보다 낫다
기후변화 이해하기 4: 한계 토지의 종말
조금 더 멀리까지 내다보기
43 새로운 세계 먹여 살리기
44 세 번째 기수(The Third Horseman)의 대장정
에필로그
감사의 말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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