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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역사 인식의 목적

by 광명인 2025. 1. 2.

과거는 현재의 기반이므로, 현재를 잘 이해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서 역사 공부는 필수적인 것입니다. 과거는 단순히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대중의 관심과 인식이 더해지면 언제든 다시 생명력을 얻어 현재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살아 있는 정보’입니다. 따라서 과거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역사적 사건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에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고,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변화시킬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치 권력 또한 역사를 활용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정치적 사건들은 단순히 여야 간의 갈등이 아니라, 광복 이후부터 쌓여 온 여러 정치·사회적 갈등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풀어지는 일종의 ‘해원굿판’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뿌리가 깊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갈등의 두 축을 크게 나누어 보면, 보수 세력은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친미·친일 성향을 보여 왔고, 진보 세력은 사회적 평등을 주장하며 상대적으로 친중·친북 성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러한 갈등의 근본 원인은 해방을 자주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데서 비롯한 ‘친일 청산의 부재’라고 생각됩니다. 해방 직후 국제정세와 냉전 구도 속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민족적 정의가 미처 실현되지 못했고, 오히려 일제에 부역했다가 광복 후 반공 노선으로 돌아선 기회주의 세력에 의해 독립운동가들과 그 가족들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또한, 광복 이후 북한 지역에서 재산을 몰수당한 뒤 남한으로 내려온 이들이 모인 서북청년단을 이승만 정권이 반공 정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그들의 ‘반공·반좌익’ 정서가 무고한 시민들에게까지 투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제주 4·3사건이나 여순 사건과 같은 비극이 발생했고, 이후에도 4·19혁명, 5·18 광주항쟁 등에서 시민들이 독재정권으로 인해 무참히 희생되는 역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남한의 독재 권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하고 민중을 억압하기 위해 가장 크게 내세운 이념이 ‘반공’이었습니다. 반공은 자연스럽게 친미, 그리고 과거 친일 세력과도 연결되면서 오랫동안 강력한 사회 및 교육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의 ‘태극기 부대’처럼 반공이나 친미·친일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세력이 형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공산주의 자체는 역사 속에서 이미 여러 문제들을 드러냈고, 현재 공산주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극우 정치인들은 여전히 ‘반공’, ‘친미’, ‘친일’이라는 구도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오고있는 것이죠.

반면,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형성된 진보 세력은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주의 등을 접하게 되었고,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가 가진 어두운 면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일부는 북한의 주체사상에까지 영향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고, 실제로 반미·반독재 운동을 벌인 사례들도 많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진보 진영은 ‘친미·친일 세력’과 반대되는 의미로 ‘친중·친북’ 성향을 띠게 되었고, 남북 간 평화적 관계를 도모하며 통일을 추진하려는 입장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장에 집착하고 남한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으니, 보수의 시각에서는 ‘친중·친북’이 곧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제 정세를 살펴보면, 미국이 주도해 온 패권 체제가 흔들리고 있고, 미국 내 정치·사회적 분열도 심각합니다. 중국 역시 내부적·외부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어떤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지금까지 억눌려 있던 소수민족 문제나 중국 내부 갈등이 폭발해 중국 공산당 체제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과연 한국이 ‘미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혹은 ‘중국 주도의 사회주의적 전체주의’ 양쪽 어느 한편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옳은가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처럼 보수와 진보 모두가 결국 사대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고대사를 ‘동북아 문명의 개창자’로 보기보다, 중국과 일본으로 부터 영향을 받아온 식민지로 교육받아 왔습니다. 실제로 국내 역사 교육에서는 단군조선을 사실이 아닌 신화로만 치부하고, 기원전 108년 위만의 손자 우거왕이 한나라에 멸망해 한반도가 한나라의 식민지가 되었으므로 한민족의 역사 시원은 중국의 식민지라는 식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남쪽의 가야 지역 또한 일본에 의해 지배받았다는 식의 '임나일본부' 서술이 이어지면서, 한민족 고유의 뿌리나 건국정신, 철학, 우주관, 원형문화 등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전혀 없으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위서니 국뽕이란 비판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이런 왜곡된 역사 인식 속에서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무너져 가는 질서를 뒷받침한 기존 이념의 대안이 한민족의 건국정신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이 정치적 혼돈의 ‘해원굿판’에서 북한의 강력한 도발과 생물학 테러가 예상됩니다. 지금은 선천(先天)의 문명이 바뀌는 전환기인 만큼 과거의 낡은 이념에 집착하지 말고 ‘원시반본(原始返本)’, 즉 역사를 올바르게 알아서 자신의 뿌리와 생명의 근원을 찾아 그 밝음과 하나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때입니다. 이 해원굿판과 함께 좀안간 우주의 ‘추살(秋殺) 기운’이 들어오게 되는데, 이때 생명의 근원과 연결되지 못한 존재들은 낙엽 떨어지듯 소멸되는 것이 엄정한 자연의 이치인 것이죠. 

그러나 가을은 또한 성숙의 계절이라 이제까지 선업을 쌓고 선덕을 베풀며, 생명의 근원을 찾아온 이들은 크게 결실하는 매우 영광스러운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우주 신성과 하나되고, 우주이 영원한 생명과 하나되어, 무지와 무명이 완전히 사라진 밝은 세상, 즉 천지인이 조화로운 세상에서 지복한 삶을 누릴 신성한 존재들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사실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광명이세, 이것이 모든 깨달은 이들과 종교의 결론이기도 한 것입니다. 올 을사년 다함께 무지와 어둠에서 밝게 깨어나는 한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