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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정보/인문학

정치란 바름이다.

by 광명인 2024. 12. 8.

[정치란 무엇인가? 공자정치[]바름[正]이라 정의한다. 무엇을 어떻게 바르게 한다는 것인가? 나와 세상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정치의 핵심은 올바른 도리가 지켜지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바로 위정자의 올바름이다. 위정자가 바른 이치를 행하면 백성은 보고 배워 바르게 행한다. 하지만 위정자가 거짓과 위선을 행한다면 백성도 역시 그대로 행한다. 위정자라면 정의로워야 한다. 위정자가 아무리 정의를 외쳐도 스스로 바르지 않으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은 정치풍토가 순간의 이익을 위해 말을 뒤집고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 불의한 정치인들만 살아남는 듯 하다.

작금의 정치인중에 과연 자신을 바로 세워 세상을 바르게 할 수 있는 도덕과 정의를 함께 겸비한 역량있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는 없다고 본다. 최근 대한민국 정치 핵심권력의 치부가 세상에 공개가 되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정치가 바름을 내세우지 못하고, 오히려 온갖 불의와 패악의 온상으로 낙인찍힌 시대다. 그러니 세상이 어찌 정의롭게 돌아갈 수 있겠는가? 불의와 패악이 난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운 법, 하늘에 정의가 있다면 이렇게 혼란한 세상에 어찌 개벽이 없을 것이며, 이 혼돈한 세상에서 정의로운 인간을 구원할 성인이 어찌 출현하지 않겠는가?]

정자정야(政者正也)
정치란 바름이다.

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子帥以正, 孰敢不正?
계강자문정어공자,  공자대왈: 정자, 정야.  자솔이정, 숙감불정?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는데 
공자가 답하기를, "정치란 바름입니다. 당신이 바르게 다스리면 감히 누가 부정을 저지르겠습니까?" (논어/안연편)


노나라에는 중앙정부가 있었지만 유명무실했으며 실권은 계씨 집안이 잡고 있었다. 계강자는 계씨 집안을 기반으로 지역을 다스리는 대부였다. 공자는 계강자가 중앙정부를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 그래서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물었을 때 정(正),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속뜻은 계강자가 노나라 군주와의 군신관계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바로 뒤에 이어지는 문구에서도 공자는 계강자의 처신을 경고하고 있다.

季康子患盜, 問於孔子, 孔子對曰: 苟子之不欲, 雖賞之不竊.
계강자환도, 문어공자, 공자대왈: 구자지불욕, 수상지불절.
계강자가 도둑을 걱정해서 공자에게 물었다. 
이에 공자가 말하기를, "당신이 욕심을 버리면 상을 준다해도 도둑질하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논어/안연편)


자로편에 나오는 다음 구절들도 같은 뜻을 갖고 있다.

子路問政, 子曰: 先之勞之. 請益, 曰: 無倦.
자로문정, 자왈: 선지노지. 청익, 왈: 무권.
자로가 정치에 대해 물었을때 공자가 말하기를, "먼저 수고를 아끼지 말아라." 
자로가 한말씀 더 보태줄 것을 청하자 공자는, "게으르지 말라"고 말했다. (논어/자로편)


子曰: 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자왈: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불종.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위정자가 처신을 바르게 하면 영을 내리지 않아도 따르게 되고, 위정자가 처신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 비록 영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 (논어/자로편)

정자정야(政者正也)정치란 바름이다.
정치란 국가와 국민의 관계를 행복하게 하는 기술이다. 국가는 행복한데 국민이 불행하면 관계가 비뚤어진 것이다. 이런 관계는 바로잡아야 한다. 왜곡된 관계를 바로잡는 것도 정치의 몫이다. 정치의 의미를 넓게 해석할 때 모든 인간관계의 기술이 곧 정치다. 집안에서의 부부관계나 부자관계이웃간의 관계, 직장내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가 바르게 서야 공동체 구성원들 모두가 행복해진다. 사람간의 관계를 바로 잡아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곧 정치이자 관계의 기술이다.

공자의 핵심철학은 인(仁)이다. 인을 통해 개인의 수양을 완성하고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의 실천덕목은 충(忠) 서(恕)라고 공자는 가르친다. 

충(忠)은 마음(心)을 중심(中)에 굳게 세우는 것으로, 개인의 내적 수양의 자세다. 서(恕)는 마음(心)을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같게 하는 것(如)으로, 이해와 배려로 타인과 관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충과 서의 정신으로 자신을 다스리고 관계를 바르게 한다면 이상적인 세상이 될 수 있다고 공자는 생각했다. 그것을 위한 수단이 바로 정치(政治)였다.

그래서 공자의 철학사상을 모은 책 '논어'에는 정치에 관한 글들이 많다. 먼저 '위정편'에는 이렇게 실려 있다. "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은 제자리에 있고 모든 별들이 그를 받들며 따르는 것과 같다." 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법이나 형벌이 아닌 덕으로 백성을 감화시켜 따르게 하는 것이다. 법으로 규제하면 백성은 마지못해 따르지만, 마음을 감화시키면 자발적으로 따르게 된다. 

공자는 역시 '위정'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백성을 정치로 이끌고 형벌로써 다스리면 백성은 형벌을 면하고도 부끄러움이 없다. 그러나 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면 백성은 부끄러워할 줄 알고 잘못을 바로잡게 된다." 덕으로 이끌고 예로써 다스리는 것은 백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을 통해 자존감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자존감이 바로 서면 단지 형벌을 피했다는 데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도덕을 지키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게 된다.

그 다음, 제자 자로가 정치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먼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고 몸소 열심히 일하라. 게을리함이 없어야 한다.주자는 이 말을 두고 이렇게 풀이했다. "백성이 할 일을 몸소 앞장서서 해보고, 백성의 일을 몸소 열심히 해보라." 백성이 하는 일을 반드시 직접 경험하고 열심히 해보라는 것이다. 정치인이 백성의 일과 동떨어져 있으면 백성의 고단함도, 곤란도 알 길이 없다.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 탁상공론과도 같은 정책을 남발해서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고 분노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고사는 정치의 핵심을 말해준다. '안연'에 실린 고사로 그 당시 실권자였던 계강자가 정치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가르쳤다. "정치란 바르게 한다는 것입니다. 선생께서 바르게 이끌어 주신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은 일을 하겠습니까?" 그 원문 '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정자정야 자솔이정 숙감부정)'도 잘 알려진 글이다. 정치의 핵심은 올바른 도리가 지켜지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바로 위정자의 올바름이다. 위정자가 아무리 정의를 외쳐도 스스로 바르지 않으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공자는 이렇게 비유한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기 마련입니다." 풀은 바람이 불어야 누울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자연의 이치다. 백성도 풀과 같은 존재라 위에서 행하는 대로 따를 뿐이다. 위정자가 바른 이치를 행하면 백성은 보고 배워 바르게 행한다. 하지만 위정자가 거짓과 위선을 행한다면 백성도 역시 그대로 행한다.

위정자라면 정의로워야 한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 말을 뒤집고 위선적인 행동을 한다면 정의와는 거리가 먼 불의한 사람일 뿐이다. 공자는 이런 정치인을 두고 이렇게 한탄했다. "좁쌀과도 같은 인간은 말할 가치도 없다." 제자 자공이 정치인을 묻자 대답했던 말이다. 오늘날도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출처: 고전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