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풍西風]
지금은 전환의 시대,
서방에서 금풍金風이 불어
낙엽들이 하나씩 둘씩
소소히 내려앉는다.
알록달록 물든 산하에
금풍이 휘몰아치면
우수수 떨어지던 낙엽들이
공간을 어지러이 비행한다.
얼음같은 청량한 바람이
갑자기 푸르른 창공을 가르며
한기 품은 비수처럼 휘몰아친다.
등줄기에 한줄기 소름이 피어난다.
황금빛 들판엔
풍성한 낱알들이 영글어 가고
농부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난다.
한 여름 고단했던 땀방울이
한 올 한 올 영글어
탐스런 결실로 익어간다.
전환의 시대,
철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
뿌리와 연결된 자와 단절된 자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
노력한 자와 게으른 자
각자의 운명이 명암처럼 엇갈리는
이 변혁의 시간대
서신西神의 손길을 따라
서풍이 거세게도 휘몰아친다.
2020.08,06
마닐라 이상규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부경(天符經) 해석 (0) | 2023.12.15 |
---|---|
GPT와의 대화_창조의 주체 (1) | 2023.12.03 |
GPT와의 대화_창조의 근원 (1) | 2023.12.02 |
모임의 근본은 인정人情 (2) | 2023.11.09 |
무지는 죄인가? 인공지능과의 대화 1 (1) | 2023.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