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환국의 역사를 밝혀야 하는가?
[오늘날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환국을 신화나 전설로만 치부한다. "7분의 환인들이 3,301년 동안 환국을 다스렸다"는 기록은 현대적 상식과 과학의 잣대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을 좀 확장해보면, 고대 동양에 깊이 뿌리내린 신선 장수문화의 전통은 이러한 사료를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고대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꿈꾸며 서복을 한반도로 보냈고, 중국의 팔선(八仙)관한 설화는 아직도 중국 문화에 풍부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선 여동빈은 태을금화종지라는 수행서를 남겨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다.
현대 과학의 발전은 신선문화와 불로장생의 꿈들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생명과학의 발전으로 노화는 더 이상 필연적인 자연현상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생명과학자들은 인간 수명 연장의 가능성을 논하며, 무병장수를 목표로 현재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환국 시대의 도통한 지도자들, 즉 자연과 하나 되어 조화로운 환경속에서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며 살았던 이들이 500년 이상의 수명을 누렸던 것이 꼭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환인들의 서사에 관해서는 무조건적인 불신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탐구해 볼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아래 환국본기에 기록된 환국의 문화와 생활상을 살펴보면, 환국의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밝은 사람이라 자처했으며, 천지인이 모두 조화된 환경 속에서 아무런 욕심도 없이 순수하게 남을 돕고, 원망없이 살았던 영성이 충만했던 시대였다. 환국의 지도자 환인은 천산에 머물며 스스로 득도 장생하시고, 하늘을 대행하여 사람들을 조화롭게 이끌어 싸움이 없게 하시니, 백성들은 환인을 천제(천상 상제님)의 화신이라 부르며 감히 거역하는 자가 없었고, 구환의 백성이 모두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환인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그리고 전인류가 꿈꾸는 이상적인 지도자이며, 환국은 인류의 잠재의식속에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이상세계의 모델인 것이다.]
[삼국유사 원문보기 링크]
고기(古記)에 이르기를,
옛적에 환국(桓國)이 있었다. 서자(庶子)부의 환웅(桓雄)이 자주 천하(天下)에 뜻을 두어 인간세상을 구하고자 하거늘, 아버지 환인께서 아들의 이런 뜻을 아시고 삼위(三危)산과 태백(太伯)산을 내려다보니 인간(人間)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지라 이에 아들에게 천부(天符)와 인(印) 세 개를 주며 그곳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셨다. 이에 환웅(桓雄)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太伯山) 정상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오시어 이를 신시(神市)라 이르시니, 이분이 바로 환웅천왕(桓雄天王)이시다.
[삼성기 상 원문보기 링크]
우리 환족의나라 세움이 가장 오래 되었다.
하느님[一神]은 사백력斯白力의 하늘(가장 밝은 하늘)에 계시며 홀로 우주의 조화를 부리는 신神이시다. 광명光明으로 온 우주를 비추고, 대권능의 조화[權化]로 만물을 낳으며, 영원토록 사시며[長生久視] 항상 즐거움을 누리신다. 지극한 조화기운[至氣]을 타고 노니시고 스스로 그러함[道]에 오묘하게 부합하며, 형상 없이 나타나고, 함이 없이 만물을 지으시며, 말없이 행하신다.
어느 날 동녀동남 800명을 흑수와 백산의 땅에 내려 보내시니, 이에 환인께서 만백성의 우두머리[監群]가 되어 천계天界(천산 동방의 환국)에 거주하시며 돌을 부딪쳐서 불을 피워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치시니 이 나라를 환국(광명의 나라)이라 했다. 이 환국을 다스리신 분을 '천제 환인씨'라 부르고, 또한 '안파견安巴堅'이라고도 불렀다. 환국은 7세를 전했으나, 그 연대는 자세히 살필 수 없다.
[삼성기 하 원문보기 링크]
인류의 조상은 나반那般이시다. 나반께서 아만阿曼과 처음 만나신 곳은 아이사비阿耳斯庇이다. 두 분이 꿈에 천신(상제님)의 가르침을 받고 스스로 혼례를 올리시니 환족의 모든 족속[九桓族]이 그 후손이다.
옛적에 환국이 있었다[昔有桓國]. 백성들은 풍요로웠고 인구도 많았다. 처음에 환인桓仁께서 천산에 머무시며 도를 깨쳐 장생하시니[得道長生] 몸에는 병이 없으셨다. 하늘(삼신상제님)을 대행하여 널리 교화를 베풀어[代天宣化] 사람들로 하여금 싸움이 없게 하셨다. 모두 힘을 합해 열심히 일하여 스스로 굶주림과 추위를 사라지게 하였다.
초대 안파견환인에서 2세 혁서환인, 3세 고시리환인, 4세 주우양환인, 5세 석제임환인, 6세 구을리환인을 이어 7세 지위리환인에 이르렀는데, 환인을 단인檀仁이라고도 한다.
고기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파내류산波奈留山 아래에 환인씨의 나라가 있으니 천해의 동쪽 땅을 또한 파내류국이라 한다. 그 땅의 넓이는 남북으로 5만리요, 동서로 2만여 리이니 통틀어 환국桓國이라 했다.
이 환국은 다시 여러 나라로 구성되었는데, 그 이름은 비리국, 양운국, 구막한국, 구다천국, 일군국, 우루국(일명 필나국), 객현한국, 구모액국, 매구여국(일명 직구다국), 사납아국, 선패국(일명 시위국 또는 통고사국), 수밀이국으로 합하여 12국이다. 천해는 지금의 북해北海이다.
환국은 7세를 전하니, 그 역년은 3,301년인데, 혹자는 63,182년이라고도 하니 어느 것이 옳은지 알 수 없다.
환국 말기에 안파견께서 삼위산三危山과 태백산太白山을 내려다 보시며 이렇게 물으셨다.
“두 곳 모두 인간을 널리 이롭게[弘益人間] 할 수 있는 곳이다. 과연 누구를 보내는 것이 좋은가?"
오가五加의 우두머리가 모두 대답하였다.
"서자庶子에 환웅桓雄이란 인물이 있는데 용기와 어짊과 지혜를 겸비하고, 일찍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으로 세상을 개혁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그를 동방의 태백산太白山(백두산)으로 보내 다스리게 하십시오."
이에 환인께서 환웅에게 천부天符와 인印 세 종류를 주시며 명하셨다.
“이제 인간과 만물이 이미 제자리를 잡아 다 만들어졌으니, 그대는 노고를 아끼지 말고 '무리 3천 명'을 이끌고 가서, 새 시대를 열어 가르침을 세우고[開天立敎] 세상을 신교의 진리로 다스리고 깨우쳐서[在世理化] 이를 만세 자손의 큰 규범[洪範]으로 삼을지어다."
환웅께서 동방을 개척할 당시 기이한 술법을 좋아하던 반고盤固라는 인물이 있었다. 반고가 개척의 길을 따로 나누어 가기를 청하므로 환인께서 이를 허락하셨다. 드디어 반고는 많은 재화와 보물을 싣고 십간十干 십이지十二支의 신장을 거느리고 공공共工 · 유소有巢 · 유묘有苗 · 유수有燧와 함께 삼위산 납림拉林 동굴에 이르러 임금으로 즉위하였다. 이들을 제견諸畎이라 하고, 반고를 반고가한盤固可汗이라 불렀다.
[환국본기 원문보기 링크]
1. 인류 창세 문명의 아버지, 환인천제
조대기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옛날에 환인이 계셨다. 천산에 내려와 거처하시며 천신께 지내는 제사를 주관하셨다. 백성의 목숨을 안정되게 보살피고, 세상의 뭇 일을 겸하여 다스리셨다. 사람들이 비록 들에 거처하나 벌레와 짐승의 해가 없었고, 무리지어 행동해도 원망하거나 반역하는 근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사귐에 친하고 멀리하는 구별이 없고, 높고 낮음의 차별이 없고, 남자와 여자의 권리가 평등하고, 노인과 젊은이가 소임을 나누었다.
당시에는 비록 법규와 명령이 없었으나 백성들 스스로가 화평하고 즐거워하며 도리에 순종하였고, 병을 제거하고 원한을 풀어 주며, 다친 자를 돕고 약한 자를 구제하니, 원한을 품거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르는 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 당시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환桓(밝은 사람)이라 부르고, 무리를 다스리는 사람 을 인仁이라 하였다. 인仁이란 '임무를 맡는다'는 뜻이다. 환인이라 부른 이유는 널리 이로움을 베풀어 사람을 구제하고, 큰 광명으로 세상을 다스려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함에 반드시 어진 마음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가와 무리가 서로 번갈아 백성에게서 환인을 선출 할 때, 반드시 그 사람의 업적을 살펴서 좋아함과 싫어함을 구별하고 각자 마음으로 판별하여 스스로 선택하였다. 이렇게 환인을 선출하는 궁극 목적은 오직 공公(공공의 이익)을 위해 구환족이 대동단결하여 한마음이 되는 데 있었다. 또한 마땅히 대상자의 잘잘못을 비교하여 반대하는 자가 한 사람도 없은 연후에야 선출하였고, 다른 모든 무리도 감히 성급하게 독단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대개 백성을 다스리는 방법은 준비가 없으면 우환이 뒤따르고[無備有患] 준비를 잘 하면 우환이 없으리니[有備無患], 반드시 미리 준비하여 넉넉하게 하며, 무리를 잘 다스려 만 리나 떨어져 있는 사람도 한마음 한뜻이 되어 말하지 않아도 교화가 행해지게 하였다. 이때에 만방의 백성이 기약하지 않았는데도 와서 모인 자가 수만 명이 되었고, 서로 둥글게 모여 춤을 추며 환인을 추대하였다. 환인께서 환화桓花 아래에 돌을 쌓고 그 위에 앉으시니, 모두 늘어서서 절을 하였다. 기뻐하는 소리가 산에 가득하고, 귀화해 오는 자가 저자를 이루었다. 이분이 바로 인류 최초의 우두머리 조상이시다.
2. 12환국과 그 위치
삼성밀기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파내류산 아래에 '환인씨의 나라'가 있었다.
천해 동쪽 땅을 또한 파내류국이라 부르는데,
그 땅의 넓이가 남북으로 5만 리요 동서로 2만여 리이다.
이 땅을 모두 합하여 말하면 환국桓國이요.
나누어 말하면, 비리국, 양운국, 구막한국, 구다천국, 일군국, 우루국(일명 비나국), 객현한국, 구모액국, 매구여국(일명 직구다국), 사납아국, 선비이국(일명 시위국 또는 통고사국), 수밀이국이니 합하면 열 두 나라이다. 천해는 오늘날 말하는 북해이다.
삼성밀기의 주注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개마국은 일명 웅심국으로 북개마대령의 북쪽에 있으며, 구다국과 2백 리 떨어져 있다.
구다국의 옛 명칭은 독로국으로 북개마대령의 서쪽에 있다.
월지국은 구다국 북쪽 5백 리에 있다.
직구다국은 매구여국이라고도 부르는데 옛날에는 오난하에 있었으나,
후에 독로국에게 패하여 마침내 금산金山(알타이 산)으로 옮겼다.
구다국은 본래 쑥과 마늘이 나는 곳이다.
쑥은 달여 먹어 냉冷을 치료하고, 마늘은 구워 먹어 마魔를 다스린다.
3. 환국의 통치자 7세 환인
조대기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옛날에 환국桓國이 있었는데, 백성이 많고 살림은 넉넉하였다.
처음에 환인께서 천산에 머물며 득도하여 장생하시고, 몸을 잘 다스려 병이 없으셨다.
하늘을 대행하여 교화를 일으켜 사람들로 하여금 싸움이 없게 하시니,
모두 부지런히 힘써 생산하여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일이 저절로 없어졌다.
(초대 안파견환인에서) 혁서환인, 고시리환인, 주우양환인, 석제임환인,
구을리환인을 이어 지위리환인 혹은 단인에 이르렀다.
7세를 전하니, 역년이 3,301년이요, 혹은 63,182년이다.
환국에 오훈五訓이 있고 배달에 오사五事가 있었다.
이른바 오훈이란,
첫째, 매사에 정성과 믿음으로 행하여 거짓이 없게 하고,
둘째, 공경하고 근면하여 게으름이 없게 하고,
셋째, 효도하고 순종하여 거역하지 말고,
넷째, 청렴하고 의를 지켜 음란하지 말고,
다섯째, 겸양하고 화평하게 지내어 싸움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른바 배달의 오사란,
우가牛加는 곡식을 주관하고,
마가馬加는 왕명을 주관하고,
구가狗加는 형벌을 주관하고,
저가猪加는 질병을 주관하고,
양가羊加(혹은 계가鷄加)는 선악을 주관하는 것을 말한다.
4. 환桓의 뜻과 광명신앙
환국주桓國注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환桓은 온전한 하나됨[全一]이며 광명이다.
온전한 하나 됨이란 삼신의 지혜와 권능이고,
광명은 삼신이 지닌 참된 덕성이니, 곧 우주 만물보다 앞선다.
조대기朝代記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옛 풍속에 광명을 숭상하여 태양을 신으로 삼고, 하늘을 조상으로 삼았다.
만방의 백성이 이를 믿어 서로 의심하지 않았으며, 아침저녁으로 경배함을 일정한 의식으로 삼았다.
태양은 광명이 모인 곳으로 삼신께서 머무시는 곳이다.
그 광명을 얻어 세상 일을 하면 함이 없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하여,
사람들은 아침이 되면 모두 함께 동산東山에 올라 갓 떠오르는 해를 향해 절하고,
저녁에는 모두 함께 서천西川으로 달려가 갓 떠오르는 달을 향해 절하였다.
이에 앞서 환인께서는 태어나면서 스스로 깨달은 분이시다.
오물五物을 기르고, 오훈五訓을 널리 펴고, 오사五事를 주관하여 다스리셨다.
오가와 무리가 모두 부지런히 애쓰거늘, 수행修行을 통해 지극한 선에 이르게 하시고,
광명으로 지혜를 열게 하시고, 하는 일마다 상서롭게 하시며,
세상에서 유쾌하고 즐거이 살게 하셨다.
환인께서는 높고 높은 하늘[上上天] 나라에 임어해 계시며
오직 온 천하가 모두 저절로 화평해지기를 간절히 생각하시니,
이때에 백성이 환인을 천제(천상 상제님)의 화신이라 부르며
감히 거역하는 자가 없었고, 구환의 백성이 모두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