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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비사가 밝히는 단군조선의 통치체계

광명인 2025. 2. 6. 08:36

[서효사는 신지가 쓴 한민족 최초의 역사서로서 ‘맹세할 서誓, 본받을 효效, 말씀 사詞’ 자로 문자적으로는 ‘하늘에 맹세하고 본받는 글’이라는 뜻이며, 단군조선의 사관이던 ‘신지神誌에 의해 기록된 비밀스러운 글’이라는 뜻으로, 일명 신지비사神誌祕詞라고도 불리는 글입니다. 이 글은 제천문 형식으로 적혀진 글이지만, 내용을 읽어 보면 매우 압축적으로 구성되었지만 환국부터 단군조선시대까지의 핵심을 정리한 글이란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풍수지리서이며, 또한 삼권분립 체계의 원형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내용중에 興邦保太平흥방보태평하야 朝降七十國조항칠십국이라는, 즉 단군왕검시기에 일흔나라가 단군조에 조공하며 복종하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럼, 단군조선은 어떻게 국가를 경영했기에 그렇게 번성하였을까요?]

단군조선이 삼한관경제로 통치체제를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역사서, 신지비사

「신지비사」또는 「서효사」단군조선신지 발리發理가 왕명을 받들어 제천행사를 지낼때 하늘의 삼신 상제님께 올린 제천문 형식의 글로, 동방 최초의 역사서이자 풍수지리서이며, 또한 동서고금의 정치사상의 원전이라 할 수 있다. 「서효사」는 ‘맹세할 서誓, 본받을 효效, 말씀 사詞’ 자로 문자적으로는 ‘하늘에 맹세하고 본받는 글’이라는 뜻이다. 단군조선의 사관이던 ‘신지神誌에 의해 기록된 비밀스러운 글’이라는 뜻으로, 일명 「신지비사神誌祕詞」라고도 한다. 

 「신지비사」는 한민족 역사를 통해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비극을 맞이한다. 조선 초 태종이 신지비사를 보고 말하기를, "이 책에 실린 것은 모두 괴탄(怪誕)하고 불경(不經)한 설(說)들이다"고 하여, 이를 불사르게 하는 내용이 태종실록에 나온다. 

"이 책에 실린 것은 모두 괴탄(怪誕)하고 불경(不經)한 설(說)들이다."하고, 대언(代言) 유사눌(柳思訥)에게 명하여 이를 불사르게 하고, 그 나머지는 춘추관(春秋館)에 내려 간직하게 하였다.
[태종실록 24권, 태종12년]

태종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1335~ 1408)의 다섯째 아들로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많은 형제와 신하를 숙청했다. 결국 태종은 1400년부터 18년간 재위했지만 상국으로 모신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왕자의 난으로 아버지의 뜻을 저버려 정통성이 약한 태종은 대국으로 모신 중국에 작은 빌미라도 잡히지 않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이렇듯 태종은 소중화의 정치적인 논리로 「서효사」를 ‘개괴탄불경지설皆怪誕不經之說’이라 평가해 버렸다. 즉, 태종이 읽은 「서효사」의 내용은 한마디로 자신의 대권 장악을 용인한 상국 중국에 불경한 내용이자, 기이하게 현혹시키는 글이라는 것이다. 이런 죄목으로 『신비집』은 진시황의 분서 사건처럼 불태워졌다. 이것은 조선시대 한민족 고대사가 철저한 사대주의 정책으로 사료들이 수거되고 역사가 왜곡되는 시운으로 접어 들었음을 암시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신지비사 원문의 일부는 고려사에 전하고 있다. 고려사 김희재 열전을 보면, 고려 숙종 때 김희재가 고려의 수도를 남경南京으로 천도해야 된다고 주장하면서, 도선비기신지 비사를 인용해서 숙종에게 말씀을 올리는 내용이 나온다. 

「신지비사(神誌秘詞)」에서 말하기를, ‘저울추[秤錘]저울접시[極器]에 비유하자면 저울대[秤幹]는 부소(扶疎)이며, 저울추는 오덕(五德)을 갖춘 땅이고, 저울머리는 백아강(百牙岡)이다. 〈이곳에 도읍을 정하면〉 70개 나라가 항복하여 조공을 바칠 것이며 〈땅의〉 덕에 힘입어 신기(神氣)를 수호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사 김위제전]

이렇게 조선시대때 사라진 신지비사는 다행스럽게도 그 전문全文이 『환단고기』 단군세기에 구체적으로 남아있다. 『단군세기』 를 보면, 단군조선 6세 달문단군때 역사와 왕명을 기록하는 신지 발리發理가 왕명을 받들어서 삼신상제님께 올리는 제천문으로 <서효사誓効詞>라 이름하여 썼다. ​

재위 35년 임자(단기 285, BCE 2049)년에 여러 왕을 상춘에 모아 구월산에서 삼신(여기서는 국조삼신을 가르킴)께 제사지내실 때, 신지神誌 발리發理로 하여금 서효사(誓效詞)를 짓게 하시니 그 가사는 이러하다.

朝光先受地조광선수지 三神赫世臨삼신혁세림
桓因出象先환인출상선 樹德宏且深수덕굉차심
諸神議遣雄제신의견웅 承詔始開天승조시개천...
아침햇빛 먼저 받는 이땅에 삼신께서 밝게 세상에 임하셨고
환인천제 먼저 법을 내셔서 덕을 심음에 크고도 깊사옵니다.
모든 신이 의논하여 환웅을 보내셔서 환인천제 조칙받들어 처음으로 나라여셨사옵니다. ...

[단군세기, 6세 달문단군]


여기에 '개천'에 관해서 나온다. 바로 ‘제신의견웅諸神議遣雄하사 승조시개천承詔始開天이라는 부분이다. 

제신諸神, 모든 신성한 이들이 의논해서 환웅桓雄을 보내 주셨다고 했는데, 여기서 제신은 ‘여러 신들’이 아니라 ‘신성한 이들’이다. 신성한 이들이 뜻을 모아 환웅을 보내서 ‘승조시개천’, 즉 환웅이 환인의 명을 받들어서 비로소 하늘을 열었다는 것이다.  ‘시개천始開天’, ‘비로소 동방의 첫 나라를 열었다’고 했는데, 그 나라가 바로 배달倍達이다. 그리고 이것이 개천의 의미이다. 

신지비사는 단군조선시대 사관이었던 신지가 쓴 한민족 최초의 역사서다. 그러므로 환웅의 신시개천 기록이 가장 먼저 남아 있는 기록이 바로 신지비사 즉 서효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