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 분열의 시대] 해석
[내전의 참상은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생각보다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내전으로 인해 나라가 무너진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한국 전쟁, 일본의 메이지유신 시기의 보신 전쟁, 중국의 국공 내전, 그리고 베트남 전쟁등, 지난 100년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국가들 모두 한 번 이상 내전을 겪었다. 미국 저널리스트 살레아 모신(Saleha Mohsin)은 "모든 제국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모든 제국은 멸망한다."라고 하며, 미국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경고한다.
말틴 울프의 "민주적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책은 민주적 자본주의가 특정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유지되며, 이 합의가 깨질 경우 그 동안 우리가 누려온 물질적 풍요와 안정이 어떻게 붕괴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 또한 유발 하라리가 쓴 "넥서스"는 국가란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네트워크와 같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만약 정보 공유가 중단되거나, 서로의 대화가 단절된다면, 국가라는 체제가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인류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분열이 극한에 이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의 일부 사례는 이러한 분열의 극점에서 기존의 정치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왕조나 국가가 탄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전세계적인 분열의 극점에서 인류 대통합의 장이 열릴 가능성을 역학(易學)은 극즉반(極則反)의 이치로 설명한다. 다만, 모든 변혁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이 대전환의 과정에서 준비되지 못한 이들이 격게 될 희생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은 애석한 일이다.]
시빌 워(Civil War), '내전',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미국이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가 이런 전쟁을 한 적이 있다는 역사를 여기저기 깔아서 계속 상기시키고 있어요. 이 영화는 내전으로 인한 국가 붕괴라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현실적으로 다루며, 이를 카메라의 근거리 시점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방식이 특징입니다.
사실 "내전의 참상은 극단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흔한 일이다."
커스틴 던스트가 인터뷰를 하면서 했다고 전해지는 말인데, 내전의 참상이 극단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흔한 일이라고 말을 해요. 내전이라는 분열로 나라가 무너지는 일은 역사 속에서 수도 없이 많아요. 우리나라의 한국 전쟁, 일본도 메이지유신 때 보신 전쟁이라는 엄청난 내전을 겪었고, 중국도 2차 세계대전 끝나자마자 국공 내전으로 굉장히 많은 사람이 죽었고요. 베트남 전쟁도 내전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몇 개 나라가 내전을 지난 100년 안에 한 번씩은 겪었어요. 이 정도로 내전은 흔한 일이라는 거예요.
미국은 냉전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떠올랐고, 그만큼 쇠락에 민감합니다. 미국 저널리스트 살레아 모신(Saleha Mohsin)은 "One thing is certain: all empires think they're special, and all empires fall.; 모든 제국은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모든 제국은 멸망한다."라고 하며,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하죠.
"A house divided against itself cannot stand.; 스스로 분열된 집은 서 있을 수 없다." Matthew 12:25
이 영화를 보며 두 가지 책이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는 말틴 울프의 "민주적 자본주의의 위기(The 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라는 책이에요. 이 책은 민주적 자본주의가 어떤 합의에 의해서 유지가 되고, 그 합의가 깨지면 그 동안 우리에게 많은 물질적 혜택과 안정을 주던 제도가 어떤 방식으로 무너질 수 있는지를 얘기한 책입니다.
두 번째는 유발 하라리가 쓴 "넥서스(Nexus)"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국가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하나의 네트워크, 그물망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갑자기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거나, 서로의 대화가 끊어진다면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 국가이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 망의 모습과 구성원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을 합니다.
아마 전통적인 미국의 양당 체제에 익숙한 사람들은, 서로 정책적 의견은 다르지만 정치적 비전은 같았던 양당이 토의를 하면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문화에서,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싸우기 시작하고, 서로를 적으로 여기기 시작하는 이런 문화가 미국의 굉장한 위협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디스토피아의 시나리오 중에 내전으로 인한 멸망은 사람들한테 너무 현실적이어서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상상력, 그리고 그 불편함을 이 사진 기자들의 카메라의 거리라는 근거리에서 찍어서 IMAX 사이즈로 보여준다는 이런 발상이 이 영화의 굉장한 특이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내용은 아일랜드 내전을 경험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내전 속에서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 시에서, 혼란과 붕괴의 상황을 강렬하게 묘사했습니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The Second Coming/ 재림]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
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
소용돌이 처럼 원을 그리며 돌고 도는 매는
사냥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네
Things fall apart; the centre cannot hold;
Mere anarchy is loosed upon the world,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중심을 잡을 수 없네
무질서만이 온 세상에 펼쳐지네
The blood-dimmed tide is loosed, and everywhere
The ceremony of innocence is drowned;
피로 물든 조수가 온 세상에 범람하고
순수를 기념하는 모든 의식은 사라지네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
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가장 선한 자들은 신념을 잃어가고,
가장 악한 자들은 솟구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네.
Surely some revelation is at hand;
Surely the Second Coming is at hand.
분명히 어떤 계시가 가까운 것이리;
분명히 재림이 다가오리라.
The Second Coming! Hardly are those words out
When a vast image out of Spiritus Mundi
재림이여! 그 말이 막 나오려는 순간
현 세계의 정신에서 나온 거대한 형상이
Troubles my sight: somewhere in sands of the desert
A shape with lion body and the head of a man,
내 시야를 어지럽히네: 모래 사막의 어딘에선가
사자의 몸에 사람의 머리를 한 형상이
A gaze blank and pitiless as the sun,
Is moving its slow thighs, while all about it
태양처럼 공허하고 냉혹한 시선으로
느리게 허벅지를 움직이며, 그 주위를
Reel shadows of the indignant desert birds.
The darkness drops again; but now I know
분노한 새들의 그림자가 사막을 맴도네.
또 다시 어둠이 내려앉지만; 이제는 알겠네
That twenty centuries of stony sleep
Were vexed to nightmare by a rocking cradle,
깊이 잠든 이천년의 세월이
흔들리는 요람 때문에 악몽이 되고 있음을,
And what rough beast, its hour come round at last,
Slouches towards Bethlehem to be born?
거칠고 흉포한 짐승이, 마침내 그 시간이 돌아와,
탄생을 위해 베들레헴으로 더딘 걸음을 내딛고 있는가?